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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9개국에서 170여 명의 국내·외 음악 관계자가 참가해 6개의 국제 컨퍼런스 및 4개의 아티스트를 위한 세션과 11개의 쇼케이스 공연을 치러낸 에이팜(APaMM,아시아퍼시픽뮤직미팅)이 지난달 22일 북구 정자해변에 위치한 행사장에서 마쳤다. 에이팜이 7회를 치러오면서 올해 두드러진 점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상설 기구로써 에이팜포럼을 출범시킨 것이다. 9개국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에이팜의 아젠다를 논의한 이 자리에서는 참가국 중심으로 '워멕스 인 아시아'를 창설하자는 뜻밖의 제안도 있었다.


워멕스(WOMEX, The World Music Expo)가 어떤 행사인가? 1994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세계 최고의 월드뮤직 박람회로 매년 유럽을 순회 개최하면서 세계 각국의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부스 전시와 쇼케이스, 컨퍼런스, 필름마켓을 통해 페스티벌 이벤트 기획자, 음반사, 배급자,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의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2018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최된 워멕스에는 95개국에서 2,400명(극장 축제 예술감독, 프로그래머 1,030명)이 공식적으로 참가했고, 공식 쇼케이스 33개, 부스 전시 291개로 5일간 개최되었다. 올해는 핀란드 탐페레에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개최된다. 재원은 개최 도시에서 전적으로 부담한다.


개막 1년 전 개최 도시가 정해지는데, 개막 3년을 앞두고 유럽의 도시를 중심으로 공모와 심사가 진행된다. 행사를 통한 입장권과 판권 등 수익도 개최 도시에 귀속되며 관광과 도시 홍보 등 낙수 효과 때문에 각 도시는 유치 경쟁에 뛰어든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또 하나는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워매드(WOMAD)이다. 1982년 시작된 국제 음악축제로 대륙마다 조직위원회를 두고 지역 단위로 월드뮤직 그룹을 초청해 그 지역 무대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호주 애들레이드의 워매드 페스티벌이 유명하다. 이와 맞물려 서울시는 내년 6월 세계 70여 개 도시의 음악 전문가가 참여하는 뮤직시티스컨벤션(MCC) 개최와 함께 워매드 유치를 포함하는 '글로벌 음악도시, 서울' 플랜을 지난 9월 16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5년간(2019~2023) 총 4,818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규모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지만 울산은 이미 2012년 국내 최초의 음악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컨벤션을 가지고 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국내·외 음악 관계자 사이에서는 가장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에이팜 참가 인사들이 그 다음해 서울의 유사 음악전문마켓과 컨퍼런스에 초청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 그 방증이며 쇼케이스에 참가하는 아티스트 사이에 에이팜을 통한 해외 진출 사례가 입증되면서 계속해서 쇼케이스 공모에 문을 두드린다. 아직 제안 단계에 불과하지만, 울산에 본부로 두고 있는 가칭 '워멕스 인 아시아'가 워멕스의 방식대로 아·태와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를 매년 순회 개최한다면 에이팜의 기능과 역할은 현재보다 배가될 것임은 확연하다.


울산을 포함해 에이팜포럼 회원가입 도시는 각자 고유 브랜드의 축제가 있다. 아티스트 풀을 공유하자는 또 다른 제안과 잘 조화를 이룬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제안의 배경이 에이팜을 통해 나왔다는 것은 주관 기관으로써 커다란 자부심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과제도 중요하다. 울산으로 특화된 문화콘텐츠로써 확고한 목표와 아젠다를 확보해야 하며, 다른 도시에서 개최되는 비슷한 음악행사와 차별화되는 정체성을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시민의 관심과 응원도 이끌어내야 하며 성과를 돌려드려야 하는 고민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8년이란 경험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시간이다. 당장 내년을 준비하면서 몇 가지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개최 일정을 3일에서 5일 정도로 늘려 잡고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과 다른 독자적인 일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참가자 확대와 가성비에 가장 효과적인 에이팜 프린지 무대를 마련해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축제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축제 정체성 구성의 중요한 요소인 장소도 2021년 오픈 예정인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이팜의 미래는 울산의 도시 경쟁력과 미래 비전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 최초로 울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음악산업 컨벤션이 MICE 산업 시대의 총아로 뿌리내리도록 더욱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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