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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1월 노조 집행부 선거가 노사 진로 결정

3년 연속 무분규가 지속 성장 원동력
무파업이후 매년 10%이상 판매 성장
시장변동 시의적절 대응체계 구축을


#지속 성장 원동력 된 현대차 무분규

3년 연속 무분규는 현대차의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한 핵심 원동력이다. 최근 5년간 전 세계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무분규 기간 동안 현대차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부터 매년 10% 이상의 놀라운 판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9월까지 전 세계시장 판매(294만3529대)가 지난해 같은 기간(266만7062대)보다 10.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연속된 무분규를 통해 화합과 안정의 노사관계로 변하면서, 판매신장을 이끌고 있다"며 "상호이해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는 성숙한 노사문화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현대차는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국내 노사관계 안정에도 기여

현대차 노사가 무파업 행진을 이어감으로써 국내 다른 업체의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올 들어 노사분규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이 증거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9월 중순까지 노사분규는 46건이 발생했다. 2008년 89건, 2009년 88건, 2010년 61건에 비하면 현저히 급감했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의 경우에도 10월 현재까지 단 1건의 노사분규도 기록되지 않고 있다. 울산고용지청이 문을 열어 근로감독을 시작한 1981년 이래 최초의 기록이다. 울산고용지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 노동계의 바로미터인 현대차 노사관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노사가 합리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선진 노사관계 지향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노사협력선언은 2007년 459건에서 2009년 1182건, 올해는 8월말 기준으로 1955건으로 급증했다.
 
# 에쿠스 등 수출 급등 브랜드 인지도 향상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파격적인 가격인세티브 정책으로 미국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현대차는 기존의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반증이다. 현대차의 자신감은 판매형태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엑센트, 아반떼 등 중소형차 판매가 대세였지만, 미국시장에서 쏘나타 인기를 필두로 최근에는 럭셔리(고급차)급인 에쿠스와 제네시스 판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10월 중순 기준으로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내수와 수출 백오더는 7500여대로, 현재 울산 5공장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4.5개월분의 주문이 밀린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에쿠스와 제네시스 생산을 늘려달라는 미국 딜러들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지만, 공급물량이 달려 고심"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수출비중은 3%미만에 불과해 '안방용'으로 취급 받았다. 그러나 에쿠스의 경우 지난해 2124대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3280여대가 수출됐다.  '수출용'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실제로 전체 판매대비 수출비중이 에쿠스는 22%, 제네시스는 50%에 이를 정도로 럭셔리카 부분에서도 현대차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수출호조는 그 동안 중소형차 이미지로 각인된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 사업부 노조 비협조 숙제…생산유연성 저해

그러나, 현대차가 선진적 노사관계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선진업체와 비교할 때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은 생산유연성이다.
 각 사업부의 이기주의와 대의원의 정치적 목적 등이 결합해 시장변동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 생산체제가 부족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생산물량 조정, 인력 재배치, 사업부간 물량 이관 등에 대해서 노조와의 협의가 쉽지 않아 고객이 이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작업 변동과 특근 감소 등을 우려해 현실주의를 고집하는 생산직원들의 집단 이기심과 대의원선거를 겨냥한 대의원들의 '표밭 관리' 심리가 맞물려 노사협의를 어렵게 한다.
 한마디로 고객은 기다리든 말든 조직 이기주의에 빠진 일부 노조원들과 노조간부의 정치적인 계산이 전체적인 생산유연성을 저해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 없이는 현대차의 선진적 노사관계 정착은 갈 길이 멀다.  김미영기자 uss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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