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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십여명 탈락 공립유치원 올해는 대부분 미달
사설유치원 학부모 수십명 텐트치고 순번 대기 대조적
선호도 낮은 학교 병설유치원 정원절반 채우기 힘들어




만 5세아에 대한 교육비 지원이 시작되면서 울산지역 공립유치원들이 지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인근 사립유치원에 지원자가 몰리는 등 유치원입학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내년부터 만 5세아 전체에 대해 정부가 교육비를 지원하기로하자 그동안 비용문제로 공립을 선호했던 학부모들이 대거 사립유치원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립-사립 뒤바뀐 입학 열기
울산시 동구 꽃바위 유치원은 지난 1일 실시한 2012학년도 공립유치원 정시모집에서 만5세(7)세 지원자가 정원을 넘어서지않자 개원 이후 처음으로 추첨없이 전원을 입학처리하기로 했다.
 만5세의 정원은 90명으로, 많게는 60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수십명의 탈락자를 낳으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던 전력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 유치원은 지역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단설유치원 전체 4중 1곳으로, 매년 원서 모집기간마다 몰려든 학부모들로 떠들썩했지만 올해는 전체정원 140명중 2/3에 해당하는 만5세의 지원이 부진한 탓에 조용히 마무리됐다.
 반면 인근 사립유치원인 화암자연과학 유치원(총정원 300명)은 이에앞서 지난달 30일 신입생 원서모집이 몰려든 지원자로 인해 첫날 마감됐다. 꽃바위유치원의 영향을 받아 고질적인 미달사태를 빚어온 이 유치원은 지난해까지만해도 2개 교실(60명)이 남아돌았다. 올해는 이중 지원한 후 꽃바위유치원으로 이동하던 숫자도 20명에서 5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구영, 동천, 옥현 등 나머지 3곳의 단설유치원 일대에서도 마찬가지다.
 북구 동천유치원과 인접한 사립 리라유치원의 경우 올해 신입생 모집을 아예 하지 않았다. 만4세(6세)아 전원이 재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3개반이던 만5세반을 1개반 늘여 이들을 전원수용하고 넘치는 정원은 만4세 1개반을 줄여 맞추기로 했다.
 이처럼 공립 수요가 사립으로 빠져나가면서 일부 명문 유치원으로 통하는 사립유치원들은 입시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동구 현대유치원은 원서모집을 앞두고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 수십명이 유치원 놀이터에 천막을 대동해 이틀간 줄을 서기도 했다.


#만5세 20만원 지원이 직접 원인
공립유치원을 고집하던 학부모들의 발길을 사립으로 돌리게 한 원인은 정부가 내년부터 실시하는 만5세 유치원 무상교육지원 정책(20만원 지원)에 있다. 만5세의 '누리과정'이 실시되면 평균 36만원에 이르던 사립의 교육비가 10여만원으로 내려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
 통상 유치원에 취학하는 만3세부터 5세까지의 정원 중, 지원 혜택을 받는 만5세가 절반 가량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립으로 향하는 비중도 그만큼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균형있는 유치원 교육여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달라진 수요에 맞춘 유치원의 재배치가 불가피해졌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12학년도 공립 77곳(단설4곳·병설 73곳)·사립 103곳을 합쳐 유치원의 총정원은 3만5,100여명으로 늘어났는데 취원대상 아동수는 3만3,522명으로 학생이 1,600여명 모자란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해말에는 황금돼지띠가 처음으로 유치원 취원대상이 되면서 상당수 공립유치원에서 입학대란이 빚어져 설립요구가 빗발치자 일부 유치원에서 학급이 증설돼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수요가 사립으로 분산되면서 일부에서는 교실이 남아도는 등 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통폐합 등 경쟁력 키워야
특히 단설보다 선호도가 낮은 병설유치원의 경우는 정원확보 애로가 커지면서 심각한 미달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 남구 대현초 병설은 이번 모집에서 총정원 60명 중 34명만을 확보한 상태다. 만5세 아동을 위주로 정원을 채워왔는데 올해는 해당 학생의 지원이 사립으로 빠져나가면서 반토막이 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더이상 공립의 증설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공립을 원하는 수요가 상당한 만큼 수요가 줄고 있는 병설유치원을 통폐합해 선호도가 높은 단설로 전환하고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해 만족도를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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