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움에 대한 갈증, 교사라는 직업은 끊임없이 타인을 가르쳐야 하는 일임에, 더 나은 교수법를 위해 배움에 대한 갈증 또한 지니고 있는 것은 어쩌면 사필귀정인지도 모른다. 지난 5월 25, 26일, 6월 1, 2일에 2019년 수업 공감 직무연수가 있었다. 평소에 듣고 싶었던 거꾸로 수업 연수가 5월 25일~26일에 양일간이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 중 몇 명에게 같이 연수를 듣자고 했더니 주말이라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토, 일을 반납하고 연수를 듣는다는 것이 가정이 있는 주부교사에게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나 또한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을 둔 주부인지라 토요일만 연수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웬걸, 9시부터 시작한 연수에 참여하고 10분 만에 아 정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아니 정확하게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연수는 중앙고 과학실에서 이루어졌는데 첫 수업부터 교실에서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이스브레이킹 연수가 시작되었다. 이어서 QR코드 어플을 통해 학습지 만들고, 학생들이 교실 곳곳에 숨겨진 QR코드를 찾아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다. 학생들이 직접 수동적으로 교사가 주는 지식을 주입식으로 얻어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활동적으로 교실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하듯 찾아가는 수업이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얻을 수 없는 지식을 직접 활동에 참여하면서 찾아가는 방식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호기심을 충족해 가는 과정에서 2015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6C가 저절로 형성되는 느낌이었다. 협업과 배려, 소통, 공감을 통해 혼자서만 얻는 천편일률적인 지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얻을 수 있는 '이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의미심장한' 시간이었다.


두 번째 연수는 경력이 많은 연구회 회장 선생님 연수로 거꾸로 교실 수업 방식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구체적인 학생참여중심 수업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PPT 내용과 직캠을 이용한 학생들의 간단한 사전 이해를 통한 수업 진행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이어서 4분할 활동과, 각종 수업 자료들이 힘들게 만든 만큼 나누고 공개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쏟아지듯이 연수생들에게 거침없이 공개됐다.


그동안 거꾸로 교실 교재에서 봤지만 실제로 시현해 보지 않아서 실제 수업에 접목하기가 어려웠던 다양한 학생참여주심 수업 방법들을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색다른 시간이었다. OX 피라드미 문제 풀기, 클래스 카드를 이용한 퀴즈 배틀 만들기, 뱅글북 만들기, 카훗 프로그램을 활용한 퀴즈 풀기, 원카드 게임을 활용한 재미있는 문제 풀이 방법 등등 연수하시는 선생님들의 무수한 창의적인 수업 방식과 아이디어의 제공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하나라도 더 배워가야겠다는 열정이 마구 샘솟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연수 방식이 교사들이 직접 학생들처럼 참여하고 수업을 실험해 보면서 시현해 볼 수 있도록  학생들처럼 연수받는 교사들끼리 모둠으로 구성됐던 점이다. 실제로 교과별로 모둠원이 구성되면서 각 교과의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시로 토의하게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하브루타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며 하나의 문제에 대해 심취하는 순간이었다. 서로 다른 학교에서 온 교사들이 서로 다른 학교의 실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생참여중심 교육의 시현자가 된 듯 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보람과 배움에 대한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학교에서 때로는 '교사'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교사'라는 이름에서 얼마나 독단적으로 '앎을 주입하려고만 했던가?' 라는 반성도 들었다. 정작 경력이 한 해 두해 쌓이면서 끊임없이 더 배우고, 더 교재연구를 해야 하는데 그동안 나 자신이 얼마나 안이하게 살아왔던가를 되돌아보게 됐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연수를 들으면서 1일 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학생들의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는 순간들이었다. 연수 중간에 설명하시는 선생님의 강의보다 모둠에 참여하면서 모둠게임을 하고, 모둠 활동하는 시간이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다가섰으니 말이다. 학생들도 그럴 터이다. 교사가 10분 동안 내뱉는 강의보다 학생들이 직접 활동하는 그 10분이 더 짧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학생참여중심 수업은 학생들의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가고, 활동하며 함께 생각하고 결과를 만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그저 몸소 숟가락질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소중한 주말과 맞바꾼 8시간의 2019 수업공감 직무 연수는 연수를 해주시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나눔에 녹아들어가 그 속에서 참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가 무엇인가를 느끼게 했다. 어느덧 선배교사로서 수업이 익숙해지고, 업무가 익숙해졌지만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물음표를 채워주던 값진 수업.


변화 없는 수업에 대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포부를 심어준 연수였기에 2020년 또다른 수업 공감 직무연수는 또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더 많은 선생님들이 이러한 생동감이 있는 연수에 참여하여 번뜩이는 수업아이디어를 얻고 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고 '치르치르'의 곁에 있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의 순간은 지금 이 순간 '자신'으로 인해 현재진행형으로 변화될 테니.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