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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에서 활동 중인 동시 작가들이 동시집을 잇달아 발간했다. 김이삭, 이시향 작가가 펴낸 신간 책에는 텃밭에서 사용하는 농기구나 그곳에서 자라난 식물 등 자연과 소통하는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담겼다.

# 김이삭 '우리 절기 우리 농기구'
"논밭 갈던 써레 할아버지/콩밭 매다 허리 ㄱ자 되신 호미 할머니/논두렁 밭두렁 풀 베다 이 빠진 낫 아저씨/곡식 패던 도리깨/무엇이든 억척스레 담기만 했던 삼태기/무거운 짐 나르다 주저앉은 지게//지금은 농업박물관/유리관 속에서 쉬고 있다.//오늘은 입춘(立春)/평생, 일했으니//좀 쉬셔도 됩니다"(동시 '농기구 요양소'중에서)

 김이삭 작가가 신간 동시집 '우리 절기 우리 농기구'를 펴냈다. 책에는 농기구 종류와 24절기 이야기를 엮은 동시들이 실렸다.  

 저자는 "시대 변천에 따라 재래 농기구가 사라져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부분 명칭마저 희미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마트에서 사 먹는 밥이 아니라,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을 짓는 부뚜막의 시간을 떠올리면서 농기구에 대한 시를 썼다. 이 시집을 읽으며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고 힘을 내는 어린이들이 많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이삭 작가는 2005년 '전어' 외 20편이 '시와시학' 신춘문예에 당선돼 시인이 됐고, 2008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타임 캡슐을 찾아라'가 당선되면서 동화작가가 됐다. 제9회 푸른문학상, 제9회 서덕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펴낸 책으로는 동시집 '감기 마녀' '고양이 통역사' 등이 있다.

# 이시향 '파프리카 신호등'
 "아빠가 텃밭에/신호등을 세웠어요.//빨강/노랑/초록/파프리카 신호등.//벌도 나비도/조심조심 건너가요."(동시 '파프리카 신호등' 중에서)

 이시향 시인이 신간 '파프리카 신호등'을 펴냈다. 제1부 '봄꽃 공장 사진사', 제2부 '살구 봅시다', 제3부 '유채꽃 공장장', 제4부 '가을꽃 공장 사진사'로 구성된 책에선 이 시인의 감각적 언어로 담아낸 유쾌한 동시들을 만날 수 있다.

 전병호 시인은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리듬을 살려 읽는 시의 묘미를 알게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시의 재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이 시인은 잘 알고 있다"며 "이 동시집에 실린 시를 읽다 보면 어린이들은 성실하고, 건강하고, 씩씩하고, 진취적인 마음을 갖게 될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시향 시인은 2003년 계간 '시세계'에서 시 당선, 2006년 '아동문학평론'에서 동시 당선, 2020년 '시와편견'에서 디카시 부문에 당선됐다. 제34회 울산예총에서 예술문학상, 제3회 울산 남구 문인상, 제9회 울산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펴낸 책으로는 시집 '들소 구두를 신고' '사랑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습니다', 시화집 '마주 보기' 등이 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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