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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일을 냈다.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 FIFA 주관 축구대회 결승진출이 이뤄졌다. 우승은 보너스지만 결승 진출 자체로 한국축구는 이미 벽을 넘어섰다. 이 모든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겁 없는 도전이 만든 새로운 역사다. 밀레니얼 세대는 미국의 사회학자 닐 하우,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1991년 출간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다. 이들의 특징은 흔히 개인주의로 오인돼고 있지만 사실은 일반화된 개인주의적 성향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무엇보다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익숙한 세대다. 특히 전 연령대와 비교할 때 정보통신 기술과 근접한 환경에서 자랐고 대학진학 비율도 월등히 높은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세데들이 특별한 경험치를 가지고 있다. 바로 IMF의 영향권에 있었던 세대라는 특징이다. IMF 세대의 특징답게 부모의 경제적 고통을 간접적으로 겪었고 스스로도 학비 등의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거나 경험하고 있기에 결혼과 출산 문제에서 기성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내 집 마련이나 결혼 출산 보다는 자가용이나 부동산 임대에 관심이 많으며 명품 브랜드에 대해서도 다른 세대보다 관심이 덜하다. 밀레니얼 세대에 연령 기간을 설정한 것은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다. 퓨 리서치는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로 규정했다. 이는 노동인구층 등 사회경제적 변별점을 고려한 것이다. 퓨 리서치는 올해 미국 밀레니얼 세대 인구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밀레니얼 세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세계 노동인구의 35%를 차지하는 2020년을 '밀레니얼 모먼트'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축구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과거의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고통을 감내하는 강압적 훈련에서 벗어나 지도자와 선수간의 수평적 소통이 가능해졌고 압박감보다는 재미를 동반한 즐기는 축구로 담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바로 그 감독 역시 앞선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지도자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대한민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4강 신화를 36년 만에 넘어서 이 대회 사상 최고 성적이다. 이제 이들은 이번 주말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벌인다. 사상 첫 FIFA 주관 남자대회 우승과 함께 아시아 국가 최초 우승에 도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거침없는 하이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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