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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축산
  높이 : 해발 1,081m
 위치 : 울주 상북면·양산 원동면 선리·하북면 지산리

금강골재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억새능선. 가을이면 은빛으로 물든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깎아지른 바위암벽 전국의 산꾼들 유혹
60만평 억새밭 가을이면 나들이객 북적
에베로릿지 정상 아래 펼쳐진 경관 장관 
통도사 등 주변암자 연결 산행코스 각광


산악인·
중앙농협 달삼지점장
영축산은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낙동지맥이 능동산에서 허리를 틀어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그 중 하나는 밀양의 천황산에서 재약산으로 남·서진하는 줄기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동쪽으로 내려와 배내고개를 지나 간월산, 신불산을 지나 남진하는 지맥으로 낙동정맥의 근간을 이룬다.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쪽 사면은 깎아지른 듯 급경사를 이루고, 서쪽 사면은 완만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60여만 평의 펑퍼짐한 능선은 광활한 억새밭을 이루고 있어 가을이 다가오면 수많은 인파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또한 산자락에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불보사찰인 통도사가 자리 잡고 있어 통도사 주변 암자와 연결해 산행하기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사는 것이 외롭다고 느낄 때는 지리산의 품에 안기고, 기운이 빠져 몸이 쳐질 때는 설악산 바위 맛을 보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나는 계절! 가을 억새가 손짓하고 영남알프스 바위 암벽이 유혹하는 에베로릿지와 억새들이 군무를 이루는 억새 천국 영축산.

 언양에서 부산방면 35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작천정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가천마을(삼남중학교)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들어가면 가천버스정류소와 진영상회가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오른쪽 도로를 따라 0.3㎞ 정도 가면 왼쪽으로 아래 위 두 곳에 저수지가 보인다. 심천저수지다. 저수지 끝 지점에서 녹수가든 간판이 보이면 왼쪽으로 진입한다. 마을 옆으로는 꽤 오래된 나무들이 정자를 이루고 마을쉼터로 이용되고 있고, 그 아래 저수지로 흘러드는 계곡물이 있다. 승용차 이용 시 저수지를 지나 장제마을 주변 적당한 장소에 주차하면 좋을 듯싶다.

 마을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배내오재 중 가장 험하다는 금강골이 시작되는 길목이고, 길 오른쪽에 하늘억새길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에서 하늘억새길이라 불리는 좌측 방향으로 접어들면 시멘트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같은 방향으로 0.3㎞쯤 오르면 연수시설과 배밭이 나오고 배밭(왼쪽)을 지나면 군(軍) 표지판이 있는데 육군 7769부대 사격장으로 철조망이 처져 있다. 등산로 폐쇄 및 출입통제 표시가 돼 있으나 주말에는 자유로이 등산할 수 있는 우회 등산로도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 또 필자가 등산로 답사를 위해 여러 차례 이곳을 산행했으나 한 번도 사격 소리를 듣지 못했다. 등로는 초입부터 약간의 비탈길로 접어든다.

금강 2폭포.
◆배내오재

굧장구만디: 석남사가 있는 덕현리에서 배내골로 넘어   가는 고개로 덕현재라고도 한다.
굧긴등재: 길천리 순정마을에서 배내봉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산등성이가 길다(長登)고 붙여진 이름이다.
굧간월재: 등억에서 배내골로 넘어가는 고개로 왕방재(억새만디)라고도 불리며 파래소폭포로 내려간다.
굧신불재: 삼남면 가천리에서 신불재 대피소를 지나 청석골(백련골)을 거쳐 배내로 넘어가는 고개.
굧금강골재: 삼남면 강당곡에서 금강골을 지나 청수좌골을 거쳐 배내로 넘어가는 고개.

 철조망 중간쯤에서 에베로릿지로 향하는 지름길이 왼쪽 철조망 사이로 열려있으나 삼가기 바란다. 사격 불발탄이 발견되기도 하므로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철조망을 따라 우회해 돌아가면 여름철에는 햇빛을 가릴만한 그늘이 없어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로 향하는 이정표가 시작되는 지점 왼쪽 등로부터는 숲길과 연결된 금강골재로 이어지는 산길이 시작된다. 
 
# 배내오재 중 가장 험하다는 금강골
금강골은 배내오재 중 가장 험하다는 골짜기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소금강산으로 불릴 만큼 바위능선이 아름다워 모험을 즐기는 산악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또한 금강골은 옛날 금광을 캤던 탄광이 있어 붙여진 지명으로 이 골짜기에 들어서면 칼을 세워놓은 것처럼 보이는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 에베로릿지가 있으며, 산꾼들에 의해 최근에 알려지고 있는 탈레반릿지도 있어 초보 산행자들께는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려오는 바위능선길이 이어져 있는 곳이다.   

금강폭포로 가는 지름길 옆으로 군부대 철조망이 보인다.
 사격장 경고판·철조망 울타리를 왼쪽으로 하고 10여분 가량 방화임도를 따라 가면 이정표가 나오는데 왼쪽 금강폭포, 오른쪽은 아리랑릿지로 이어진다. 왼쪽 영축산 방향 산길을 따라 20여 분 작은 계곡을 두 개 건너면 에베로릿지 초입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직진해 아래로 난 너덜길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금강폭포에 도착한다.

 금강폭포는 영축산 동·북사면과 신불평원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금강골로 흘러들면서 100m에 가까운 폭포를 만들어낸다. 산행 시 주로 1폭포만 보고 지나치기 쉬우나 1폭포에서 왼쪽으로 로프를 타고 오르면 50여m에 가까운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여름 우기(雨期)에는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 멀리서 도 폭포의 경관에 매료돼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건기(乾期)에는 암벽을 연상하리 만큼 흐르는 물의 양이 적은 편이다. 또 대부분의 폭포 하단에는 소(沼)나 담(潭)이 있으나 이곳 금강폭포 아래에는 고여있는 물의 양이 적은 것이 결점이다. 금강폭포 하단부로 내려오면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은 소(沼)를 이루고 심천저수지로 흘러든다.   

 금강폭포를 구경한 뒤 폭포 위쪽으로 등반을 하려면 산행 경험이 다소 있는 사람들에게만 권하고 싶다. 이 구간은 일부 산꾼에게만 알려진 일명 '탈레반릿지'라 불리는 암벽 구간이다. 군데군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정표 역시 표시돼 있지 않는 곳으로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 여름철 폭포수로 장관 이루는 금강폭포
금강 1폭포에서 에베로릿지를 오르는 길은 두 곳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금강폭포를 둘러보고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와 무덤이 있는 곳에서 에베로릿지로 향하는 등로이고, 또 다른 하나는 폭포 오른쪽 너덜 길을 따라 에베로릿지 첫 봉으로 오르는 너덜길이다. 에베로릿지가 시작되는 초입부터 본격적인 암벽타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첫 봉우리 까지는 약 20여분 걸리고, 제일 긴 구간은 두 번째 구간으로 세 번 나누어 오르게 되는데 마지막 바위를 넘는 곳이 제일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다.

 두 번째 구간을 지나 바위를 내려가면 흙길이 잠시 이어지고는 이내 자일 두 개가 걸린 세 번째 구간을 만난다. 소나무 전망대에서 한 두 곳을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한다. 자일이 있는지도 눈여겨 살펴봐야한다. 세 번째 구간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신불산의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 영축산의 장엄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조망이 좋은 바위에 올라서면 신불산 아리랑릿지의 장엄한 바위군은 마치 열병(閱兵)을 하는 병사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하고, 능선아래에서 위로 올라다 보면 계단을 따라 도열해 있는 바위들은 도산검수(刀山劍水)-산에 칼을 세워놓은 것 같은 모양)처럼 보이기도하고, 산신들의 공연장을 연상케 하며, 영축산은 마치 성난 독수리처럼 고개를 처 들고 있다.
 

아리랑·쓰리랑릿지.

#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
아리랑릿지의 명칭에 대하여는 뚜렷하게 전해져 내려오지는 않지만 옛날부터 이 지역에 살며 산에 나무하려 다녔던 동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꼬꼬랑재라고 불렀던 곳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신불산과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서 가천방향으로 이어지는 가지능선 동·북쪽 사면에 아리랑릿지를 개척해 영남 산악인들이 암벽 등반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낮은 등반 그레이드(grad)로 인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경주 만도산악회가 아리랑릿지 맞은 편에 위치한 7개의 암봉을 연결해 쓰리랑릿지를 개척했다. 경주 만도산악회가 쓰리랑리지를 처음 개척한 것은 1989년이었다. 쓰리랑릿지의 원이름은 '만도릿지'였다. 그러나 만도릿지 맞은 편에 위치한 아리랑릿지 탓에 '아리랑'릿지와 어울리는 '쓰리랑'이란 이름을 정해야 했다. 이미 영남지역의 많은 산악인들이 이 능선에 쓰리랑이란 이름을 붙여 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쓰리랑릿지는 클라이밍으로 오르지 않고는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 에베로릿지
에베로릿지는 산불산과 영축산 능선 중간에서 동쪽으로 급경사를 이루며 뻗어내린 암릉이다. 에베로릿지는 2000년 에베레스트로체 울산원정대의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1999년 12월에 고헌산악회가 개척한 코스로 필요한 곳마다 고정로프가 설치돼 있다. 에베로릿지는 신불평원에서 동쪽으로 뻗은 마루 금을 약 1시간가량 가파른 암릉구간을 타고 올라야 하는 곳으로 공식 등산로는 아니다. 군사시설(포 사격장)안에 위치한 관계로 이정표가 거의 없다. 영남알프스의 대표적 릿지인 아리랑·쓰리랑릿지를 감상할 수 있으며 신불공룡능선, 삼봉능선과 문수산과 남암산, 천성산까지 발 아래에 펼쳐진다.    
 

▶산행코스
울산 울주 장제마을 → 연수시설 → 포사격장 → 신불·영축산 갈림길 → 아리랑릿지 갈림길 → 금강폭포 → 에베로릿지→ 신불평원 → 영축산 → 영축산 동봉 → 지내·방기마을 갈림길 → 포사격장~장제마을(7시간  30분 소요)

□ 찾아가는 길
▷승용차: 울산 → 언양 → 삼남중학교 → 심천저수지 → 장재마을 → 금강골 입구
▷시외버스: 울산 공업탑에서 언양행 시내직행버스 1703번, 1713번 이용 → 언양 시외터미널에서 양산행(12·13번) 버스로 갈아타고 삼남중학교 다음 정류소(GS주유소 있는 곳) 하차 → 우측 장재마을

□ 주변 먹거리 안내
▷진미불고기 : 언양읍 동문길 47 (052-262-5550)
▷언양 옛날 곰탕 : 곰탕, 수육백반, 수육(울주군 언양읍 언양시장 內·052-262-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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