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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생 나사리 마을의 벽화입니다.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실현된 지 벌써 100여 년이 지났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어디든, 언제든지 날 수 있는 현실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스스로 날고자 하는 욕망을 갈구하는 듯합니다.

하얀 날개를 배경으로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순진무구하거나 진지합니다. 하늘을 훨훨 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던 나날들이 실현하지 못한 미래로,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한순간의 추억으로 남을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들은 그 시절의 좌절된 꿈을 그리워합니다. 체념하고 포기한 작은 바람들이 백사장 모래처럼 파르르 일어납니다. 잃어버린 소망의 날갯짓이 이카로스의 우를 범하더라도 다시 창공으로 몰아갈지 모를 일입니다.

시공간을 건너온 과거와 미래가 되살아나는 해안마을의 오후 풍경이 그렇게 저물어갑니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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