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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대왕암 공원. 600m 울창한 송림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동해를 볼 수 있는 여행지로 100여년 아름드리 자란 키 큰 소나무들이 아늑함을 선사한다.


태풍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이번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울산은 본격적인 휴가 시즌에 접어든다. 휴가여행은 어디든 먼 곳을 계획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휴가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울산의 참모습을 더듬어보는 '고향에서 휴가즐기기'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어디를 내놔도 손색 없는 울산지역 대표적인 피서지를 소개한다.


# 동해를 품은 몽돌해변, 그리고 대왕암
동구의 '주전(朱田) 몽돌해변'(총 1.5km)은 동해에서는 보기 드문 까만 자갈(몽돌)이 해변에 깔려 있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빠질 게 없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바다로 여름에는 피서객이 몰리고 철 따라 낚시꾼들이 찾는다.
 특히 주전~정자~강동을 잇는 해안도로 구간은 울산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로 꼽힐 만큼 해안경치가 좋다. 주전바닷가에는 우럭·도다리·장어·전복·성게가 풍부하며 특히 주전돌미역이 유명하다. 주변에 주전봉수대와 봉대산공원이 있다.
 맑고 푸른 동해를 따라 펼쳐진 이곳의 해변에는 새알처럼 반질반질한 검은 몽돌이 즐비하다. 모래 대신에 깔려 있는 몽돌 덕에 맨발에 닿는 촉감도 부드럽고 독특하다.
 특히 해변으로 밀려와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이 검은 자갈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울산시에서는 지난 2002년 주전 해변과 그 북쪽의 강동해변까지 포함한 '강동·주전해안자갈밭'을 울산12경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동해 따라 1.5㎞ 펼쳐진 주전 몽돌해변
울산 12경 중 하나 드라이브코스로 각광
600m 송림길과 전망 탁트인 대왕암공원


▲ 주전 몽돌해변.
 경관 뿐 아니라 몽돌해변에 바닷물이 밀려왔다가 몽돌 사이를 빠져나가는 소리도 곱고 은근하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몽돌 사이를 비집고 들고 나는 파도소리, 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가 천상의 소리처럼 감미롭다. 또 파도가 칠 때 바람이 만들어 낸 하얀 포말이 찌들대로 찌든 도시인의 스트레스를 단방에 날려 보낸다.
 이곳에는 또 아이들을 위한 무료 물놀이장도 있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지형 특성상 해수욕이 금지되면서 지난 2005년 울산에서는 가장 먼저 물놀이장이 들어섰다.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은 울창한 송림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는 여행지.
 동해 쪽으로 가장 뾰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 지점에 해당하는 대왕암공원은 동해의 길잡이를 하는 울기항로표지소로도 유명하다. 이곳 항로 표지소는 1906년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세워졌다. 
 공원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길은 600m 송림이 우거진 길로, 100여 년 아름드리 자란 키 큰 소나무들이 아늑함을 선사한다.


 송림을 벗어나면 탁 트인 해안절벽으로 마치 선사시대의 공룡화석들이 푸른 바닷물에 엎드려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거대한 바위덩어리들의 집합소이다. 불그스레한 바위색이 짙푸른 동해 바다색과 대비되어 아주 선명하다. 마주 보이는 대왕암은 하늘로 용솟음치는 용의 모습 그대로다. 점점이 이어진 바위를 기둥삼아 가로놓인 철교를 건너면 대왕암에 발을 딛게 된다. 대왕암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대왕교는 1995년 현대중공업에서 건립기증한 다리이다.
 대왕암 외에도 괴이하게 생겼다 하여 쓰러뜨리려다 변을 당할 뻔 했다는 남근바위, 그리고 탕건바위와 자살바위, 해변 가까이 떠 있는 바위섬, 처녀봉 등이 시야를 꽉 채운다. 북쪽으로 바라보면 현대중공업의 공장 전경이 펼쳐져 있다.
 인근에는 방어진 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 슬도(瑟島)다.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슬도는 '바다에서 보면 모양이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 하여 시루섬 또는 섬 전체가 왕곰보 돌로 덮여 있어 곰보섬이라고도 한다. 슬도에 울려 퍼지는 파도소리를 일컫는 슬도명파(瑟島鳴波)는 방어진 12경중의 하나다.
 

▲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 고래잡으러 떠나는 장생포 여행
전국에서 유일한 고래테마공원인 고래문화마을이 문을 열었다. 10만2,705㎡ 규모의 고래문화마을에는 광장, 고래조각정원, 수생식물원, 산책로, 실물 크기의 고래 뱃속에 들어갈 수 있는 조형물 등 휴식시설과 볼거리가 마련됐다.
 특히 포경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60~70년대 장생포 동네 풍경을 재현한 '장생포 옛마을'도 있다. 이곳에는 고래를 잡는 포수, 선장, 선원, 해체장 등의 집과 작업공간을 비롯해 학교, 식당, 우체국, 이발소 등 추억 어린 건물 23개 동이 복원됐다.
 남구는 고래문화마을에 30억 원을 들여 5D 영상관을 내년 하반기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 영상관은 전체면적 200㎡ 이상, 지름 15~18m, 높이 9m 규모로 사방과 천장이 원형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형태다.
 이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고래를 주제로 한 영상, 음향, 특수효과 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래모형과 포경유물이 전시된 고래박물관과 돌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도시 울산 남구의 상징인 장생포는 가족들과 함께하기 안성맞춤이다. 문을 여는 고래박물관과 주변 시설을 둘러보고, 옛 추억이 어린 고래 고기 맛도 볼 수 있다.

전국 유일 고래테마공원 '고래문화마을'
학습·체험 함께 즐기기 안성맞춤 장생포
신불산휴양림 시원한 계곡서 '낭만 캠핑'


 고래박물관은  고래모형과 포경유물이 전시된 고래박물관과 살아있는 돌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돌고래 수족관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4D입체영상관과 연근해수족관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어 고향을 찾는 어른들에게는 옛 고래도시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학습·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야외에서는 유일하게 남은 포경선과 유명작가들의 고래조각들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주 케이블공사가 진행 중인 울산대교의 웅장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설에도 고래 박물관에는 약 3,000여명이 찾아 명절 나들이 명소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울산지역 피서지 3곳 중 첫번째로 소개할 곳은 숲과 계곡의 매력을 모두 갖춘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이다. 한국 100대 명산의 하나인 신불산(1,209m)에 위치한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은 청신한 숲의 내음과 폭포수가 떨어지는 시원한 계곡 모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가에 자리잡은 이 곳은 몸과 마음을 풀어놓기에 최고의 장소다. 이곳에는 노각나무, 들메나무, 서어나무, 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우거져 있고 꿩, 노루, 산토끼 같은 야생 동물도 서식한다.
 휴양림 이름에도 나와있듯이 이 곳에는 파래소 폭포도 있다. 숲 그늘이 시작되는 길로 들어서면 쾌적하고 선선해 신선이 사는 세상이 따로 없다. 산책길을 걷다보면 나무 데크 계단이 나오는데 이곳을 내려가면 웅장한 파래소 폭포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15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물줄기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청량감을 선사한다. '파래소'는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하는'바래소'란 이름에서 유래됐다. 요즘에도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둘레가 100m나 되는 연못의 중심에는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전설도 서려 있다. 원시림이 우거진 폭포 주변도 더위를 식혀주는 명소다.
 숙박공간도 잘 마련돼 있다. 숙박객은 단체와 가족단위로 나뉘는데 보통 가족 단위는 통나무로 만들어진 '숲속의 집'에 머문다. 3인부터 12인실까지 여러 규모가 있고 간단한 조리도구와 식기가 준비돼 있다. 주의할 것은 상단지구는 하단지구처럼 매점이 없기 때문에 간단한 것까지 미리 준비해 가는게 좋다. 특히 '오토캠핑'도 즐길 수 있다. 자동차에 텐트와 숙식도구를 싣고 야영하는 오토캠핑은 몇년 전부터 신불산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시원한 계곡과 수려한 산세를 함께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전국 각지 캠핑족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자동차와 몸만 있다면 자연 속에서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 여유만 된다면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캠핑의 매력이다.

▲ 신불산 홍류폭포. 단조봉에서 떨어지는 33m 거대 폭포로 머리 위로 쏟아지는 폭포수는 여름 무더위 날리기에 그만이다.
# 신불산 홍류폭포
신불산 '홍류(虹流)폭포'는 파래소 폭포와 함께 울산의 3대 폭포로 아직도 원시림의 신비감이 배어 있는 곳이다.
 수석을 술잔처럼 주렁주렁 걸어놓은 듯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울주군 언양 작천정을 지나 작괘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등억리다. 등억단지 가장자리 쯤에 간월사라는 절이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서쪽, 즉 간월산 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면 시원한 계곡이 나온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넘쳐 시민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다. 계곡을 옆에 두고 생겨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간월산과 신불산 공룡능선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에서 남쪽 길을 택하면 공룡능선을 타고 1,000m가 넘는 영봉 신불산으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접어들면 갑자기 어디선가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다름 아닌 단조봉에서 떨어지는 33m나 되는 폭포가 내는 소리다. 이 폭포가 말 그대로 무지개가 흐른다는 '홍류(虹流)폭포'다.
 홍류폭포는 '폭포수가 햇빛을 받아 무지개가 서린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구름에 덮인 신불산에서 한 줄기 청정수가 흘러 폭포를 이루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홍류폭포는 소가 깊지 않아 아이들까지 폭포수에 접근이 가능하다. 머리위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는 한여름 무더위를 날리기에 그만이다.
 이동욱기자 usldu@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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