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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울산의 문화예술계를 돌아보면 어김없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독 더 힘든 한 해를 보낸 문화예술계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땀 흘린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올 한해 울산 문화계의 주요 이슈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영남알프스의 대자연과 산악영화가 어우러지는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되는 'Drive in UMFF 자동차 극장'에서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나 홀로' '조스 밸리의 클라이머'를 관람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영남알프스의 대자연과 산악영화가 어우러지는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되는 'Drive in UMFF 자동차 극장'에서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나 홀로' '조스 밸리의 클라이머'를 관람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 市, 창작장려금 등 문예인 생계안정지원 집중
올해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19를 울산 문화예술계도 피해갈 순 없었다. 

각종 공연, 전시, 축제 등 행사가 대거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그야말로 울산 문예계는 꽁꽁 얼어붙은 한 해를 보냈다. 지역의 각 축제추진위원회는 상반기 코로나19 발생 이후 행사를 하반기로 연기하면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길 기대했지만 지속된 확산세로 행사를 목전에 두고 마지못해 취소를 택하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지역 대표 축제인 울산마두희축제와 울산고래축제를 비롯해 에이팜,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 등이 줄줄이 취소됐고, 어렵사리 대면 행사를 연 축제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처용문화제는 시민 안전에 역점을 두느라 축제 본연의 취지는 제대로 살리지 못해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처럼 각종 행사와 공연, 전시 등이 일제히 취소되면서 올해 문화정책은 코로나19로 피해가 막대한 문화예술인 지원에 집중됐다.

예술인도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되고 문화예술용역 서면계약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등 예술인 생계 안정을 위한 정책들이 마련됐다. 울산시도 재원을 투입해 관내 예술인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인 창작장려금 등을 지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문화예술계는 비대면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사진은 울산시립교향악단의 비대면 연주 장면. 출처 울산문화예술회관 유튜브 채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문화예술계는 비대면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사진은 울산시립교향악단의 비대면 연주 장면. 출처 울산문화예술회관 유튜브 채널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올해 첫 자동차극장 운영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문화예술계는 비대면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울산옹기축제, 울산쇠부리축제는 온라인 비대면 축제로 전환하고,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자동차극장 운영과 함께 온라인 영화 상영을 마련하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공연예술인들은 무관객 상태에서 공연 영상을 촬영한 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송출하는 '온라인 공연'을 다채롭게 선보였고, 전시작가들은 '온라인 전시'를 통해 안방에서도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내놓았다. 

온라인 콘텐츠는 장소의 한계 없이 어디서든 접속만으로 관람 가능한 덕분에 대안으로 주목받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추후 온라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작 지원 예산 확보 및 양질의 콘텐츠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잇따랐다. 

# '디지털 기반 미디어 아트·자연 공존' 비전 제시
2021년 12월 개관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 건립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11년 처음 건립계획을 세운 이후 지난해 첫 삽을 뜬 울산시립미술관은 올 한 해 동안 비전과 조직, 전시장 활용 방안 등 다양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총사업비 659억 원을 들여 중구 북정동 1-3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층(연면적 1만2,770㎡)으로 지어진다. 조직은 미술관 고유 기능인 전시, 교육, 소장품 수집 관리 외에 경영, 국제교류, 고객관리, 연구출판,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충족할 수 있도록 내년 1월 인력확보를 시작해 7월에는 조직구성 및 전문인력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비전으로는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매체 기반의 미디어 아트센터 △자연과 기술의 조화와 공존이 이뤄지는 미술관 등 7개의 키워드가 제시됐다.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이 한층 가까워진 만큼 지역사회를 비롯한 지역예술인들과도 원활히 소통해가며 차질 없이 건립이 진행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커진 한해였다.   

'제54회 처용문화제'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둔치 체육공원에서 '헬로우, 미스터 처용'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코로나19의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축제를 즐기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제54회 처용문화제'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둔치 체육공원에서 '헬로우, 미스터 처용'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코로나19의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축제를 즐기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 문체부사업 규모 축소로 긍정적 결과 장담 못 해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법정문화도시에 울산이 포함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월 울산시는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기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시는 문체부 주관 '제3차 문화도시 지정 사업' 공모에 '울산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제출, 서면심사를 통과하면서 총 41개 광역·기초단체 중 25개 예비문화도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계획은 향후 5년간 문화도시 울산 거버넌스 구축을 비롯해 도시문화 큐레이터 양성, 울산형 생애전환 문예 프로그램 진행 등 11개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는 앞서 이번 공모를 위해 지난해 문화도시조성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 7월 마무리하고 제3차 문화도시지정에 도전했다. 

하지만 12월 말 최종 발표를 앞두고 결과가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10개 내외 도시가 신규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5개 내외로 줄고, 관련 예산도 100억원에서 85억여원으로 줄어든 만큼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법정문화도시가 3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정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준비기간이 짧았던 울산이 문화도시 지정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신임 신형석 울산박물관장·김지태 문예회관장
임기 만료에 따른 지역 문화예술기관장의 교체도 잇따랐던 한 해였다. 송철호 시장 취임 이후 비슷한 시기에 채용된 울산문화예술회관과 울산박물관, 울산문화재단 등의 수장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이들의 거취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울산문화예술회관 금동엽 관장, 울산박물관 이상목 관장의 임기 연장이 불발되면서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지난 10월 1일 자로 신임 김지태 관장을, 울산박물관은 10월 20일 자로 신형석 관장을 각각 임명했다. 울산문화재단은 지난 11월 전수일 대표이사의 연임을 확정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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