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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야강 하구에 모래 퇴적이 가속화 되고 있어 진하·강양항 어선들의 통행 불편과 함께 진하 마리나항 조성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명선교 교각·인공어초 투입 등으로 지형 변화 초래
진하해수욕장 모래 밀려와 수심 낮아져 준설 되풀이
선박 통행 위협·마리나항 조성사업 등 차질 불가피


진하마리나항 건립 예정지인 회야강 하구에 모래톱 퇴적이 심각하다. 어선들의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지역 어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울산시와 울주군이 추진중인 진하마리나항 건립에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주민들은 이 추세라면 항구의 기능이 마비돼 생계의 터전을 잃을 위기를 맞을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 해양조사원, 어선통행 주의보

국립해양조사원은 회야강 하구에 긴급 수로측량을 실시한 결과, 수심이 60cm 미만에 이르는 얕은 모래톱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측량은 회야강 하구의 모래톱으로 진하항과 강양항을 입출항하는 어선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실시한 것이다.
 이번에 확인한 모래톱의 위치는 회야강 하구 해역 진하항과 강양항을 입ㆍ출항하는 수심 2.0m대의 수로이며, 명선교 바로 아래 해역(35-23-20.2N, 129-20-50.1E)이다. 조사결과 2.0m에 달하는 수심이 1.0m 미만으로 확인됐다. 이는 모래가 1.0m 이상 퇴적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라 국립해양조사원은 이 부근을 항해하는 선박 특히 진하항과 강양항을 입·출항하는 어선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공식 주의보를 내렸다.
 실제 지난 25일 오전 11시께 강양항에서 조업을 위해 명선교 아래를 지나가던 소형어선이 모래톱에 걸려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하·강양항 어선 150여척은 쌓인 모래로 인해 혹시 사고나 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나 다니고 있는데, 이번 사고로 생계를 포기해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진하 마리나항 조성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요트가 드나들어야 하는 길목에 퇴적현상이 반복될 경우 요트 출입이 제한적으로 바뀌고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울주군 3억 투입 연구용역 실시

명선교 아래 거대한 모래톱은 울주군이 스스로 만든 '암초'라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준공한 울산지역 최대 규모의 인도교인 명선교 교각과 인공어초 투입 등에 따라 달라진 조류 영향으로 모래톱이 쌓이고, 반면 진하해수욕장은 모래가 유실되는 현상이 벌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주군의 랜드마크로 건립된 명선교에 준설해 놓은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명선교 턱밑까지 올라와 있어 관광명소의 이미지까지 크게 훼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강양항에서 명선도 사이 수심이 급격히 낮아져 태풍이 아닌 일반적인 파도에 바닷물이 진하리 상가 도로까지 덮치고 있어 태풍이나 해일 발생시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래 준설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울주군으로서도 준설 후 곧바로 모래톱이 산더미처럼 쌓이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울주군은 3억원의 예산을 들여 모래톱 형성 원인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민 김 모(51)씨는 "마리나항 개발 예정지 입구에 조류 변화 등 주위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덜컥 교량을 건설하는 바람에 이같은 모래톱 형성을 더욱 심화시킨 것"이라며 "세계적인 마리나항 조성은 고사하고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며 살기도 힘든 마을이 돼 버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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