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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문학회 대 선배이신 김동억 시인을 제가 알게 된 동기는 '동심 속에서 사라져가는 동심 찾기'라는 주제로 2019년 한국동시문학회 여름 세미나를 하면서였습니다. 영주에서 행사 준비 위원장을 맡아 소백동인회 회원들과 아동문학에 대한 넘치는 사랑과 열정으로 이끌어 주신 모습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책은 아침마중에서 출간한 김동억 시인의 다섯 번째 동시집 '그림말'로 먼저 표제 시를 읽어보겠습니다.
"_카톡 // 보내온 / 이모티콘 하나 // 짝꿍 마음 / 내게 왔다 // _카톡 // 내가 보낸 / 이모티콘 하나 // ♥가 / 동동 뜬다"  - '그림말' 전문

문자가 없던 시절 상형문자로 어렵게 의사소통을 했다면 빠르게 말과 문자로 소통해야 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많은 문자를 써서 보내는 대신 하루에도 몇 번씩 이모티콘(그림말)을 사용하여 간단하게 감정표현과 의사소통을 합니다. 그것을 보면 이모티콘의 등장은 세계 공통어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이런 현상을 기발하게 동심으로 표현했습니다.

한편 더 살펴보겠습니다.

"만나면 하나가 된다. / 계곡물도, 강물도 / 바닷물까지 // 높은 곳에서 / 낮은 곳으로 흘러 / 어깨를 겯는 물 // 흐르는 물도 / 고여 있는 물도 / 낯가림하지 않고 // 가슴을 연다. / 서로서로 보듬으며 / 하나가 된다"  - '하나 되는 물' 전문

이시향 아동문학가
이시향 아동문학가

위의 시에서와 같이 이 동시집에는 '흙 속 시계' '맛깔 나는 접시' '메밀밭'에서처럼 자연의 이치를 거슬리지 않는 조용조용하지만 숨은 울림으로 깨달음을 주는 시들이 많습니다.
1985년 '아동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활동을 시작해서 아동문학의 길을 35년 동안 올곧게 걸으며 한국동시문학상, 대한아동문학상, 영남아동문학상, 경상북도문학상, 경상북도문화상(문학부문), 제37회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비롯한 많은 상을 받고 지금도 문학 단체를 이끌며 열정적으로 활동 중이신 김동억 시인의 말씀처럼 이 동시집을 읽고 나서 시의 향기가 널리 멀리 퍼져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많은 분께 큰 위로와 위안이 되길 바라며 동시집 '그림말'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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