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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는 어린아이들의 유치가 빠지면 새 이를 준다고 믿는 민속의 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하는 설날 노랫말에서 까치가 까치설의 원형으로 나타난다. 

까치는 새와 색깔 두 가지 개념으로 사용된다. 조류인 까치의 한자어는 작(鵲)·비박조(飛駁鳥)·희작(喜鵲)·건작(乾鵲)·신녀(神女)·추미(芻尾) 등으로 쓴다. 다른 하나는 흰색과 검정색 등 두 가지의 색상을 기본적으로 하면서 여러 가지 색상이 함께하는 현상을 말한다. 비박조가 까치 몸색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깨·배와 첫째 날개깃 등은 흰색, 나머지 부분은 녹색이나 자색, 광택이 있는 검은색이며, 부리와 발도 검다. 

까치의 이름 역시 흰색과 검정색 등 두 가지의 색상이 조화된 깃에서 발생했다. 즉 색깔이 있는 새라는 의미다. 국어학자들은 까치설날 풀이에 대해 고어의 지식을 동원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나름대로 어원풀이를 한다. 어원풀이 중심에는 '아찬설'의 변천이다. 과거의 작은 설의 개념으로 '아찬설'을 내세웠다.'아찬'이란 '작은'을 나타내는 옛말이라는 것이다. 그 후 '아찬'이란 말이 점점 그 뜻을 잃어버리고 '아치'로 변하여 '아치설'이 되었다가'까치설'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까치설의 지배적인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설빔으로 어린아이들이 색동저고리인 때때옷을 입는 설이라는 간단한 것을 어렵게 설명한 사례다. 함경남도 '때때옷'의 방언으로 까치옷으로 부른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또 아찬설과 버금가는 것이 '울음설'이다. 까치라는 이름이 울음소리에서 붙었다는 설이다. 까치 울음소리인 '꺅' 과 '작다'라는 의미인 아치가 붙어서 '꺅아치'가 됐고, 이게 발음이 변해서 까치로 굳어진 것이다. 이 주장 역시 설득력이 의심된다. 까치, 까치놀, 까치독사, 까치복, 까치옷, 까치콩 등 표현과 이름에서 짐작하듯이 까치의 의미는 두 가지 이상의 색으로 나타난 현상을 말한다. 필자의 일관된 생각이다. 몇 가지 표현을 소개한다. 
 

까치놀은 바다의 수평선에서 석양을 받아 여러 가지 색으로 번득거리는 빛을 표현한 말이다. "갯벌 너머에서 놀던 까치놀도 어느덧 사라졌다" "먼 바다의 까치놀을 등지고 서 있는 그녀의 모습과 그녀의 그늘진 얼굴 속에서 눈망울이 빛나고 있었다" "갈 길은 천리만리 남았는데 사면이 검어 어둑하게 저물어 까치놀 떴는데 수적 만난 도사공의 아내와 엊그제 임 여읜 내 아내야 어디다가 구별하리오" 등 사례에서 까치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까치독사는 몸색이 까치와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탕과 위장무늬의 색깔은 서식처 환경에 따라 황갈색부터 적갈색 까지 다양하다. 배는 회백색으로 색상의 조화가 고상하다. 까치복은 등 쪽은 어두운 회색, 배 쪽은 흰색이다. 몸 쪽 상부에 있는 4-5개의 흑색 세로무늬는 등 쪽으로 이어진다. 가슴지느러미 기부는 검으나, 다른 각각의 지느러미는 황색이다. 까치버섯은 표면은 매끄럽고, 흑청색 또는 암흑색을 띤다. 자실층은 회백색 또는 회청색이고, 백색의 분질물로 덮여 있다. 포자의 색은 백색이다. 갓의 표면은 청곤색, 암흑색이다.

까치(Oriental magpie)는 까마귓과의 우리나라 텃새다. 학명은 피카 세리카(Pica serica)다. 날개길이 17㎝, 꽁지길이 24㎝ 정도다. 암수 모두 깃털이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뤄졌다. 특히 가운데 꽁지깃이 길어 먼 거리를 오고 가는데 효율이 낮아 텃새로 자리 잡았다. 둥지는 전봇대나 송전선, 메타세콰이아 등 높은 곳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뱀, 고양이, 사람 등 천적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둥지는 마른 나뭇가지를 주재료로 해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 옆쪽에 출입구를 낸다. 산란기는 2-5월이며 연 1회 번식한다. 한배의 산란 수는 2-7개다. 번식기에는 머리 깃털을 세우거나, 꼬리를 높이 치켜들고 꼬리 끝을 넓게 폈다 접었다 하면서 구애 행동을 한다. 알은 엷은 녹색바탕에 어두운 갈색과 잿빛의 얼룩점이 퍼져 있다. 알을 품은 지 17-18일 만에 부화한다. 22-27일 만에 둥지를 떠나 어미를 따라 다닌다.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수컷이 먹이를 날라다 준다. 

예로부터 까치는 우리 민속에서 어떤 좋은 일이 생김을 미리 알려주는 길조로 여겨져 왔다. 아침에 집 앞에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하는것은 터무니없는 속설이다. 까치가 우는 것은 서로간의 의사전달과 경계소리이다. 이를 사람의 심성으로 끌어들여 만든 속설이다. 속설의 영향으로 다른 새들에 비해 쫓지 않고 공존하다보니 다른 새에 비해 마리 수가 늘어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조상들은 감 따위의 과일을 수확할 때에도 까치밥이라 하여 과일을 남겨 둔다. 이는 까치가 과일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이런 연유로 까치는 수확철 과수원에서 과일을 쪼아 상품 가치를 잃게 하는 주범이기도하다. 현재 까치는 유해조수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까치는 도조(道鳥), 군조(郡鳥), 구조(區鳥), 시조(市鳥) 등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울산에서 까치는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에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매일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로드킬 사체 처리, 음식물쓰레기 정리, 길고양이 퇴치, 화사 새끼 퇴치 등 정원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주위에서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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