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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는 울산시(울주군)와 경남(양산·밀양시), 경북(경주시·청도군)등 영남권 3개 광역시·도와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높이 1,000m 이상의 9개 산군으로 이루어져있다. 산의 아름다움이 유럽의 알프스와 풍광이 버금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봉인 가지산(1,240m)을 기점으로 동서로 갈라져 있다. 동으로는 낙동정맥이 이어지는 능동산에서 허리를 틀어 배내고개,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으로 이어지고, 영축산에서는 시살등, 한피고개, 오룡산, 염수봉 등 영축지맥을 이루며 양산방면으로 흘러든다. 다른 한 갈래는 천황산과 재약산, 향로산으로 이어지며 태극모양을 이루고, 서쪽으로는 아랫재로 내려와 운문산, 범봉, 팔풍재, 억산, 구만산, 육화산 등 청도방면의 운문지맥을 이루며 밀양 단층으로 흘러 영남알프스를 이루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면적은 지리산의 절반정도인 250㎢로 통도사를 비롯한 운문사, 표충사, 석남사 등 많은 부속암자들을 품고 있다. 산정에는 신불산공룡능선과 간월산공룡능선이 있어 등산의 짜릿함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으며, 아리랑릿지, 쓰리랑릿지, 에베로릿지, 탈리반릿지, 백운릿지 등은 바위 타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가을이면 곳곳의 황금빛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재약산 고사리분교 옛터에서 천황산 일원의 125만평의 억새군락지는 전국에서 최고로 손꼽는다.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도 많이 있다. 학심이계곡을 비롯한 심심이골, 쇠점골 등이 있으며, 천황산에서 발원해 밀양댐으로 흘러드는 배내천은 그 길이만 80여리에 이른다. 폭포는 여름철에는 장엄한 물줄기를 바라만 보는 것으로 힐링을 느낄 수 있으며, 겨울철에는 아름다운 빙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산악관광을 위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가 울산시민들뿐만 아니라 산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도 찬반 논란이 되고 있다. 자연과 친화적이고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산악 관광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어 영남알프스를 1박2일, 2박3일 일정으로 머물 수 있도록 해 한국 산악관광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얼마 전 일본의 북알프스라 불리는 알핀루트와 중국의 차마고도 산악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해발 1,000m이상 지형을 버스로 이동했고 버스 운행이 어려운 곳은 엘리베이터를 이용, 산정에 올라 산악관광의 진수를 느꼈다. 영남알프스에 케이블카 설치를 차치(遮止) 하더라도 기존 설치되어있는 도로를 개보수해 산악용 셔틀버스 운행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와 연계해 신불산 국립자연휴양림내에 운행 중인 모노레일과 병행한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제안 해본다.   

영남알프스를 산악관광을 활성화하려면 정상부근에 산장형태의 숙박시설 확충과 산림체험시설이 갖추어져야한다. 숲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남알프스를 찾는 탐방객을 위한 산악자원 안내와 홍보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등 간편 숙박시설을 입주시키고 산악레포츠를 위한 각종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강원도 원주 소금산에 설치한 국내 최장 출렁다리(높이 100m, 길이 200m 폭 1.5m)는 개장 117일 만에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영남알프스에도 소금산의 출렁다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신불산 공룡능선에서 간월산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출렁다리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울주산악영화제에 참석한 세계적 산악 원로인 릭 리지웨이(Rick Ridgeway)는 "케이블카는 더 많은 사람을 산에 오르게 하고, 즐기려던 산을 파괴할 것이다. 산책로나 등반길 등은 사람들이 두발로 직접 찾아가야 하고, 산은 최대한 야생상태로 유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야생이 주는 마법을 느끼고 자연이 주는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반면,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는 "등반과 관광은 구분 지어져야 하고 케이블카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케이블카 관광은 등반과 확연히 다르다. 관광객이 이용하는 것이지 산악인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개발 한다면 작은 부분만 활용해야 한다"는 화두를 남기고 떠났다. 이 두 원로 산악인들조차 엇갈리는 논리를 슬기롭게 풀어갈 울산시장과 울주군수의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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