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도서관 부지 시민 중지 모아 재선정하자
울산시립도서관 부지 시민 중지 모아 재선정하자
  • 울산신문
  • 2014.08.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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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울산시립도서관 부지로 선정된 남구 여천위생처리장 일원이 200여m 떨어진 울산석유화학공단의 심한 악취와 접근성이 떨어져 위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시립도서관의 위치 문제가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미래를 담보하는 공공시설을 이번에는 제대로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울산시립도서관 문제는 김기현 울산시장이 현재 확정된 부지의 변경은 사실상 어렵지만 보완책을 찾겠다고 밝혀 이왕에 보완할 사안이라면 근본적인 위치문제까지 재검토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울산시 지난해 초 시유지 남구 여천동 위생처리장 터로 부지 확정
예산절감 장점 빼곤 악취·소음·침수·교통불편 등 단점이 더 많아
정부 건립 매뉴얼도 주민에 인지성·접근성 양호한 위치 선정 강조
"당장 손실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안목으로 부끄럽지 않은 도서관을"



# 200m 건너에 석유화학공단
시립도서관 위치 문제는 지난해 초 부지선정이 확정되자 많은 시민들이 울산시 홈페이지를 비롯해 육아 모임방, 학부모 동호회 등 인터넷 카페에 반대 의견을 올리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울산시 홈페이지에 익명으로 글을 남긴 한 시민은 "예산절감을 위해 주요기관을 외곽에 조성하다보니 도시가 자꾸 기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도시 중심을 비워 둘게 아니라 각 구군에서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도서관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과연 한 도시의 중심도서관이 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같은 곳에 글을 올린 이준엽씨는 "울산을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정을 붙이고 있지만, 도서관 시설 및 운영은 정말 큰 불만이다. 어느때든 편하게 찾아가 원하는 자료를 얻고 즐거운 마음으로 또 찾고 싶은 그런 도서관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 글을 올린 김양수씨는 "도서관은 한도시의 미래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공익시설인데 이런 중차대한 시설을 공해유발 지역에, 그것도 분뇨처리를하던 곳에 짓겠다니 어이가 없다"며 "시민 누구나가 즐거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그런 지역에 도서관을 지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 150m 인근에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울산의 공공도서관은 현재 15곳(대학도서관 4곳)으로 한 곳당 이용인구는 8만에 이른다. 반면 인근 도시인 부산은 55곳, 대구 43곳, 인천은 41곳으로, 시세가 비슷한 대전 40곳, 광주 32곳(2012년 기준)과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친다. 인구규모를 고려해도 적은 수다. 이처럼 울산은 국내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부자도시'지만, 도서관에 관해서는 가난하다. 최근 선바위도서관 등 몇몇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들어서면서 갈증을 해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도서관에 목마르다. 오는 2017년 문을 여는 울산시립도서관이 갖는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울산시립도서관은 부지선정이란 시작점부터 그 기대를 깨뜨리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1윌 시립도서관을 현재의 여천위생처리장 터(남구 여천동)에 짓기로 발표했다. 내년 4월 울주군 온산분뇨처리장이 완공되면 여천위생처리장이 폐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치를 발표할 당시 많은 시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필이면 하루 최대 300여 t의 분뇨를 30여 년째 처리하던 곳에 도서관을 짓느냐는 것. 울산석유화학공단과도 200여 m 거리에 위치해 악취 공해도 적지 않다. 시내버스 노선도 5개뿐이어서 접근성도 떨어진다.


 게다가 최근 현 부지에서 불과 150미터 떨어진 곳에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전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논란은 커지고 있다. 도서관과 시장이 공존할 수 있냐는 것이다. 현 부지는 과거 침수된 적도 여러번 있어 토지보강공사를 해야하는 문제도 갖고 있다.
 급기야 최근 신임시장은 이러한 지적에 따라 부지 이전을 신중하게 재검토해 보겠다는 답변도 내놨다. 하지만 행정의 신뢰성과 연속성을 위해 현 부지에 큰 문제점이 있을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다.
 
# 울산시 모든 문제 해결 장담
그렇다면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울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도서관 건립을 추진중인 울산시 교육혁신도시협력관실 관계자는 제기되는 문제들은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통 접근성 문제는 버스 노선 확대를 통해, 토양에 누적된 악취는 오염된 토양이 있을 경우 제거하고 깨끗한 흙으로 성토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또 석유화학단지의 악취 공해에 대해서는 환경부서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세워 지속적으로 개선시키고 있으며, 도서관 주변에 야음공원을 조성해 녹지차단막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농수산물도매시장과 관련해서는 실제 큰 소음이 전달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필요시 최첨단 방음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침수에 대해서는 토지 보강공사를 할 계획이며 공사비는 1.5m를 높이는데 2억 2,000만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 가기 쉬워야 이용객 많아져
이처럼 울산시가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표도서관으로서의 위치적 상징성과 접근성은 달라지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경우, 이미 시민들이 갖는 도서관에 대한 거리개념은 확장될 수 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공공도서관 건립매뉴얼'에서 건립위치가 '1차 반경 내(1km) 봉사대상인구가 도보로 15분 이내로 접근가능해야 한다'고 권장하는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이다.


 '공공도서관 건립매뉴얼'에는 공공도서관은 지역 주민에게 충분한 인지성이 있으며 접근성이 양호한 위치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상업이나 문화 등 다른 활동과 연계성이 있어야 도서관이 지역 주민의 삶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도서관연맹과 유네스코의 '공공도서관 선언'에서도 공공도서관 운영이 성공하려면 모든 잠재 이용자들이 도서관 서비스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서관에 가는 데 제한이 생기면 처음부터 도서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 다른부지도 현재부지 장점 포함
물론 현 부지는 부지매입비가 들지 않아 토지수용이 쉽고 도시재생 및 도서관의 내실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도심에 위치하면서 부지매입비가 들지 않는 곳은 현 부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09년 시립도서관 건립 용역 당시 최적지로 평가받았던 '남구문화원' 부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중구나 북구에서도 찾기가 수월하다. 또 울산문예회관, KBS홀 등 문화시설과 연계도 가능하다. 게다가 시유지라 부지매입비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부지는 추가 검토에서 부지 협소(10,406㎡)와 현재 문화예술단체가 사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선정에서 밀렸다.


 그러나 실제 부지협소 문제는 바로 뒷편 일부 시유지와 국유지인 '상상놀이터'를 포함한 달동문화공원과 연계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임진혁 유니스트 교수는 "최근 도서관이 과거 책만 읽는 공간에서 탈피,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데 그 점을 고려한다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며 "특히 남구문화원 부지는 이런 점들이 해결되는 클러스터(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기업, 기관들이 일정 지역에 모여 있는 것)로서 인근 기관들과 연계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울산시립도서관 건립 자문위원인 김령은 유니스트 도서관 사서팀장 역시 "접근성이 보완되면 대표도서관으로서 더 큰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다른 후보지였던 중구 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도 땅값이 비싸지 않고 행정 편의성을 갖췄다. 중구 다운목장도 규모가 크고 북구 울주군에서도 접근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한 도서관 전문가는 "우선 시립도서관 부지를 전면 재검토하고 향후 방안을 찾아도 늦지 않는다"며 "행정상 지는 손실은 1~2년이지만 도서관을 제대로 짓는 일은 백년대계가 걸린 사업으로 한번 지을 때 제대로 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시립도서관 건립자문위원인 황태숙 울주도서관장은 "시립도서관은 한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숫자로만 계산될 것이 아니라 인문철학적인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문화공간이다" 라며 "울산에선 유일무이한 도서관으로서 많은 시민들이 제약없이 미래를 준비하고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반=정두은 취재본부장·정재환 기자·김지혁 기자·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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