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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이 지역 최초로 전 울주군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무료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23일 울주군 범서생활체육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군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검사후 20여분만에 울주군보건소로 부터 통보 받은 문자 내용.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 울주군이 지역 최초로 전 울주군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무료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23일 울주군 범서생활체육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군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검사후 20여분만에 울주군보건소로 부터 통보 받은 문자 내용. 유은경기자 2006sajin@

 "마음 한편에 늘 코로나 무증상자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함이 있었는데 오늘 해소됐습니다."
 
울산 울주군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 검사가 시작됐다. 기자도 첫날 선제검사를 직접 경험하면서 현장을 확인했다.
 
# 범서체육공원·남부통합보건지소서 시행
23일 오전 10시, 기대감과 두려움을 안고 도착한 울산 울주군 범서읍에 위치한 범서생활체육공원에는 코로나19 신속항원 검사 간이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접수하는 부스 2곳, 검사 키트를 수령하는 부스 2곳, 검체를 채취하는 곳 8곳 등 총 3개소로 나눠져 있었다. 입구에서 손 소독을 한 뒤 비닐장갑을 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검사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따로 예약할 필요 없이 현장에서 접수하면 검사가 가능해 줄을 서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전 10시에는 기다리는 사람 없이 빠르게 진행됐다.
 
간단하게 직접 수기로 코로나19 증상 여부 체크를 한 뒤 신분증을 확인하고 키트를 받아 곧바로 검사장으로 이동했다. 기자는 8개 채취 부스 가운데 4번 부스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마스크와 방호복, 페이스 쉴드로 중무장한 직원이 기다란 면봉처럼 생긴 채취도구를 들이밀며 "코에 넣을게요"라는 안내와 함께 왼쪽 콧구멍 속으로 사정없이 집어넣었다.

다행히 아픔은 잠깐이었다. 검체 채취는 불과 2~3초 만에 끝이 났다.
 
모든 절차는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검사 결과는 20여 분이 지난 오전 10시 33분께 '음성(정상)'이라는 통보 문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는 직업 특성상 돌아다니는 일이 많고 만나는 사람도 많아서 코로나에 걸리면 슈퍼전파자가 될 게 뻔해 항상 불안감이 있었으나 이번 검사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또 일반적으로 코로나 검사 결과는 1~2일 뒤에 받아볼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신속항원 검사는 20여 분만에 손쉽게 문자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 양성반응 1명·가족 3명 PCR 검사 의뢰
이날 출구에서 만난 군민들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오전 9시 50분께 신속항원 검사를 받고 나온 서지연(38), 김경철(38) 부부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전부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진료소를 찾아왔다"면서 "검사할 때 면봉을 코 안에 깊숙이 넣어 체액을 채취할때 아팠다. 30분 후면 결과를 문자로 통보받을 수 있다고 하니 간편해서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진료소를 찾은 울주군민 최모(42)씨는 "혹시나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아들과 함께 와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를 받고 나니 마음이 조금 홀가분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칫 코로나 검사를 위해 방문했다가 되려 전염되는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군민은 "검사하러 갔다가 괜히 사람이 몰려 거기서 옮을 까봐 걱정돼 검사를 받지 않으려 한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코호트 격리를 하거나 방역을 철저히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아울러 울산시도 "신속항원 검사 정확도가 낮아 불확실한 음성 결과를 믿고 군민들이 활보해 오히려 무증상 감염을 확대시킬 수 있다. 또 검사자 수가 급증하는 만큼 확진자도 늘어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이미 방역수칙이 충분히 확산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환자가 많이 나올까 봐 무서워 검사를 하지 못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울주군에 따르면 범서체육공원에서 427명, 남부통합보건지소에서 113명이 신속항원 검사를 받았다. 이 중 양성반응을 보인 1명과 더불어 가족 3명이 함께 보건환경연구원에 PCR확진검사를 의뢰했으며,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역학조사를 벌였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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