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이거나 배경이거나
여백이거나 배경이거나
  • 김정규
  • 2013.10.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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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두동 문원골 문화촌 풍경입니다.
지붕 위의 까치 일가족 오순도순합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텅 빔의 여백인지, 꽉 찬 배경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김없는 시간은 숲을 원색으로 물들였습니다.
비움과 채움의 때를 아는 자연의 정직함은
시기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유유자적합니다.
사는 게 종잡을 수 없고 믿을 수 없어
악다구니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던 사람의 시간.
문득, 돌아보니 아주 먼일 같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월의 여유,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숲의 버림은 다가올 봄을 위한 채움입니다.
숲 가운데를 흐르는 바람이 가슴을 훑고 지나갑니다.
 
몰랐습니다.
가지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놓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을.
 
꿈꾸던 유년의 낯선 하루 같은 정적이 가득한 골목,
면목없는 중년의 발자국 따라 개 짖는 소리만 따라옵니다.

글·사진=김정규기자 kj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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