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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울산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이 펼친 '2020 울산사랑 홍보기사 글짓기대회' 수상자가 발표됐다. 울산신문이 주최하고 울산시와 교육청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장대회가 아닌 비대면 온라인으로 출품작을 접수받았다. 지역 내 초등학생들은 이번 대회에서 갈고 닦은 글짓기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으며, 심사위원회는 23일 심사를 거쳐 1등(울산광역시장상), 2등(울산교육감상), 3등(강남·강북교육장상), 장려(울산신문사장상), 입선 등 최종 입상작을 선정했다. 이번 대회의 수상자 명단과 함께 심사평, 각부 1등을 차지한 학생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편집자

 

울산신문이 주최하고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이 후원한 '2020 울산사랑 홍보기사 글짓기대회' 수상자가 발표됐다. 사진은 23일 심사를 진행중인 심사위원들의 모습.
울산신문이 주최하고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이 후원한 '2020 울산사랑 홍보기사 글짓기대회' 수상자가 발표됐다. 사진은 23일 심사를 진행중인 심사위원들의 모습.

 

■ 심사평
'2020 울산사랑 홍보기사 글짓기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일환으로 전년도의 현장 백일장에서 온라인 공모전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차분한 시간적 여유와 충분한 자료의 바탕 위에서 글을 쓸 수 있었기에 잘 다듬어진 작품이 많았다.
더구나 글제로 나온 <태화강, 대나무, 고래〉는 울산을 알리는 좋은 글감일 뿐 아니라, 태화강대공원이 지난해 7월부터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지정돼 품격이 한층 높아졌으므로 울산을 알리는 또 다른 수단이 될 수 있었다. 더구나 울산은 세계의 산업 수도이면서 천혜의 자연조건을 모두 갖춘 생태도시다. 강, 산, 바다는 물론이고 우리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를 거슬러 볼 수 있는 고대의 유적이 있어 자부심을 내보일 수 있다. 이러한 자랑거리를 알리는데 자기만의 경험이나 체험이 홍보기사 글짓기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심사에 임한 다섯분(김시민, 김이삭, 남은우, 박영식, 정임조)의 위원은 그 면면을 살펴보았다.
먼저 1등상에 뽑힌 1,2학년부 최찬민(남외초1)학생은 '태화강'이 안고 있는 살아있는 십리대밭의 생태가 과연 세계에 자랑할 만 하다는 표현이 독특했다. 대나무를 키다리아저씨로 비유한 것과, 삐에로 닮은 키다리아저씨는 무어든 잘 만든다. 더구나 밤의 대밭은 우주로 통하는 은하수길을 내어주고 댓잎이 빗소리를 뿌려준다고까지 참신함을 더했다.
3,4학년부 김유경(매곡초4)학생은 '고래야 고래야'를 통해 인간의 모순됨을 일깨우며 미물 혹은 자연이 함께 해야만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는 자기만의 논리가 설득력을 갖게 했다. 특히 운문이 지닌 리듬 감각도 정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5학년부 손승우(삼산초5)학생 '태화강'은 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우리 모두의 쉼터이며, 물오리도 은빛 자전거도 생동감과 안정된 정서를 안겨주기에 누구든 다가가고 싶은 곳으로 잘 묘사 됐다.
끝으로 6학년부 예현우(옥동초6)학생은 고학년다운 사고력을 발휘해 산문 글에서 '기다림을 아는 자유(고래)'라는 좀 거창한 제목을 내세워 자신을 고래에 비유했다. 누구나 힘든 현실에서 고래처럼 과묵한 참을성을 지닌다면 뒷날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감동을 주었다.
대체로 이번 온라인 공모전에서 저학년은 운문에, 고학년은 체험적인 소재가 바탕이 돼 진솔한 이야기로 이끈 산문이 신선함을 더했다. 코로나19와 싸우며 응모한 모든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다음해엔 더 좋은 결과가 주어지길 기약한다.      심사위원장 박영식

■ 수상자 명단
□1·2학년부
◇1등(울산광역시장상) 최찬민(남외초1) ◇2등(울산교육감상) 이정우(옥동초2) ◇3등(강남교육장상) 이예준(온남초2) ◇3등(강북교육장상) 배건(명촌초2) ◇장려(울산신문사장상) 양지수(온남초1)

□3·4학년부
◇1등(울산광역시장상) 김유경(매곡초4) ◇2등(울산교육감상) 이다민(굴화초3) ◇3등(강남교육장상) 장서진(월계초3) ◇3등(강북교육장상) 안준표(평산초3) ◇장려(울산신문사장상) 진예준(신정초4)

□5학년부
◇1등(울산광역시장상) 손승우(삼산초5) ◇2등(울산교육감상) 박채윤(무룡초5) ◇3등(강남교육장상) 장서현(옥동초5) ◇3등(강북교육장상) 최은서(성안초5) ◇장려(울산신문사장상) 천승준(옥동초5)

□6학년부
◇1등(울산광역시장상) 예현우(옥동초6) ◇2등(울산교육감상) 김지윤(농서초6) ◇3등(강남교육장상) 김규태(옥동초6) ◇3등(강북교육장상) 신규림(강동초6) ◇장려(울산신문사장상) 김시우(울주명지초6)

 

 

■ 수상작

태화강
                남외초 1학년 3반 최찬민

태화강엔
세계에서
제일 넓고 큰
대밭이 있어요

그곳 대밭에는
삐에로 닮은
키다리 아저씨들이
모여 살아요

걸음도 성큼성큼
무어든 뚝딱뚝딱
잘 만들어요

밤이면
은하수 길도 내어주고
빗소리도 뿌려주지요

 

 

고래야 고래야
                매곡초 4학년 5반 김유경

고래야 고래야
멋진 고래야
얼마나 멋지면
바위 그림에도 있니?

고래야 고래야
미안한 고래야
우리의 욕심 때문에
사라져가는 고래야

고래야 고래야
자랑스러운 고래야
우리 울산에 100년이 지나도
같이 있어줘

 

 

태화강
                삼산초 5학년 4반 손승우

무더운 여름이 오면
잠자고 있던
태화강이 술렁거린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시원한 물을 따라
살랑살랑 찾아온다

오리는 엄마 따라
쪼르르 쪼르르
은빛 강을 누빈다

자전거도
짜라랑 짜라랑
힘차게 달려나간다

 

 

기다림을 아는 자유(고래)
                옥동초 6학년 2반 예현우

고래는 춤을 추고 있었다. 마치 푸른 하늘을 나는 새처럼 고래는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고래와 함께 춤을 추었다. 우리는 물살을 가르며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쳤다. 다양한 색깔을 띠는 물고기 떼들 사이를 넘나드는 우리 앞에는 장애물도 없는 듯했고 다른 어떤 것이 우리를 가로막는다고 해도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았다.
"현우야, 일어나야지. 8시야"
엄마의 목소리에 힘겹게 일어난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못한 채로 학교 갈 준비를 마친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다시 학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학원에서 돌아와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끝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는 다시 고래와 함께 춤을 추기 위해 잠이 든다.
고래의 등에 올라탄 나는 바다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가야 할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이렇게 자유로운 것인지 처음 알았다. 그리고 나는 자유란 어떤 것 안에 갇혀있지 않고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닷 속을 자유롭게 다니는 고래가 부럽기만 했다. 그러던 중 우리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큰 파도를 만났다. 나는 무서웠지만 고래 등에 딱 붙어 누웠다.
'고래는 저 정도 파도쯤은 거뜬히 넘어가겠지?'
그런데 고래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파도를 넘지 않았고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아주 큰 덩치로 바다를 거느리는 고래가 파도 앞에서 겁을 내고 있는 것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고래는 천천히 몸을 낮추고 기다렸다.
'아, 저 큰 고래에게도 두렵고 무서운 것이 있구나'
큰 파도가 잠잠해지자 고래는 다시 파도를 가르며 헤엄치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싫어하는 일이 있거나 두려운 순간이 내 앞에 닥치면 나도 조금 몸을 낮추고 
기다리는 것이 더 좋겠다.'
지금 내가 힘들어하는 시간이 큰 파도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고래처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내가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큰 파도처럼 나에게는 두렵고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이 시간을 조금 참고 지내면 나에게도 자유로운 시간이 올 것이다. 마치 파도를 기다린 고래가 바다를 자유롭게 다니는 것처럼….
고래에게도 꿈이 있듯 나도 꿈이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면서 많은 갈등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고래와 함께 춤을 추었던 그 꿈, 큰 파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던 고래를 보면서 내가 다짐했던 꿈을 위해서라도 나는 계속 꿈꾸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는 기다림 속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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