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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에 대한 욕구는 국민소득이 상승하면서 당연한 부분이 된 지 오래다. 건강뿐 아니라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활동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생활체육과 같은 능동적 여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삶의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에 정부도 국민의 체육활동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전국적으로 시설 및 환경은 크게 개선됐다.

그런데 울산 동구 남목지역의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남목지역에는 현대중공업이 1990년대부터 지역민들을 위해 운영을 시작한 체육시설인 서부회관과 동부회관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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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서부패밀리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서부회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상가와 학원, 헬스장, 수영장 등을 갖춰 주민들에게 생활체육 인프라를 제공했다. 동부회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수영장, 목욕탕, 헬스장과 에어로빅장을 운영했다. 5만8,000여 명의 남목일대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체육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장소였고, 시설마다 하루 이용객은 수백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조선업 위기가 계속되면서 이 두 곳의 시설은 현재 문을 닫았다. 현대중공업에서 한마음회관과 현대예술관을 제외한 문화·체육시설을 매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서부회관의 경우 지난 2016년 6월 건물 전체가 현대백화점 측으로 매각됐다. 매각된 이후 현대중공업이 수영장과 헬스장 등을 1년간 운영했지만, 결국 영업적자를 이유로 2017년 7월부터 모든 운영이 중단됐다.

동부회관의 경우 민간업체인 ㈜아트플러스에서 인수를 했지만 전기요금 미납, 직원 월급 체불 등 경영난으로 지난 7월부터 5개월가량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에는 동부회관에 대한 경매 절차까지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운영재개는 어려운 모양새다.

이에 주민들은 대책마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 스스로 공공체육시설로 전환하라는 서명 운동을 시작해 울산시, 시민신문고위원회, 국회의원실 등을 방문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동구청에서 동부회관을 운영하라는 것이다. 민간업체에서 다시 운영한다 해도 회사 내부 문제로 언제든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지역 정치인과 주민들은 울산시에서 동부회관을 매입하고 동구청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줄기차게 건의했고, 울산시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운영 재개의 희망이 보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제는 동구청이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차례다.

행정이 어떤 자세를 가지느냐에 따라 하고자하는 일의 성패가 달라진다. 언론, 시민단체 등 사회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을 주문하는 이유다. 동부회관 운영 중단은 지역 주민들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혔다. 하루아침에 삶의 한 부분을 잃은 것인 만큼 동구청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회복시켜주어야 한다. 정부, 울산시에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주도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

이 문제뿐만 아니라 동구의 미래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지역 체육시설 인프라 확충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현재 울산시가 지역 5개 구군에서 운영하는 공공문화체육시설 숫자는 동구가 가장 적은 게 현실이다.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남목2동 서부아파트 일원에 다시 2,78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건설이 추진 중이다. 수년째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남목체육센터가 이제는 현실화 되어야 할 시점이다. 동구의 상황이 어려운 만큼 주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사업의 명분도 충분하다.
남목지역 주민들은 수년째 이어진 경기불황에 생활체육 인프라가 없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 소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앞으로는 동구청이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주민들의 이 같은 아픔을 달래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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