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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울산 남구는 재난·재해에 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는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창궐로 지역민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으며, 겨울철 독감과 동시 유행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백신을 확보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환 아르누보' 화재 사고에 이재민들을 대피 지원하는 데도 힘썼다. 또 코로나19로 하락세를 보이는 지역 경제 상황에서도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김진규 전 남구청장의 당선 무효형 확정에 따라 울산의 중심인 남구를 이끌어갈 수장이 내년 보궐선거까지 공석인 상태고, 대형 사업들은 전면 멈춘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울산시 시민신문고위원회가 수억 원이 투입된 'A-팩토리'(세창 냉동창고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백지화를 권고하는 등 여러모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코로나19 특별방역단이 남구 지역을 방역하고 있는 모습. 남구 제공
코로나19 특별방역단이 남구 지역을 방역하고 있는 모습. 남구 제공

# 불용예산 투입·지역 전 의료기관 동참 노력 빛나
남구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부터 구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울산 최초로 찾아가는 검체 채취를 시행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을 추진해 전담 방역팀, 특별방역단, 주민방역단 등을 운영했으며, 공공주도로 선별진료소 4개를 운영하고, 워킹스루방식 선별 검사를 진행했다.

특히 독감이 기승하는 겨울철 코로나19와 맞물려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현상을 막고자 구민 40%에 대해 무료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역의 중심부로 상권, 학원가 등이 집중돼 있어 타 구·군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의 무료 예방접종 확대와 더불어 추가로 확대 시행하는 남구 자체사업 대상자는 취약계층 8,769명, 만 60세~61세 1만 1,632명, 소상공인 및 코로나 피해업소 2,921명 등 2만 3,322명이다. 이로써 남구는 국가사업 대상자 10만5,172명을 포함해 구민 전체 40%에 해당하는 12만 9,000여명에게 독감 무료 접종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남구는 코로나의 여파로 진행되지 못한 사업들의 불용예산 중 20%가량인 5억여원을 이 사업에 투입했다.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 내 병·의원 총 140곳의 전원 참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남구청과 남구보건소 등은 지역 의료 관계자들을 만나 백신 공급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지난 10월 발생한 삼환아르누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에도 이재민들을 위해 신속하게 대피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오후 11시 7분께 발생했던 삼환아르누보 아파트는 불이 난 지 15시간 40여분 만에 진화됐을 정도로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 다행히 사망자 '0'명이라는 기적이 발생했지만, 이 불로 터전을 잃은 구민들을 위해 이재민구호물품, 생활안정 구호비를 지원하고, 임시주거지도 마련해줬다. 

삼산로169번길 44에 자리잡은 지역고용 창출을 위한 남구 일자리종합센터 외관. 남구 제공
삼산로169번길 44에 자리잡은 지역고용 창출을 위한 남구 일자리종합센터 외관. 남구 제공

# AI 역량검사시스템 등 구축 1만2천명 취업 성과
맞춤형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해 구민들이 취업에 대거 성공하는 등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총 42개 분야에 1만2,475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열린 '202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 우수상을 수상해 9,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은 중앙정부 단위 일자리 분야 최고 권위의 기관평가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시제 부문에서 울산 구·군 최초로 '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평가에서 남구는 일자리종합센터를 시작으로 청년 일자리 카페를 개소하고 일자리 포털을 구축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울산 지역 최초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일자리 플랫폼을 구축해 단시일 내 성공적인 정착과 내실 있는 운영으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촘촘한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평을 받았다.

지난 10월 5일 울산 남구가 고용노동부로부터 2020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남구 제공
지난 10월 5일 울산 남구가 고용노동부로부터 2020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남구 제공

# 울산 첫 노동부 지자체 일자리대상 우수상 수상
67개 일자리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정부 공모사업을 비롯한 27개의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추진했으며, 울산인적자원개발위원회, 남구 지역노사민정협의회 등 지역고용거버넌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노사민정협력활성화 사업을 추진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또 남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사회적기업 재정지원, 창업팀 육성, 판로개척 지원,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취약계층 등의 일자리 창출을 견인한 점 등이 이번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비대면 채용이 확산되면서 남구는 AI(인공지능) 기반 취업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청년들의 구직 활동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취업에 도움을 줘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남구 청년일자리카페가 운영하는 이 시스템은 'AI 역량검사 프로그램'과 'AI 자기소개서 분석기'로 구성돼 있다. 청년 구직자들은 기업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AI 역량검사 프로그램으로 가상 면접을 체험하고, 자기소개서 분석기로는 직접 자기소개서를 평가받고 수정해 볼 수도 있다.

AI 채용 전문업체 '마이더스아이티'와 제휴해서 서비스 중인 AI 역량검사는 미리 등록한 구직자가 청년일자리카페에서 60분간 AI 면접에 참여하면 AI 프로그램이 이를 분석한 뒤 다음날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실제로 AI 역량검사 체험에 참여한 62명 중 20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AI 자기소개서 분석기를 이용한 청년 49명 중 12명이 직장을 찾았다.

# 공업탑 스카이워크 조성사업 등 추진여부 불투명
지난 8월 김진규 전 남구청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아 직위를 박탈당하면서, 남구는 다시 부구청장 권한대행체제로 돌아갔다. 앞서 7월, 2019년 1심에서 법정구속된 김 전 구청장이 만기출소해 출근한 지 한 달 만이다. 

김 구청장은 총 임기 4년 가운데 2여년간 직위를 유지했지만, 법정 구속기간을 제외하면 구정 활동 기간은 1년 남짓이다. 이로 인해 도드라지는 굵직한 성과보단 기존 사업을 연속 이행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던 한 해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김 구청장의 역점사업인 삼산 메디컬스트리트 조성(의료관광타운), 공업탑 스카이 워크 조성도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올해 말 준공,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장생포 'A- 팩토리' 조감도. 남구 제공
올해 말 준공,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장생포 'A- 팩토리' 조감도. 남구 제공

# 남구, A-팩토리사업 연내 완료 입장 굳건
구 세창냉동창고에서 복합문화예술시설로 탈바꿈하는 '세창냉동창고 리모델링(A-팩토리)'사업이 백지화될 위기도 겪었다. 

울산시민연대가 청구한 시 시민신문고위원회 감사에서 사업 백지화와 부지를 매각하라는 권고를 받기도 했다.

시민신문고위에서는 사업 계획을 세우기 전에 부지를 매입해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고 보기 어렵고, 지리적 특성상 고래특구와 연계한 산업관광 활성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등 사업의 타당성을 충족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이 같은 권고에도 굴하지 않고, 남구는 A-팩토리를 새 복합문화예술 거점지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켜야 할 사항이 아니고, 적법한 절차로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정부 등 문화 관계자와 함께 추진 방향을 정하고 있음에 따라 연내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굳혔다. 

남구는 이 사업에 대해 내년 운영비로 7억원 상당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올해 말 준공, 내년 운영 예정이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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