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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울주군 언양읍 KTX울산역 인근 언양 철재아치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여름철 온도상승에 의해 다리 상부가 치솟는 등 선로 변형이 일어나 KTX가 서행하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으나, 철도시설공단 측은 더위에 맞서 선제적 예방을 위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교량 상부 치솟고 분기기도 고장…자칫하면 큰 사고 우려
노조 "플레이트 삽입·스프링쿨러 설치 등 임시 처방 급급"
공단 "예상 범위내 변형 문제없어…스프링쿨러는 예방책"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사 인근 서울방면에 국내 최초 최첨단 토목공법으로 건설한 언양고가 '강(鋼)아치교(강합성 콘크리트 아치교)'의 안전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철도노조가 철재 아치 부분이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늘어나면서 KTX의 운행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데도 당국이 임시조치로 일관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반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무더위로 일부 변형이 생기고 있지만 당초 예상 변위값 내로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울산역사 선로전환기 부실시공에 이은 언양고가 안전성 논란은 KTX 울산역 이용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 철도노조"안전 위협"

철도노조는 지난 6월 이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강아치교를 떠받치는 철재 아치 부분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고속철길이 지나는 다리 상부가 치솟는 변형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다리 상부 변형에 의한 높낮이를 바로잡기 위해 최고 5㎜ 높이의 고무 플레이트를 레일과 침목사이에 끼워 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런 변형 때문에 고가교 위에 설치된 선로의 분기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현재 이 구간은 시속 170㎞로 속도를 줄여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철도시설공단 측이 고온으로 인한 철재와 다리 상부 철로의 변형을 막기 위해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고속으로 주행하는 KTX 선로에 외부 온도에 민감한 강아치교를 시공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노조원은 "온도가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철재가 수축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패드를 다시 빼내는 작업이 요구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철도시설공단 "문제없다"

철도노조의 주장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여름철 온도 상승으로 일부 변형이 생기고 있는 것은 맞지만 당초 예상했던 변위값 안에 있는 것이고, 지난해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시속 300㎞로 열차를 운행하며 시험했을 때도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고무 플레이트를 끼워 넣고 있는 것은 열차가 더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하수 굴착과 스프링쿨러 설치 작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설된 강아치교의 변형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설치하고 있는 것이며, 분기기의 이상은 분기기의 이상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선로전환기 부실 시공에 따른 것일 뿐 다리의 변형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코레일이 이 구간 속도를 시속 170㎞로 줄여 운행하고 있는 것은 위험해서가 아니라 울산역으로 들어가는 분기지점이기 때문이고, 스프링클러 설치는 여름철 고온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한 예방적 조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강아치교, 어떤 다리인가

변형 발생 구간은 언양고가 전체 길이 786.8m 중 아치구간(231.8m)이다. 이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건설된 '강아치교'다. 철재 아치 위에 콘크리트 아치를 얹어 만든 2중 아치 구조로, 열차 등의 하중에 잘 견디고 휘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한국철도시설공단측 설명이다.
 강아치교는 최첨단 공법인 ILM 공법을 활용한 런칭 공법으로 지상에서 미리 만든 강합성 콘크리트 아치를 경부고속도로와 울산∼언양간 국도 24호선 상부에 올려 놓는 방법으로 시공됐다.

 이 공법은 기존 도로의 차량 흐름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않고 시공을 할 수 있는데다 열차 하중에 대한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아치형의 날렵한 모습으로 주변 풍광과 아주 잘 어울리는 울산역의 상징적인 구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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