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에서 암송아지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암송아지에 대한 한우 사육농가들의 '묻지마 입식'이 원인이다.
 소값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자 한우 사육농가 간에 입식 열기가 달아 오르면서 계획 없이 사육 두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인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 3년 내 '한우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가축시장 암송아지 낙찰가 2년사이 2배이상 올라
한우값 강세 기대감에 농가 사육두수 늘리기 집중
2~3년내 생산비도 못건지는 '한우대란'부를수도


 14일 울주군과 언양가축시장에 따르면 2, 7일 개장하는 5일장인 가축시장의 지난 12일 큰 소 경매에서 600㎏짜리 한우의 경매 낙찰가는 수컷 434만9,000원, 암컷 456만 원이다. 수컷의 경우 닷새만에 11만7,000원이 올랐다.

 이날 열린 경매장엔 큰 소들만 나와 새 주인을 찾아갔다.
 가축시장 측은 소값이 뛰면서 올들어 암송아지를 찾는 농가들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 암소 도축 감소로  9월엔 한우값 급등
중개인 A 씨는 "7일 열린 송아지 경매에서는 껑충 뛴 경락값에도 응찰 열기가 대단했다"며 "암송아지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경매에 나오는 송아지 마릿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입식하는 농가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열린 송아지(6~7개월령) 경매가는 암송아지의 경우 지난 해 같은 기간의 182만 원 보다 39% 오른 253만 원에 낙찰됐다. 수송아지도 지난 해 동기의 273만 원 보다 10% 오른 301만 원에 거래됐다.
 울주군이 집계한 가축시장 산지 시세가는 암송아지값이 지난 해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180만~190만 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오다 지난 3월 7일 200만 원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7일 212만 원으로 뛴 암송아지값은 연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으면서 지난 달 22일 223만 원에서 27일에는 240만 원으로 올랐고, 이달 7일에는 253만 원으로 또다시 뛰었다. 암송아지는 2013년만 해도 90만~110만 원 선에서 거래됐다는 점에서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암송아지 값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정부의 사육두수 조절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소값이 오르자 일부 농가에서 암송아지를 마구 구입해 사육 두수를 늘리기 때문이다.

 계획없이 송아지를 사들이는 '묻지마 입식'이 성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다 한우농가의 입식 열기가 암소 도축 마릿수 격감으로 이어져 암송아지값 강세를 뒷받쳐 주고 있는 것이다.
 영남권 축산물을 도축하고 있는 김해축산물공판장 측은 "한우 공급 물량이 계속 줄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오는 9월 추석 출하 시점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달 26일 발행한 팔산관측(한육우) 6월호에 따르면 한우 사육 마릿수 감소는 201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 생산비·출하시기 고려해야
또 입식에 따른 도축 마릿수 감소로 인해 추석을 앞둔 시장 출하 때는 물량 부족으로 한우값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축산 전문가는 "소값을 높게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암송아지를 입식하는 농가들이 많다"며 "이는 송아지값 상승을 부추겨 농가에서 소를 출하할 때 입식 과열로 인해 사료값 등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년 후에도 소값이 지금처럼 상승세를 유지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소값 파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두은기자 jde03@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