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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화시대가 정착된 지도 이미 오래다. 주민은 주권을 가지고 있는 주인이기 때문에 주민이 원하는 주민자치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지극히 당연하다.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해 보면 이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과거 서류발급 등 행정업무만을 위한 공간에서 탈피해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보다 폭넓은 자치기구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문제와 같은 민감한 일도 주민들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등 지역공동체 육성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다시 말해 주민자치센터는 어느덧 고객중심의 소통하는 공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울산시청 본관 시민홀에서 개최된 '2019 울산시 주민자치센터 동아리 경연대회'는 이러한 측면에서 의미가 남달랐다는 생각이다. 울산에는 현재 5개 구·군 56개 주민자치센터에서 문화, 여가, 교육, 복지 등 82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보급하고 구성원들끼리 동질성을 느끼는 계기로 삼기에 더할 나위없어 보인다. 주민자치센터 동아리 경연대회'는 지난 2010년부터 해마다 진행되고 있다. 올해 경연대회도 구·군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총 15개 팀 198명이 참가해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했다. 특히 각 지역 주민들도 함께 동참해 무대 위 공연팀의 선의의 경쟁에 버금가는 열정적인 응원전을 펼쳐 그야말로 주민화합과 소통의 한마당 축제를 연출했다.


우리 남구 삼산동도 주민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자율성을 담아낸 국악가요(인해예술단) 공연을 펼쳐 참여자들의 열화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그 결과 신정2동의 '예술봉사단'(검무)과 함께 우수상까지 받았으니 그 기쁨은 배가 되었다. 또한 구·군별 종합점수에 따라 차등지원되는 주민자치센터 사업비 시상에서도 남구가 종합 1위를 차지해 2,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경사가 겹친 셈이다. 그동안 노력한 결실이 이뤄져 기뻤다. 향후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우리 남구 삼산동에는 뜻깊은 행사가 또 있다. 이달 26일 '소소한 마을 축제'라는 이름으로 삼산웨딩거리에서 '우리 결혼 했어요'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지역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합동 전통혼례식과 함께 전통화장 체험, 전통놀이 한마당, 전통차 시음 등을 비롯해 프리마켓 및 먹거리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행사준비에 남다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 많기에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게 틀림없다. 자치위원들의 사기가 더욱 올랐다는 점은 덤으로 얻는 행복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만족스럽다는 것은 아니다. 풍부한 지역 공동체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위해서는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아직도 지자체에서의 일방적인 운영관행이나 간섭 등이 되풀이 되는 부분이다. 또한 행사를 준비하는 일부만 열심일 뿐 나머지 다수가 외면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는 당초 취지를 벗어나는 일이다. 보다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요구된다 하겠다.


특히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하는 주민자치위원들이 얼마나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한 활동을 심도 있게 전개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겸손한 자세로 각자의 재능을 기부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터이다. 결국 주민자치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써 자원봉사자라는 자세를 가져야만 적극적 활동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자치위의 활동은 지역화합과 공동체 형성의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도 각계각층의 주민대표로서 상호신뢰와 협조의 바탕 위에 지역문제나 주민관심사항에 대해 선도자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역 일에 내가 먼저 앞장선다는 헌신성이 제일 중요한 덕목이 된다는 의미다. 주민들의 문화 역량 강화와 함께 자치위원들의 재능을 활용한 지역사회 봉사 증대, 지역문제 해결의 적극적인 참여와 교류강화 등을 통해 주민이 주인인 따뜻한 행복남구 건설에 우리 주민자치위원회가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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