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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로 주동력원인 수출이 200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사진은 울산항 전경.
울산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로 주동력원인 수출이 200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사진은 울산항 전경.

2020년은 산업도시 울산의 생산이 멈춘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주력산업이 뿌리채 흔들렸고, 울산경제의 주동력원인 수출이 막히면서 IMF 이후 최악의 보릿고개 역사를 남겼다.

# 전국 17개 시·도 중 수출액 감소율 최고
코로나 팬데믹 후폭풍으로 수출은 주저 앉으면서 울산의 수출은 2006년(549억달러) 수준으로 후퇴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말 울산의 총 수출액은 457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582억달러) 대비 21.3% 감소했다.

무역협회가 올해 목표로 잡은 수출 목표액(711억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17개 시도 가운데서도 가장 큰 감소율이다.
울산은 지자체 수출순위도 서울에 밀려 4위로 추락했다.

울산 수출은 연중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5대 주력 품목(1~10월) 가운데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17개월 연속 부진했다.
최대 수출품인 석유제품 수출액은 89억9,4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2.8% 격감, 자동차에 수출 1위를 내줬다,

석유화학제품 수출도 57억5,9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1.2% 감소했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자동차 수출은 127억4,2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5% 줄었다.
다만 자동차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의 호조에 힘입어 16개월 연속 증가율을 보이면서 울산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9.6% 줄었다. 선박수출은 46억1,7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 車-실적고전 유화-어닝쇼크 조선-불황 지속
수출길이 막히면서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 동반추락했다.
현대자동차는 올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402만6,000여대) 대비 16.3% 감소한 336만9,055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월간 판매가 40만대를 넘어선 적은 한번도 없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종코로나 여파에 따른 수요감소 등으로 해외시장에서는 고전한 탓이다.
올 3분기 현대차는 3,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대초 IFRS(국제회계기준)를 도입한 후 처음이다.

당초 판매 목표는 국내 73만2,000대, 해외시장 384만4,000대)로 총 457만6,000대였다.
현재로서는 이를 달성하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코로나 확산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까지 떠안으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남구에 위치한 울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
남구에 위치한 울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

S-OIL은 올해들어 3분기 연속 적자를 봤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1808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2조2,439억원에 달한다.
SK에너지, S-OIL 등 국내 정유4사의 원유정제시설 가동률은 지난 10월 평균 71.6%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4%p 떨어졌다.

조선업계도 고대했던 불황탈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연초에 잡았던 연간 수주목표치를 기존 115억9,500만달러에서 73억2,000만달러로 30% 하향조정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 10월 누계기준, 수정 목표치 대비 사업부별 수주실적으로는 조선(특수선 포함) 52%, 해양 39.2%, 플랜트 38.1%, 엔진기계 63.3%로 전체달성률이 52.6%다.
10월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LNG선 27척, 컨테이너선 22척, 탱커 20척 등 총 97척이다. 현대미포조선은 PC선 72척, LPG선 12척, 컨테이너선 6척 등 총 105척이다.
하반기 들어 수주율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악화되는 바람에 수주실적이 자칫 내년도 리스크로 되돌아 올 것을 각오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 일자리 찾는 인구 탈울산 행렬로 이어져
주력산업이 속수무책 무너지면서 필연적으로 고용악화가 뒤따랐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취업자수는 지난 11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미 일자리 축소 현상을 이어왔던 제조업에는 코로나발 고용 한파까지 덮치면서 62개월째 취업자 감소 마라톤이 이어졌다.
일자리가 증발되면서 실업률도 늘었다.

지난 3분기 기준 울산의 실업률은 3.6%로 전년동기 대비 0.1%p 상승했다.
울산의 주력 취업처인 제조업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인구의 유출 속도도 빨라졌고, 탈울산 행렬도 19분기(3분기 기준)째 이어졌다.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 포함 된 울산 남구지역의 아파트 전경.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 포함 된 울산 남구지역의 아파트 전경.

# 남·중구 결국 정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포함
실물경기 침체로 시중에는 유동자금이 넘쳐났고, 이는 투기화되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이 바람에 지난 3년간 침체기를 겪어온 주택시장에는 광풍이 불어닥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전환한 울산 주택시장에는 저점을 찍었다는 시장의 분석 아래 본격적으로 외부 투자세력이 유입됐다.
특히 정부의 임대차법 시행과 수도권·경기도 중심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올 하반기에는 집값 상승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과열양상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 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1월 기준 울산 주택종합 가격은 14개월 연속 상승하며 누계 기준 4.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누계 기준 주택종합 매매가격 변동률 -3.33%와 비교하면 격차가 8.29%p였다.

이같은 울산의 집값 상승세는 외지 투자세력이 유입되면서 대규모 단지 아파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주택 유형별 11월 누계 기준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아파트가 6.7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변동률 -4.24%와 비교해 10.95%p나 상승한 것이다.
울산 남구와 중구의 경우 일부 아파트가 1년새 2~3배나 뛰는 이상 과열 현상을 보였고, 결국 정부의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 물동량 전년비 수입 4.9% 수출 10.3% 감소
주력 산업의 침체는 고스란히 해운업의 위기로 이어졌다.
올 1~10월 누계 울산항 물동량은 총 1억5,748만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억6,738만t) 보다 5.9% 감소했다.
수입화물(8,521만t)과 수출화물(5,246만t)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4.9%, 10.3% 줄었다.


환적화물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209만t으로 전년대비 18.9%나 줄었다.
울산항의 경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출이 회복세에 있으나 항공유나 휘발유 등 유류제품 수요 부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지부진했던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사업도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나마 울산항의 인입철도가 구축돼 항만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 
이번 철도 개통으로 울산항은 정시성과 안정성을 갖춘 대량 수송이 가능해졌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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