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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사진은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기로 했던 역세권 전경.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사진은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기로 했던 역세권 전경.

KTX울산역세권 개발 핵심인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아파트, 상가 등 주변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지역 발전을 기대하던 서울주 주민들의 반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복합환승센터가 대형 개발 호재에서 지역 경제를 침체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 모텔만 무성…도시 이미지 악영향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는 사업자인 롯데울산개발이 지난 2015년 6월 울산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총 사업비 2,519억 원, 부지 7만 5,480㎡(연면적 17만 9,191㎡)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다. 3,135면 규모의 주차장뿐 아니라 아웃렛, 영화관, 쇼핑몰 등도 계획에 포함됐다.

복합환승센터는 울주군 서부권개발 촉진과 동시에 동남권 광역교통중심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롯데 측은 지난 6월 경제여건 변화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개발 계획을 수정하겠다고 시에 밝혔고, 현재 사업 진행은 멈췄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8일 지역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KTX울산역 주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 데는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TX울산역이 지역 거점 교통 중심지가 될 뿐 아니라 영화관,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서 인근 주거지 생활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울산의 신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3,000여 세대의 아파트, 오피스텔과 상가 등이 들어섰다. 또 부가적으로 주변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근 토지에 대한 투자도 이뤄졌다. 하지만 롯데 측의 복합환승센터 재검토가 알려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도 전면 중단됐다.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가 최근 3억 원가량인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 1억 4,000~5,000만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2억 4,000만 원짜리 오피스텔 전세는 분양가 절반 이하인 1억 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집은 내놓기만 할 뿐 실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사업 재개 불투명 부동산 거래 실종
상가는 더 심각하다. 복합환승센터 개발 계획에 맞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상가 분양 문의가 뚝 끊겼다. 건물을 짓기 위해 대출까지 받은 건물주가 대부분인데, 월세를 120만 원에서 80만 원까지 내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월세를 더 낮추면 대출 이자 감당도 어려워 건물주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입주와 복합환승센터로 인해 유동인구가 많이 생겨야 상권도 활성화된다"며 "그러나 복합환승센터가 중단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주변 부동산 경기는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 KTX울산역 인근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시민들도 난감한 입장이다. 북구에 사는 장모(32)씨는 "내년 1월에 입주인데 개인 사정으로 3개월 전에 분양권을 내놨다. 하지만 복합환승센터 무산 소식 이후 한 건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최근에 인근의 다른 아파트의 분양권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언양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 주민들 "공식 무산땐 대규모 집회"
지역 개발을 기대했던 서울주지역 민심도 싸늘해지고 있다. 서울주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과 군수가 뽑혔는데 복합환승센터·케이블카 등 주민 기대가 높았던 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강력하게 대책 요구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단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반반이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협의회 차원에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군 등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만약 사업이 공식적으로 무산된다면 대규모 집회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사업 지연으로 인한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현재 KTX울산역 인근에는 7개의 모텔만 완공돼 영업 중이다. 개발 지연이 장기화되면 모텔이 관광객이나 방문자들에게 울산의 첫 이미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KTX울산역 인근의 불법주정차 강력 단속 논란 또한 지속될 수밖에 없다.  군은 지난 4월부터 유예하던 주말(토·일)과 휴일 불법 주정차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한 단속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차공간 부족은 복합환승센터에 3,000면이 넘는 주차장이 들어서면 해결될 문제였다. 대형 호재가 오히려 지역의 악재로 바뀌고 있지만 사업이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시 관계자는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서 접수 후 관련 행정절차가 1년 6개월이 걸렸지만 최대한 단축하면 1년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롯데에서 언제 개발계획서가 접수될지 장담할 수 없다. 현재로는 사업을 조속 추진해 달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롯데에 전달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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