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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
공지영 작가

딸에게 보내는 삶에 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이 책은 20여개의 간단한 요리법을 딸에게 알려주면서 먹을 것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지친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지난 24일 책의 저자 공지영 씨를 만나 책 속에 담긴 '음식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 작가는 "밥상은 정신상태와 많이 연관돼 있다. 여유가 있을 때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밥상을 차리게 되고 마음이 불편할 때는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들을 찾게 된다"며 "마음이 불편할 때도 정신이 좋았을 때처럼 밥상을 차리면 거꾸로 정신이 맑아 질 수 있으며, 먹는 음식은 곧 나 자신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책과 관련해 인상적이었던 한 독자의 리뷰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 요리법과 함께 딸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
"책 속에는 '남자와 단둘이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조언이 등장한다. 한 독자 분이 자신의 딸이 자주 술을 먹고 들어와 '술 좀 그만마시라'고 잔소리를 했더니 어느 날 딸이 책의 이 부분에 밑줄을 쳐서 보내며 '엄마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지침을 줘'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며 "그 말을 듣고 이 책을 통해 엄마와 딸이 덜 싸우고 소통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모님께 요리에 대한 레시피를 물으면 '대충 감으로 하면 된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듯, 요리든 인생이든 부모님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란 것이 항상 명확하고 또렷한 것만은 아니다. 이에 대해 부모들이 젊은 세대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며 조언하는 것이 좋을지 묻자 공 작가는 "사실상 어른들의 조언 이라는 것이 '이건 하지마라' '거긴 가지마라' 등 자식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만큼만 조언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이 올바로 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에게 나설 때는 나서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른들이 먼저 지혜로운 이야기를 해주지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그런 소통은 안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책에 나오는 요리법 중 반응이 좋았던 메뉴로는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꿀바나나'를 꼽았다.

# 5년만의 신간 '해리'로 다시 인사
그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본 분들로부터 메일을 많이 받았다. 특히 한 남성분이 부인의 생일날 메인 요리를 차리고 디저트로 '꿀바나나'를 만들어 주고는 칭찬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보람을 느꼈다"며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음식보다는 인생 레시피가 좋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해리성 인격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신간 '해리'를 준비 중이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5월 쯤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지영 작가는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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