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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가을바람이 분다. 가을은 다양한 빛의 향연들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붉은색의 단풍, 노란 은행, 떨어지는 낙엽의 갈색들이 나부낀다.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은빛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가을이 오면 꼭 가봐야하는 곳. 울산 울주군 간월재가 빚어내는 환상의 빛깔이 수놓아진 영남알프스다. 이번 가을은 영남알프스를 풍경삼아 영화까지 감상할 수 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데 온라인 상영회를 열기 때문이다. 가족과 친구와 연인들이 간월재를 오르며 정상에서 추억에 남는 풍경을 배경삼아 산악영화 한편 감상하기에도 좋은 날들이다. 
영남알프스 간월재와 간월산
영남알프스 간월재와 간월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영남알프스는 울산, 양산, 밀양, 청도, 경주 등지를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7개 모여 있는 곳이다. 10월이 되면 이 산들은 은빛 물결로 넘쳐난다. 봉우리들을 순환할 수 있는 29.7㎞ 구간의 하늘억새길을 걸으면 상쾌한 바람과 공기에 가슴이 뻥 뚫린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자동차극장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자동차극장.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 5천원이면 43개국 총 132편 작품 관람 가능
억새들은 바람에 흩날리며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평소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산을 찾는 이른바 '산린이(산+어린이 합성어, 등산 초보를 일컫는다)'가 늘면서 영남알프스도 모처럼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사슴농장 코스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왕복 3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이 코스는 산린이에게 적당한 코스로 인기가 높다.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스틸컷.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스틸컷.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올라가는 길에 알록달록 물든 단풍나무와 사철나무의 푸르름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맑은 공기는 코로나19를 물리쳐 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 보면 곳곳에 뷰 포인트가 나온다. 산등성이로 이어진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에 자연 풍광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긴다.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 여기에 오르면 억새 물결이 관광객을 반긴다. 풍경을 보는 순간 '와'하며 저절로 나오는 탄성과 함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등산객을 볼 수 있다. 간월재 휴게소 앞은 긴 줄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긴 줄을 서고 나서 컵라면을 하나씩 들고 곳곳에 앉아 꿀맛을 즐긴다. 이 맛에 산에 오는 것 아닐까.

# 코로나에 지친 마음 달래는 자연·힐링·도전 담은 영화 가득
올해는 산 정상에서 영화 관람도 가능해졌다. 

개막작 밸리의 클라이머 스틸컷.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개막작 '밸리의 클라이머' 스틸컷.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바로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상영되는 탓이다. 내 손안에 영화관이 펼쳐지는 셈이다. 정상에 올라 멋진 풍광과 함께 산악영화 한편 감상하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10일 동안 관객을 찾아간다. 총 43개국 132편의 작품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비대면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온라인 상영과 자동차 극장 운영으로 이뤄진다. 

온라인 상영관에는 100편가량의 영화가 상영된다. 온라인 관람권 5,000원을 구매하면 영화제 동안 국내외 어디서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진행되는 자동차 극장은 20편을 상영한다. 산속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쏟아지는 별빛을 보는 것은 덤이다. 자동차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산악블록버스터와 가족영화, 고전 명화까지 이어진다. 100대 규모의 자동차 극장은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차량당 5,000원만 내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개막작 나홀로 스틸컷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개막작 '나홀로' 스틸컷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올해는 도전과 극복, 자연과 힐링을 주제로 한 영화가 다수 포함됐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영화들이 넘쳐난다. 

도전 의지를 고취할 '내면의 목소리', '8000+', '몽마르트 파파', '라스트 마운틴'이 준비됐다. 환경을 극복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홈, '가파른 길을 올라', '제시 더프턴의 도전, '두려워하지 마라'도 선보인다.

폐막작 말과 함께 스틸컷.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폐막작 '말과 함께' 스틸컷.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힐링이 필요한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연', '나의 산티아고', '알프스의 메아리' 등도 있다. 아시아의 '클리프 행어'라는 평을 받은 '윙즈 오버 에베레스트', 스릴과 스피드를 실감 나게 담은 '포인트 브레이크',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포레스트 치과', '내 생애 첫 번째 작별'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고전으로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이야기한 '천국의 아이들', 거장들의 명화 '파리 대왕'과 '티벳에 서의 7년'도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한국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특별상영이 예정돼 있다. 영화제 개막작은 '나홀로', '내면의 목소리', '조스 밸리의 클라이머'다. 영화제는 '말과 함께'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 100% 예약제 산속 자동차극장 관람 후 쏟아지는 별빛은 덤
영화를 상영하는 복합웰컴센터 주변으로는 인공암벽장인 국제클라이밍센터, 번개맨우주센터도 있다. 

국제클라이밍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로 국제대회 규정에 맞게 설계한 20개 코스로 만들어졌다. 줄 하나에 의지해 암벽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의 아슬아슬한 등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체험도 가능하다. 다만 영화제 기간에는 운영을 잠시 중단한다.   

가족형 어린이 테마파크인 번개맨우주센터는 EBS의 인기 캐릭터인 번개맨을 활용한 전국 최초의 체험 영상관으로 '번개우주선'과 '번개미로' 등 2개 동으로 조성돼 있다. 번개미로는 번개맨체험관에서 이용할 수 있다. 번개열차는 11월 1일까지 운행을 중단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가급적 가족 단위의 소규모로 개인 차량을 이용해 이동해야 한다. 부득이할 경우 발열체크, 호흡기 증상 확인, 마스크 착용 여부 등 방역 수칙 이행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야외에서 즐긴다 해도 사람 간 1~2m 이상 거리두기는 꼭  지켜야한다. 거리두기가 어려울 경우 상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산행 중 숨이 차서 호흡이 어려우면 거리두기가 가능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휴식하면 된다. 함성, 노래 등은 자제해야 하고 음식 나눔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산행 후나 야외활동 이후 38도 이상 고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관찰해 증상이 있으며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글·사진=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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