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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4년 임기를 시작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울산교육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해 향후 교육 정책의 운영 방향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지난 1일 4년 임기를 시작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울산교육의 자긍심을 되찾기 위해 향후 교육 정책의 운영 방향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울산 시민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교육감부터 먼저 달라지라고 주문했다. 저부터 먼저 청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차별없는 교육,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희망했다. 그리고 교실 수업을 바꾸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울산교육의 자긍심을 되찾으라고 명령했다"
울산의 첫 진보교육감으로서 7월 1일 4년 임기를 시작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6·13지방선거에서 울산 시민의 선택을 받은 것에 대해 이렇게 의미부여하며, 향후 울산교육 정책의 운영 방향과 각오를 밝혔다.

스스로 배움 찾아가는 교육으로 전환
교실 수업 중심 업무와 행정조직 개편
신뢰도·청렴도 회복 행정 투명성 강조
복지예산 10% 증액 교육복지 1위 각오


노 교육감은 "울산 시민이 선택한 이번 교육혁신은 우리 모두의 절절한 고백이다"며 "'다 알고 있었지만 혼자만 이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두려웠다' '이제 다른 길로 같이 가보자'는 용기 있는 선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일구어나갈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마디로 학생들의 삶을 가꾸는 교육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 교육감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을 지원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을 찾아가는 교육으로 질적 변화를 이뤄내는 방향으로 모든 교육 행정과 정책이 수립되고 운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노 교육감 체제에서는 학교는 교육 본연의 역할을 우선하며, 교실 수업 중심으로 업무와 행정조직은 새롭게 편성될 예정이다. 실적을 쌓기 위해 만들어진 일은 최소화 되고 교육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노 교육감은 "울산교육의 혁신을 위해서는 교사·학생·학교가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이라며 "교육혁신을 꿈꾸고 연구하며 고민하는 현장의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또 교육의 변화를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들과 함께 하면서 울산교육 변화와 성장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한 바닥 수준으로 인식되는 울산시교육청의 신뢰도와 청렴도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노 교육감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공직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시민감사위원회, 공익제보센터 설치, 내부고발자 보호, 정보공개 강화 등 청렴과 투명 행정을 내세운다.
노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 비리로 추락한 울산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저에게부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 비리 혐의로 기소된다면 스스로 직무를 정지하고,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는다면 즉시 교육감직을 사임하겠다"고 했다.
교육복지 확대에 대한 철학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복지는 예산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의 문제라는 가치관에서다.


울산시교육청의 복지 예산 중 10% 정도 증액하고, 낭비성 예산을 절감하는 등 예산 우선 순위를 조정하면 자신이 추구하는 복지 예산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무상급식 등의 복지는 지자체와의 협치가 필수적인 만큼 시청 구·군 및 시의회 등과의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시민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 교육감은 "학부모 부담경비 전국 1위인 부끄러운 지표를 대폭 개선해 교육복지 1위 울산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노 교육감은 득표율이 37.72%로 당선된 울산의 첫 진보교육감으로서 4년 동안 62%에 달하는 보수 지지층을 어떻게 안고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다.
노 교육감은 많은 분이 우려하는 부분 역시 잘 알고 있고 우려와 기대 모두 가슴에 품고 교육감직을 수행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급격한 정책변화로 인해 교육계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울산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 모든 정책에는 이해당사자가 있다. 정책시행에 앞서 소통을 우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교육감은 마지막으로 "울산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시민의 요구를 받아 안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울산교육의 혁신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 일문일답

-울산 첫 진보 교육감이다. 기존 교육과 어떤 면에서 차이를 둘 것인가.

 △ 울산교육의 대전환을 원하는 시민의 강렬한 바람이 진보교육감을 탄생시켰다. 한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아이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일구어 나갈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란 슬로건에 맞춰 점수와 등수로만 평가받는 과거형 학교가 아니라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학교를 만들어 가겠다. 1%의 학생을 위해 모든 학생이 희생하는 학교가 아닌 모두가 더불어 지내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 이러한 의지의 표현으로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 학부모가 보내고 싶은 학교를 만들 것이다.
 
-고등학교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 확대 공약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 계획은.
△ 초·중학생의 수학여행비와 중학교 신입생의 교복비를 지원하고 초등학교의 학습준비물 지원액을 두 배로 늘려 무상교육의 영역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공약했다. 취임하면 시교육청이 벌이는 전시성 정책사업을 정리하거나 재정비할 생각이다. 정책사업 예산을 검토하고 살펴보면 충분히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지자체의 협조가 없어도 교육복지 확대는 시대적 요구인 만큼 자체 재원을 모아서 추진하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울산시장을 비롯해 구·군 단체장 모두 공약에 교육복지 확대를 담았다. 때문에 지방정부 분담금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혹시라도 어려움이 있다면 이 역시 잘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새로운 단체장들께서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외고와 자사고 같은 서열형 교육 시스템은 지양하고 울산형 혁신학교는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 울산외고와 현대청운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만, 학부모나 학생 등과의 소통이 우선돼야 한다. 예술고, 스포츠고 등과 비교하면 외고와 자사고는 그 역할이 다소 변질한 측면이 있다. 이들학교의 재지정 시점에는 엄격히 평가해 지속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현재 7개교가 운영 중인 혁신학교를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혁신학교는 무엇보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만족도는 일반학교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에 적합한 학교 모델이 아닌가 한다.
 
-전임 교육감의 비위로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월한 울산교육을 살릴 방안은.

△ 각종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누구든지 '원스트라이크아웃' 시키겠다. 나부터 비리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하고 1심에서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선고를 받으면 사임하는 '교육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천하겠다.
 교육계의 비리는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피해로 이어진다. 교육부패를 청산하기 위해 교육감에게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교육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무너진 울산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불신과 외면의 늪에서 울산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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