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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업 매출·수출등 전년비 최고 50%이상 늘어
자동화설비·임금피크제 등 영향 신규채용 극소수
지역사회차원 중장기 정책개발 등 연구 필요할 때


울산지역 주요 제조업체들이 최근 두자릿수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 증가폭은 미미해 '고용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외부적으론 고용 증가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는 지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전국 첫 100억달러 수출

12일 한국은행 울산본부, 울산상의, 무협협회 등 지역 경제기관들에 따르면 울산 기업의 생산·매출액·수출 실적이 최소 10%에서 최대 50%이상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내놓은 지역 경제 실물동향 조사 결과, 올 1분기 업종별 생산 증가폭으로 조선 및 기타운송장비가 54.1%로 가장 높았고, 석유정제가 22.5%, 기계장비 11.5%, 자동차부품은 10.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제조업 생산지수 역시 120.6(2011년 3월)으로 지난 2005년 100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이후 14p 증가했다. 

 울산무협의 4월 수출입동향에서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3%나 증가하면서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고 달성액으로 우리나라 수출사 신기록이다.
 또 울산상의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울산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 23개사 만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 41조8021억원(전년대비 12.5%↑), 영업이익 4조7136억원(전년대비 49.0%↑), 당기순이익 4조9118억원(전년대비 65.3%↑)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전년보다 두자리 수 이상 성장한 기록이다.
 이는 최근 국내외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석유 및 석유화학, 선박,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등 지역 주력품목의 생산·수출 모두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갈수록 고용고령화 심각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역 제조업의 고용 증가폭은 미미해 '고용없는 성장'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지방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울산 지역 취업자 수는 소폭 늘고 있으나 이는 서비스업 고용률이 증가했기 때문. 지역 제조업의 취업자는 2009년 16만4,000명에서 2010년 15만7,000명, 2011년 1분기 15만4,000명으로 점점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 지역 고용시장에서 특이한 것은 20~30대보다 50-60대의 취업 기회가 많다는 점.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5월 연령별 취업기회전망지수를 보면, 30대가 91에 그친데 반해 50대는 104, 60대 이상은 97로 조사됐다.
 제조업 중심의 사업장에 임금 피크제 정년 연장제 도입 등을 통해 '고용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자동화 설비 등으로 말미암아 신규 인력을 추가로 뽑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는데다 향후 채용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때문에 회복세를 타고 있는 울산경제가 고용없는 성장에 발목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김문연 경제사회연구실장은 "고용없는 성장이 심각해진 근본 원인은 산업구조가 노동절약형으로 바뀌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데서 찾아볼 수 있다"며 "이제 행정·기업 등 지역사회 차원에서 고용 증가가 사회적 문제와 비용을 축소할 수 있다는 지향점 아래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등 고용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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