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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이 턱관절 장애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이 턱관절 장애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최근 턱이 불편하다. 특히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마다 통증이 느껴지고 뭔가 걸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거울에 비친 모습도 한 쪽 턱이 다른 쪽보다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A씨는 며칠 그러다 말겠지 하고 그대로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하지만 입을 벌릴 때마다 '딱딱'소리도 나고 심한 두통에 어지러움까지 겹치자 병원을 찾아 '턱관절 장애' 진단을 받았다.

A씨를 불편하게 한 '턱관절 장애'의 정확한 명칭은 '측두하악관절장애 (Temporomandibular Disorders)'로 구강악안면 영역(입, 턱, 얼굴)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다. A씨 사례처럼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질환이다. 방치했다간 손가락 하나를 입에 넣기도 힘들 정도로 입이 벌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심해지면 목과 어깨의 근골격계 질환까지 불러올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지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강보험지급자료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2010년 24만 8,000여명이었던 턱관절 장애환자가 2015년에는 34만 8,000여명으로 무려 40.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턱관절 장애 중 부정교합 등의 치과적인 원인은 20% 이하로 적었고 대부분 경추 등 근골격계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의 도움말로 턱관절 장애의 원인과 치료법, 자가진단법 등에 대해 알아보자. 


턱괴기·이갈기 등 나쁜 습관 누적시 나타나
척추관절·전신질환 등 동반하는 사례 많아
턱 관절 주변 신경·혈관·근육 등 모여있어
어깨 결림·귀·두통 등 연관통도 많이 발생
침·한약·추나요법 등 통합치료로 통증완화



#입 벌릴때 지렛대 역할
'턱관절 장애'의 의학적 명칭은 '측두하악 관절 장애'로 입, 턱, 얼굴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다. 턱관절은 양쪽 귀 아래에 두개골과 아래턱을 연결하는 부위에 위치해 입을 벌릴 때 지렛대 역할을 한다. 이 위치는 주변에 뇌신경을 비롯해 수많은 신경, 혈관에 인접해 있고 목과 어깨로 이어지는 근육이 밀집해 있다. 따라서 교차되는 신경지배 등에 의해 원인 부위와 통증 부위가 다르게 나타나는 연관통(referred pain)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대다수 환자들은 턱 외에도 어깨의 결림이나 뻣뻣함, 두통 또는 심한 편두통, 가끔 한쪽 귀에 통증을 호소한다.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통해 △교통사고 등 외부 충격에 의한 외상 △긴장과 스트레스 △평소 질긴 음식을 즐기는 경우 △손톱 뜯기와 수면 중 이갈기 △한 쪽으로 턱 괴기 등 다양한 나쁜 습관들을 확인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는 이런 나쁜 습관들이 장기간 누적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턱관절 장애는 나쁜 습관으로 인한 근골격계적 요인 이외에도 여러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직 발생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타 질환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들도 증가하고 있다. 


□ 손가락 이용 간단한 턱관절 질환 자가 검진법

① 양쪽 새끼 손가락을 각각 귓속에 넣고 입을 크게 벌렸다가 다물어본다.

그 때마다 새끼 손가락 끝이 조이는 느낌이 든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② 양쪽 둘째 손가락을 귀 바로 앞에 대고 입을 벌렸다 다물었을 때 통증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③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을 나란히 붙여 세워서 입에 넣어 본다.

손가락 세 개가 잘 들어가지 않은 정도로 입이 벌어지지 않으면 턱관절 이상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여러 질환과 연관성 고려해 치료 임해야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 관절연구소에서 만성 질환과 안이비인후과 질환이 턱관절 장애 유병률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규명해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 관절연구소 송현섭·하인혁 원장 연구팀은 '한국 성인에서의 측두하악 관절 장애와 만성질환, 안이비인후과 질환과의 연관성' 논문을 통해 만성 질환 및 안이비인후과 질환이 턱관절 장애 유병률과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규명해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국민 건강영양조사 제5기(2010∼2012년) 설문에 참여한 2만 5,5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턱관절 장애 증상에 대한 설문에 응답한 만 20세 이상 환자 1만 7,575명을 분석했다. 특히 만성 질환과 안이비인후과 증상, 이비인후과 구강 검사 경험이 없는 집단의 평균값을 1.00으로 설정하고 관련 경험이 있는 집단의 턱관절 장애 유병률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턱관절 장애 증상을 한 번이라도 겪은 사람은 전체 응답자 1만 7,575명 중 2,059명이었다.

또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턱관절 장애 유병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오즈비(odds ratio·집단간 비교를 통해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가 최대 1.51배 높게 나타났다. 질환 별로 살펴보면 △골관절염 1.51배 △우울증 1.51배 △갑상샘 질환 1.49배 △천식 1.46배 △편두통 1.44배로 평균값보다 오즈비 값이 각각 높았다.

안이비인후과 증상을 겪은 사람 중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턱관절 장애 유병률 오즈비 값이 최대 1.97배 높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오즈비 값이 △이명 1.97배 △안구건조증 1.82배 △청력 이상 1.55배 △어지럼증 1.52배 △비염 1.46배 등 순이었다. 턱관절 장애의 증상과 최근 연구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턱관절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여러 질환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다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턱은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고 음식 섭취가 시작되는 중요한 통로다. 그만큼 턱에서 시작된 통증과 장애는 큰 불편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예방을 위해 평소 나쁜 생활 습관을 멀리하고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실천들을 통해 턱관절 장애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겠다. 연구에서도 턱관절 장애는 단순히 턱관절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여러 질환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다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은 "턱관절 장애는 대부분 턱관절 외에 척추 관절과 전신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경추 치료를 함께 하면서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 초기 진료가 시간·번거로움 줄일 수 있어 
턱관절 장애는 침 치료와 한약치료, 추나요법 등의 한방 통합치료로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침 치료를 통해 턱관절의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촉진시킴으로써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한약치료는 손상된 근육과 턱관절 디스크를 회복시켜 관절의 균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정안단'이라는 턱관절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한약을 복용하면 턱관절과 턱 근육의 이상, 주변 조직의 기능 이상, 스트레스 제거에 좋다. 

턱관절 운동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경추와 머리 위치를 추나요법을 통해 조정해주는 것도 좋다. 추나요법은 척추와 턱관절, 경추 주변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어 치료 효과를 더욱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은 "턱관절 장애는 초기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아 치료에 나서면 그만큼 치료 기간과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이 밖에도 예방을 위한 평소 생활 습관의 교정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단단하고 질긴 음식은 피해야 하고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습관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또 혈관 수축과 근육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찜질이나 목욕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정리=김장현기자 usk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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