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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의 최대 이슈는 국어 31번 문항이다. 지난 15일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가채점도 마무리 되고 있지만 '국어영역' 31번 문항의 역대급 난이도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공부의 신'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는 '불국어(어려운 국어)'라 불리는 이번 수능 국어 영역에 대해 "실제로 풀어보니 멘탈(정신)이 완전히 나갔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9월 모의평가에서 97점이 (국어 1등급)컷이었는데 (이번 수능에선) 85점으로 10점 가까이 떨어졌다는 걸 보고 진짜 (여러분이)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첫 시험에서 첫 과목 멘탈이 나가면 그 다음 과목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도대체 국어영역 31번 문항이 어떻길래 이런 반응이 나올까. 무엇보다 학생들은 지문에서 설명하는 내용 자체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어 31번은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개념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잘못 이해한 선택지를 고르라는 문제였다.

이 문제는 지문에서 "구는 무한히 작은 부피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부피 요소들이 빈틈없이 한 겹으로 배열되어 구 껍질을 이루고, 그런 구 껍질들이 구의 중심 O 주위에 반지름을 달리하며 양파처럼 겹겹이 싸여 구를 이룬다. 이때 부피 요소는 그것의 부피와 일도를 곱한 값을 질량으로 갖는 질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만유인력은 "두 '질점'이 서로 당기는 힘으로, 그 크기는 두 질점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설명돼 있다. 특히 지문에서는 구 껍질의 모든 부피요소(질점)에서 구 바깥의 물체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구 껍질 안의 중심에 있는 질점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이 같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지문에 다섯가지 보기 중 하나를 선택하는 오지선다 문제인데, 정답은 2번이었다. 2번 보기는 "② 태양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지구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지구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태양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이었다.  뉴턴의 만유인력은 앞서 지문에 나온 것처럼 두 물체가 서로 당기는 힘으로 '두 질점(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야 한다. 또한 한 물체(A)가 다른 물체(B)를 당기는 힘과 다른 물체가 한 물체를 당기는 힘이 같아야 한다. 이것은 뉴턴 3법칙인 작용-반작용 법칙이다. 그러므로 보기 2번은 '질량 m×지구전체 질량'과 '질량 m×태양 전체 질량'이 같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틀렸다. 지구 전체 질량과 태양 전체 질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답이 2번이다.

문제는 이 문항을 두고 과연 국어영역의 지문 해석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로 타당한가였다. 일반적으로 매 수능마다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변별력을 갖춘 문제들이 등장한다. 어떤 시인은 자신의 시가 수능 문제로 나와 한번 풀어봤는데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고3 학생은 "이번 수능 문제는 거의 괴물 수준"이라며 "정시로 가려는 친구들,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친구들 모두 삶을 잃은 표정이다"고 비난했다. 어째든 불수능 논란 때문에 대입제도 자체가 논란거리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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