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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겨울진객 떼까마귀가 돌아왔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이제 떼까마귄의 겨울 안식처다. 울산에서는 겨울 진객 떼까마귀 군무를 관찰하고, 태화강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행사가 해마다 열린다. '시민과 함께하는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 달빛기행'이다. 태화강 생태해설사 10명과 울산학춤 창시자이자 조류생태 전문가인 김성수 박사가 동행해 울산 떼까마귀와 태화강 생태에 대해 설명해준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오늘 오후 5시까지 삼호교 야외 상설무대로 모이면 된다.

울산에 떼까마귀가 운집하는 것은 생태환경의 변화와 직결된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서식에 적합한 자연 생태환경을 선호한다. 특히 월동 철새의 떼까마귀는 맑은 공기, 따뜻한 기온, 충분한 먹이,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잠자리 등 좋은 서식환경을 선택해서 찾아가기 때문에 울산은 그야말로 건강한 생태환경이 확인된 셈이다.

울산에 떼까마귀가 겨울진객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바로 흉조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까마귀의 대표적인 오해가 검은 깃이 풍기는 부정의 이미지와  혐오감이다. 이같은 이미지는 검은색이 가진 죽음의 상징성에서 비롯됐다. 여기다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사람에 따라 좋지 않은 소리로 들릴 수 있다. 까마귀의 종류는 몸집으로 구분이 가능하지만 부리의 크기와 모양으로도 가능하다. 큰부리까마귀는 부리가 크고 두툼하며, 머리에서 부리까지 급경사를 이루어 외관상 확실하게 식별된다. 까마귀의 부리는 크며 두툼하나 큰부리까마귀에 비해 작으며, 또한 머리에서 부리까지 급경사를 이루지도 않는다. 울산에서 겨울을 보내는 떼까마귀와 갈가마귀는 체구가 작으며, 부리도 작다. 부리의 생김새도 낙곡을 집어먹거나, 땅을 파서 벌레 유충, 지렁이, 논고동, 달팽이 등을 먹는다.

까마귀는 일반적인 이미지와 달리 매우 영리한 새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캐나다 맥길대학 과학자들은 새들의 지능지수(IQ)를 측정했는데, 까마귓과 새들의 IQ가 가장 높았고, 매·왜가리·딱따구리 등이 뒤를 이었다. 까마귀가 지능이 높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졌던 것 같다. 이솝 우화에는 물병의 물을 마시기 위해 돌을 물어다 넣은 까마귀가 등장한다. 실제로 2009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이 떼까마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까마귀들은 부리가 닿지 않은 얕은 물에 떠 있는 벌레를 먹기 위해 돌을 물병에 넣은 행동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까마귀가 자동차를 호두 까기 기계로 이용한다. 호두를 도로 위에 떨어뜨려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호두를 부서뜨려 주워 먹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에 대해 신성시한 전통이 있다. 고구려 문양인 삼족오(三足烏)는 태양의 정기가 뭉쳐서 생긴 신비한 새로도 알려졌다. 한 해 운세를 보는 데 까마귀를 사용한 예도 있다. 아랍인은 까마귀를 '예언의 아버지'라 부르며 오른쪽으로 나는 것을 길조(吉鳥), 왼쪽으로 나는 것을 흉조(凶鳥)로 믿었다. 북태평양과 시베리아 등 북방 지역에서는 까마귀를 신화적 존재로 여겼다. 이 때문에 북방 민족의 신화나 전설 속에는 까마귀가 언제나 신적 존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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