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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50년만에 하루 교통량이 100배나 늘어난 울산고속도로는 공업도시 울산의 물류 대동맥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경제성장의 효자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개통 50년만에 하루 교통량이 100배나 늘어난 울산고속도로는 공업도시 울산의 물류 대동맥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경제성장의 효자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대한민국 고속도로는 197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지역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면서 국가교통망의 중추로 자리 잡았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근대화·산업화의 주춧돌 역할을 한 '경부고속도로'가 올해로 개통 50주년을 맞았다. 경부고속도로는 수도권과 공업·수출지역을 한데 연결했고, 이는 기존 철도교통 위주의 수송형태가 도로교통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이 시기 경공업·농업 중심이었던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중화학 공업과 수출 중심으로 전환점을 맞았는데, 경부고속도로가 그 기반을 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업의 메카인 울산의 성장 역시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이뤄졌으며,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울산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이 '울산고속도로'다.


울산고속도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과 울주군 언양읍을 연결하는 총 연장 14.3㎞, 제한속도 시속 100㎞의 왕복 4차로 고속도로다.
 울산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의 편리한 소통과 수송로 확보를 위해 1969년 12월 29일 경부고속도로보다 1년 앞서 개통됐으며, 개통 당시 정식 명칭은 '언양~울산 간 유료도로'다.


 당시 한국신탁은행이 18억원을 출자해 만든 한신부동산주식회사가 건설을 맡고 50년간 운영권을 얻은 민자도로였으나, 개통 초반에는 매년 2억원 상당의 적자를 본 탓에 1974년부터 운영권을 한국도로공사에 조기 이양했다. 이후 울산고속도로는 1978년 대통령령으로 8번 고속도로로 지정됐고 2001년 16번으로 개편됐으며, 현재까지 경부고속도로와 울산시내를 잇는 울산과 타 지역 간 도로망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 철도 수송구조→도로 위주로 변화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명 이후 울산공업센터가 세워지면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국내·외국계 대기업의 공장이 들어섰고, 이 덕에 한반도 최대의 공업 도시로 우뚝섰다.
 이후 경부고속도로와 울산고속도로의 개통은 산업 거점인 울산과 소비 거점인 수도권의 왕래가 보다 쉬워지게 하는 효과를 내면서 울산 경제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경부고속도로는 기차로 12시간, 기존 도로로 15시간이 걸리던 서울~부산까지의 이동 시간을 4시간 30분대로 단축시켰고, 물류수송 능력의 신속·대량화라는 획기적 변화를 불러왔다.


 이러한 물류변화는 울산항의 수출입 물동량 증가로 이어졌고, 울산의 경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됐다.
 현재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에 남아있는 '1974년 울산고속도로 교통량조사' 자료에 따르면 울산고속도로 개통 초기 교통량은 1일 483대 가량이었다. 이 중 승용차가 190대, 화물차가 149대, 버스가 139대, 군용차가 5대를 차지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100배 수준인 하루 평균 4만9,160대(2019년 기준)의 차량이 울산고속도로를 통해 울산을 출입하고 있다. 특히 매일 1만7,000여대에서 1만9,000여대의 화물차가 울산고속도로를 지나 산업단지 곳곳에 물류를 이송하고 있다.


 개통 초기 적자 도로였던 울산고속도로는 물류이동이 많은 공업 도시의 특색이 더해지면서 현재는 경부고속도로보다 우수한 투자대비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2001년 고속도로 노선번호 개편 이전 8번 고속도로 시절 울산고속도로의 모습.
2001년 고속도로 노선번호 개편 이전 8번 고속도로 시절 울산고속도로의 모습.

# 항공·고속철에 밀려 한계 노출 평가도
하지만 개통 이후 50여년 동안 공사비의 배가 훌쩍 넘는 통행료를 회수하고 있는 터라 무료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짧은 총연장에도 불구하고 평일 승용차 기준 통행료가 개통 당시 600원에서 1997년 1,000원, 2006년 1,400원, 2015년 1,600원으로 계속 올랐다.


 이에 지난 2000년부터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중심으로 여러 차례 통행료 무료화를 추진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서는 경부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울산부산고속도로) 간 연결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현재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울산고속도로가 50년간 경부고속도로와 울산시내를 잇는 역할을 하면서 울산의 경제 발전을 견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KTX 울산역 개통으로 여객 수송이 감소하고 부산울산고속도로 및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으로 물류 수송량이 분담되면서 그 역할이 한계점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울산시 '자율주행 특화도시' 향해 속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속도로가 이제는 물류이송 통로라는 물리적 공간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이 필요한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울산고속도로의 미래 활용계획을 새롭게 그려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울산시는 '자율주행 특화도시'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에서는 현재 자율주행 스마트도로 구축과 함께 자율주행 승용차·셔틀버스가 실제 도로를 운행하는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울산시는 2021년 말까지 2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를 설치한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는 주행중인 차량 주변의 교통상황 정보를 도로에 설치된 센서와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자율주행에 필수적 인프라로 차량과 도로 인프라가 소통해 자율주행차량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는 산업로, 오토밸리로, 삼산로, 문수로 등 도심 주요도로 142.6㎞ 구간에 구축된다.


 울산시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버스의 상용화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전기차 기반 아이오닉 자율주행 승용차의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운행하고 있기도 하는 등 자율주행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최근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전체 고속도로의 2%(85㎞)에 불과한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전 고속도(4,075㎞)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업무를 보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등 여가를 즐기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의 울산고속도로 역시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도로로 재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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