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원본 연합뉴스)

# 판관추녀의 심야급습과 석열의 난 
동짓달 밤은 깊었다. 북악을 휘어감은 샛별무리가 적운층을 반사한 듯 길게 띠를 펼쳤다. 검붉은띠다. 흑적. 지난 봄 대산좌옹이 내민 비첩에 산천대축(山天大畜) 네글자와 함께 경구로 남겼던 비결단자도 흑적비단에 쌓여 있지 않았나. 

재인통부는 근위영민(노영민 비서실장)을 불렀다."대산옹께서 지난 봄에 주신 비결단자에 적힌 경구를 기억하시오" 총기 넘친 근위영민의 안광이 번쩍였다. "복융우망 승기고릉(伏戎于莽 升其高陵)이 첫째였고 나머지 경구가 밀봉돼 있었습니다" "음…복융우망 승기고릉이라…" 통부는 북창을 열어 젖혔다.

천하 20강 영상회합을 끝내자 골로납균(코로나19) 3차 창궐이 와대를 덮쳤다. 팔월 2차창궐은 광훈잡신(전광훈 목사)의 맹활약에 여론등극 효과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하필이면 판관추녀가 무림의 금서를 건드렸다. 

십오야부터 전전반측이다. 동짓달 시작부터 음기가 쇄도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반전이 필요하다. 아매리국 드런대공(트럼프)의 실각이 음운의 시작이었는지도 몰랐다. 인영좌랑과 경화외교의 오판이 부른 참사였다. 드론대공의 절대우세라는 첩보에 돌아올 신축년 춘삼월 쯤 임진누각에서 삼자일합을 도모함이 좋겠다는 의중이었는데 드런대공의 실각이 기정사실화 된 마당이니 정은변공(김정은)은 활용방안이 오리무중이다. 

- 시국이 혼란한데 하필 심야급습술을 지르고 말았단 말인가. 대산좌옹은 어떻게 판관추녀의 복심을 꿰뚫어 복융우망 승기고릉(伏戎于莽 升其高陵) 경구를 남겼단 말인가.

재인통부는 북악으로 난 창을 닫고 상념에 잠겼다. 근위영민은 수시로 전달되는 서초첩보를 살피며 안절부절이다. 

영민이 생각해도 대산좌옹의 예견은 신통하다. 복융우망 승기고릉(伏戎于莽 升其高陵). 아마도 판관추녀의 기질을 읽고 있었던 처사가 분명하다. 재인통부 등극 직후부터 구설잡수와 여난질색을 경계하라는 언질을 수시로 한 대인 아닌가. 이번 경구는 바로 그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승부는 치졸하거나 잡술이 없어야 승패를 떠나 명분을 얻기 마련인데 판관추녀의 이번 급살술은 방법도 명분도 모두 패착이다. 한식경 쯤 지나자 낙엽총부(이낙연)의 급전이 전해졌다. 영민은 머리를 만지고 있던 통부 앞에 낙엽총부의 급전을 전했다. 

- 판관추녀의 급살술은 관문착적(關門捉賊)의 노림수니 후사로 여의합사(국회)의 좌문합세를 동원하여 국정조사 압박술을 구사하려 하옵니다.

사안마다 우유부단술에 걸려 여론추락의 상처를 입은 낙엽총부의 결단이다. 이번에는 이중재명(이재명)보다 한발 앞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정조사압박술을 쓰야 하는 시점인가. 재인통부는 다시 북창의 문을 열었다.

# 칠흑급살술 외통수가 아니었나  
판관추녀의 심야기습은 선제적으로는 효험이 있었다. 칠흑급살술이다. 그믐밤을 기다려 양기 가열찬 적의 기를 완전히 뺐는 암수다. 판관추녀는 때를 기다렸다. 은거침묵술로 위기 상황에 미동도 하지 않는 암수석열을 제압하는 길은 많지 않았다. 

동짓달이 가까워진 음기충전의 밤, 암수석열의 기가 빠졌을 때를 노린 운신마비 척살공은 비책이었다. 사찰기밀을 흘려 암수석열의 사지를 묶었다. 판관추녀의 칠흑급살술은 전설의 괴담을 따랐다. 

좌방무림비술에 전하는 내용은 이렇다. 좌진군방이 사찰검부 정예 1만두를 생매장(生埋葬)한 모략이다. 좌방무림의 금기로 전해지는 포위섬멸(包圍殲滅) 계(計)다. 문제는 판관추녀가 놓친 것이 있다. 포위섬멸술은 두 가지 조건이 충족해야 가능한 비책이다. 첫째가 적이 약소(弱小)해야 한다는 전제다. 둘째는 더 비중 있는 조건이다. 바로 전의(戰意) 상실이다. 조건이 충분치 않을 때 계책을 쓰면 궁서설묘(窮鼠齧猫)를 당한다는 경구를 놓쳤다. 

낙엽총부가 재정나발(이재정)을 급히 불렀다. 판관추녀가 연일 구설잡술에 오르내리니 대책이 필요했다. 문제는 상승지세에 파죽지세를 겸해야 하는데 이중재명이 발목을 잡은데다 판관추녀의 헛잡술에 사사건건 민심이반의 원성이 터져 나오니 속수무책이다. 

어디 이뿐인가. 양날진객(진중권)이 이번에도 강호 활동영상관에 재인통부와 강남좌랑(조국)의 은둔자막을 퍼날랐다. 여론이 심상찮다. 북풍이 거센데다 숨어 있던 골로납균의 3차 발기가 창궐지세다. 낙엽총부는 오랜만에 마주한 재정나발을 보자마자 응답을 재촉했다. "통부의 과거자막이 어떻게 유출됐단 말인가" 재정나발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래전 일이다. 와대외박(박근혜)이 안광독술로 강호를 장악할 무렵 감찰방 동욱감찰(채동욱)이 반기를 들었다. 

동욱감찰이 누군가. 평강채공의 5대 종손의 귀공자 출신이다. 한성사법에서 육갑팔괘에 통달한 후 감찰암수 독송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이력에다 감찰 입문후 특수통으로 공안감찰의 독무대를 평정한 신화적 감찰 아닌가. 

이력도 화려하다. 과거 좌방수장이던 대철좌공(정대철)을 고층합사 분양잡술(아파트 분양비리)로 응징하고 현대마장 몽구대공(정몽구)을 은둔자금 비책술로 구금한 전력도 있다. 

한마디로 감찰방 내부에서 동욱감찰은 회창대쪽(이회창)과 비견되는 감찰대쪽으로 통했다. 문제는 와대외박의 은둔급소 가운데 삼중날에 꼽히던 첩자무공방의 여론조작술을 건드린 일이 화근이었다. 

첩자방(국정원)에서 일부 우성나발(보수언론)과 내통해 감찰방 수좌를 제거한다는 괴담이 돌 무렵 동욱감찰의 '혼외자 괴담'이 강호에 퍼졌다. 치명타였다. 슬쩍 흘린 혼외자 괴담은 밤마다 한성부와 강호 주객의 특급호재가 됐다. 여론이 비등하자 동욱감찰은 스스로 암수를 접었다. "분하지만 치정에 엉키는 일은 사내의 길이 아니다. 강호를 떠나 칩거하겠다"며 표표히 한성부를 떠났다. 

바로 그 시점에 벌어진 자막사건이었다. 재인통부 만이 아니라 강남좌랑과 천하좌방의 필두들은 모두가 열두급수 쯤은 자막의중을 드러냈다. 

당시 재인 통부는 와대외박을 향해 "결국…. 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라고 비틀었다. 동욱감찰과 첩자무공방의 여론조작술 감찰을 함께한 인물이 바로 암수석열이다. 동욱감찰이 한성부를 떠난 직후 암수석열도 여주골로 좌천됐다. 

이 때 강남좌랑이 남긴 자막도 소환됐다. "감찰결의로 본분 충실 감찰을 좌천시킨다는 것…외박이 무엇을 겁내는지 알겠다"며 비틀었다. 
 

김진영 이사 겸 편집국장
김진영 이사 겸 편집국장

양날진객은 연일 맹활약이다. 

밤마다 좌방의 과거흔적을 뒤져 여론방에 올리는 진객의 임기응변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판관추녀의 과잉대응을 구설에 올리고 여론전에 나섰다. 

전국 16방 감찰부가 반기를 들었고 말단감찰조차 암수석열의 급살술은 판관추녀의 직권남용이라며 연판장을 돌리는 기세다. 한성중앙부 성윤좌검(이성윤)만 뒷집을 졌고 나머지 감찰부 고수진검들은 대부분 필살기에 이름을 올렸다. 판관추녀와 진검승부를 원한다는 의표장이었다. 

난감한 쪽은 근위영민이었다. 대략난감이다. 이대로 가다간 다가올 신축경부무술대전(서울부산 보궐선거)도 장담할 수 없다. 

재인통부에게 전국방 감찰부의 반기적부와 우성마방(국민의힘)이 펼친 국정조사 수용과 판관추녀 조사 안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방법이 안보인다. 재정나발의 묘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초음속으로 달려온 재정나발의 안색이 창백했다. <계속>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