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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두 시인·소설가
최종두 시인·소설가

우리의 근대사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영향을 미친 두 사람을 들라면 정주영과 이병철을 꼽게 될 것이다.
두 사람은 외모상으로 보아도 풍기는 인상부터가 다를 뿐 아니라, 기업을 경영하는 스타일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가령, 물이 얕은 강에 같은 교량설치 공사를 하더라도 이병철은 먼저 자를 들고 일일이 물 깊이를 알아 본 다음 공사를 시작하지만, 정주영은 우선 당장 발부터 담가본다는 식으로 그런 것들은 무시하고 공사를 한다는 것이 국민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정주영은 그같은 인식은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의 지론을 뚜렷이 밝힌 적이 있었다.
그는 이봐! 해봤어? 하면서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든 반드시 된다는 확신 90%에 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10%로 완벽한 100%를 채우지 안될 수 도 있다는 회의감이나 불안은 단 1%도 끼워넣지 않는다"


또, 사람들은 현대를 "모험하는 기업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대는 모험하는 일은 없다.
현대의 계열기업은 실패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밖에서 볼 때, 현대가 속단하고 모험 하는게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치밀한 계획과 확고한 신념위에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기 때문에 실패를 모르는 것이다.
과연 불굴의 의지와 도전으로 일생을 살면서 이 나라의 경제발전에 몸을 던져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가신 걸출한 인물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오늘은 왜 이 큰 인물 정주영이 살아서 모습을 보이며 사뭇 그립게 하는 것일까? 왜 오늘은 기업을 세심하게 이끌며 한국 최고의 부자로 존경받던 그 호암 이병철이 하늘나라에서 안타깝게 힘빠진 손 사래를 치고 있는것일까?
그것은 일본이 보란 듯 무역보복으로 또 우리에게 침략의 근성을 내보이면서 총성없는 전쟁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 전쟁이 왜 일어났는가?
그들의 침략DNA는 임란이나 진주만을 기습해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사실로 익히 아는 일이지만 그래도 이런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맥놓고 있는 정부와 창업주같이 세심하게 짚고 확인 또 확인하는 일을 팽개쳐버리고 엉뚱한 곳에 눈을 팔며 아까운 시간을 놓쳐버린 삼성그룹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천하가 다 아는 그룹의 총수이다. 삼성은 반도체 기업으로는 단연 세계1위의 왕자다. 이런 기업이 같은 분야의 장비, 재료분야를 등한시하고 지내왔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않는 문제부분이다. 하긴 이유가 있다면 이유랄 수 있는 일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할아버지 이병철이 울산에서 일생일대의 지울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만 단일 요소비료공장으로서는 세계최대인 한국비료를 울산광역시 남구 돗질산자락에 세웠으나 완공후 준공식도 하기전에 불법행위가 들어나 헌납이란 명목으로 군사정부에 뺏겨야했던 그 쓰라린 비극의 전철을 다시 밟으며 날을 세웠지 않는가? 아니 박근혜, 최순실에 엮이면서 말을 사주는 여유는 있어도 기업에 투자할 자금은 없는 듯 몽상에 잠들어 있었지 않았는가?


지난 2년동안 일본이 삼성과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해당기업을 합병 또는 투자에 힘쓰고 있을 때 합병이나 투자는 커녕 5조원을 주주들의 환심 사는 일을 위해 쏟아부었으니 삼성만 난감해진게 아니라 나라가 이렇게 기막힌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 아닌가?
보도에 따르면 지금 삼성그룹은 검찰로부터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부정이 정당화 될 수 있으랴?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여기서 좌절하고 의욕이 꺾여서는 안되리라 여긴다. 나는 안다. 창업주 호암 이병철이 경제인협회 초대회장으로 나라에 이바지한 빛나는 업적들을, 그리고 최종까지 경남 삼천포와 겨룬 울산공업센터 지정의 결정까지 애쓰며 박정희 최고회의의장에게 결정을 내리게 한 건의가 어느정도 였던가를 소상히 알고 있다. 여기서 또한번 감사를 드리면서 이 부회장께 일러두고 싶은 말을 전하려한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시대에도 기라성같은 경제인이 많았었다. 그러나 그중에서 현대그룹의 창업주가 더 훌륭하게 보이는 것은 그가 국가부도를 막는 도전에 감연히 뛰어들어 열사의 나라 불볕아래에서 땀흘리며 일해 마침내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재용 부회장은 어쩌면 기회랄 수 있는 이번 일본으로부터의 무역보복을 계기로 더욱 기술력을 키워 국민의 응원속에 아베의 콧대를 꺾고 한민족의 기개를 높이며 삼성의 깃발이 천하에 누가 감히 감당할 수 없는 깃발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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