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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교권 붕괴 실상은 일일이 거론하기도 벅차다. 때문에 교단에서 가슴 따뜻한 사제지간의 모습은 이제 흔한 과거의 일로 치부된다. 아무리 사제지간의 정이 무너지고 인정이 메마른 학교이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교사들이 존재한다. 옥동초 송천숙·진장중 권미경·연암초 김영좌·효정고 신우승 교사가 대표적이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4명의 교사를 통해 사랑주고 존경받는 교사의 길이 무엇인지, 참된 스승의 의미를 새겨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편집자

 

협동·배려의 인성키우는 '학교농장' 이끌어

■  권미경 진장중 교사
 

권미경 진장중 교사는 씨앗돈 만들기와 학교농장 사업을 핵심적으로 이끌어 가는 교육경력 30년 차의 베테랑 교사다.
권미경 진장중 교사는 씨앗돈 만들기와 학교농장 사업을 핵심적으로 이끌어 가는 교육경력 30년 차의 베테랑 교사다.

진장중학교는 '씨앗돈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학교 농장' 사업을 추진,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협동과 배려하는 인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2개  학교 사업을 핵심적으로 이끌어 가는 이는 교육경력 30년 차의 권미경 교사다. 

# 차비아껴 씨앗돈 만들기 프로젝트도
권 교사는 도덕 교사로서 항상 학생들의 바른 인성과 건전한 사고 함양을 위한 방법을 고민 하던 중 '씨앗돈 만들기 프로젝트'를 맡았다. 진장중의 '씨앗돈 만들기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걸어서 등교하여 아낀 교통비를 저축해 그야말로 미래를 대비하는 '씨앗돈'을 만드는 주요 학교 활동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북구청 지원 사업에 직접 응모(390만원 예산 지원)해 '학교 농장'을 주도했다. 학교 농장은 학교 내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가꾸는 텃밭을 조성해 그곳에 다양한 농작물을 키우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협동, 배려의 중요성을 키우고자 추진됐다. 

# 농장 도우미로 노인일자리 창출
나아가 권 교사는 '대한노인회'와 연대해 학교 농장을 도와 줄 어르신을 모시면서 노인 일자리도 창출하고, 어르신과 함께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노인 공경'과 '바른 예절'을 동시에 익히는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착한 학교 사업의 전형을 만들었다.

권 교사는 "진장중은 원룸 밀집 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학생 거주지도 아파트 상가 밀집 지역이라 학생들이 삭막한 건물 속에 갇혀 지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등굣길에 꽃을 가꾸며 사춘기 소년 소녀의 심성을 꽃처럼 순화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수학 만들기 프로젝트 학습 주도

■ 송천숙 옥동초 교사
 

송천숙 옥동초 교사는 학생이 대부분 싫어하는 수학을 교구와 공학도구, 체험활동 등으로 재구성하여 수학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원리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송천숙 옥동초 교사는 학생이 대부분 싫어하는 수학을 교구와 공학도구, 체험활동 등으로 재구성하여 수학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원리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풀꽃처럼 싱그럽게, 들꽃처럼 향기롭게!' 자연을 닮아 '나답게, 우리답게'
어울려 살아가는 아이들이 우선이라는 송천숙 옥동초 교사는 오늘도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 교구·체험으로 재구성 흥미 유도
올해로 27번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송 교사는 학생들이 대부분 싫어하는 수학을 교구와 공학도구, 재미있는 체험활동 등으로 재구성하여 수학에 흥미를 갖고 스스로 원리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 학습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또한 MathTree 수학동아리 및 학급 학생들과 함께 매년 교내 수학축제와 과학관에서 실시하는 수학상상놀이터에서 수학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 봉사활동 앞장서자 아이들도 동참
교직 생활 중 가장 행복했었던 경험으로 2002년 6학년 담임을 맡아 뇌전증과 비만,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자신의 배설 처리조차 어려워 교실에서 냄새를 풍기고 차별 받던 학생과 함께 했을 때라고 송 교사는 회상했다. 학기 초 송교사가 매일 솔선하여 위생처리를 도와주고 학교 측에 협조를 구하여 샤워시설 및 의복 지원을 하도록 하였더니 학생들이 스스로 교사와 함께 친구를 지원하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어려움이 많았던 그 학생은 현재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으며, 그 때 그 반 학생 중 2명은 초등교사가 되어 송교사와 함께 울산에서 근무하고 있다. 

송교사의 봉사활동은 혼자가 아니라 아이들과의 협업이다. 송교사는 학생들이 조용히 다가와 " 선생님 덕분에 수학이 재밌어요", "학교 생활이 즐거워요"라는 말들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행복한 꿈꾸는 아이들 교실 운영

■ 김영좌 연암초 교사
 

김영좌 연암초 교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6년 동안 다양한 악기를 경험하고 연주할 수 있도록  1인 1악기 교육을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기획, 운영한다.
김영좌 연암초 교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6년 동안 다양한 악기를 경험하고 연주할 수 있도록 1인 1악기 교육을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기획, 운영한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스승의 날을 맞아 김영좌 연암초 교사가 아이들에게 노래로 메시지를 전했다. 항상 아이들이 꿈꾸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음악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선생님의 마음이 담긴 노래이다. 김 교사의 교실에는 언제나 악기 소리와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늘 음악을 가까이 하는 선생님 교실 아이들의 표정에는 행복이 묻어있다.

# 1인 1악기로 6년간 다양한 경험
김 교사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6년 동안 다양한 악기를 경험하고 연주할 수 있도록 1인 1악기 교육을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기획했다. 현재 연암초는 1,2학년-소고와 리듬악기, 3,4학년-오카리나와 리코더 합주, 5,6학년-단소와 소금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기 위해 동요도 만들었다. 손을 잡으면, 소중한 만남, 나만의 별, 내 마음의 봄꽃, 보물찾기, 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 등이 여러 동요대회에서 수상했다. 이 중에서 '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는 현재 2015개정 음악 교과서 두 군데에 수록됐다. 

# 아이들 눈높이 맞춘 동요 작곡도
평소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노래를 보급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던 선생님은 새로 개교한 중산초 교가도 작곡했다. 중산초 교장이 작사한 곡으로 아이들의 음역에 맞고 곡이 밝고 아름다워서 중산초 학생들이 교가 부르기를 무척 좋아한다는 전언이다. 

김 교사는 "우리 반 아이들이 나를 만난 시간동안 내내 행복하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순간에 음악이 함께 한다면 더욱 따뜻하겠지요.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 행복한 교실 풍경과 아름다운 음악이 함께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다 


 

구석진 공간마다 갤러리 만든 '미다스의 손'
■ 신우승 효정교 교사
 

신우승 효정고 교사는 2014년 '복도 갤러리'를 시작으로 학교 구석진 일탈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벽벽 갤러리'에 수업 결과물을 전시하는 등의 미술교육으로 학생과의 담을 없애고 있다.
신우승 효정고 교사는 2014년 '복도 갤러리'를 시작으로 학교 구석진 일탈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벽벽 갤러리'에 수업 결과물을 전시하는 등의 미술교육으로 학생과의 담을 없애고 있다.

효정고등학교는 현대자동차 제3시트공장 뒤에 위치해 여러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어 어떻게 이런 곳에 학교가 생겼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곳이다. 하지만 아침 일찍 등교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고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인 교사들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수업결과물 게시로 문화공간 변모
신우승 교사는 특히 독보적인 존재다.  2014년 '복도 갤러리'를 시작으로 2016년 '모퉁이 갤러리'를 만들어 학교의 구석진 일탈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었고, 2016년~2017년까지 '벽벽 갤러리'라 해서 학교벽에 다양한 재활용 현수막을 활용한 수업 결과물을 전시했다. 2017년에는 미술실환경개선 사업을 신청하여 낙후된 미술실을 전시실로 개선하여 전시 및 감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미술동아리 학생들의 책쓰기 활동을 지도하여 미술 감상에 관한 책을 제작 우수동아리로 선정되어 교육감상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울산을 주제로 한 컬러링북 'THE SECRET OF ULSAN'을 현대차의 후원을 받아 정식 출판하며 온 오프라인의 서점에서 정식 판매를 하기도 했다. 책 판매 수익금 전액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울산대학교 병원 소아암환우들에게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 울산 주제 컬러링북 정식 출판도
2017년에는 독도를 주제로 독도컬러링북을 제작하여 학생들이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효정고는 그동안 대외적으로 북구의 공부 못하는 학교, 불량한 학교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전현직 교장선생님들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학교라고 그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교사로서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미술 수업을 주도하는 신 교사가 존재한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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