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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황영미 지음)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황영미 지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그래도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가 아닐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울산 올해의 책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라는 책입니다.

누구 한 명이 "그 애 좀 이상하지 않아?" 이렇게 씨앗을 뿌리면, 다른 친구들은 "이상하지, 완전 이상해."라며 싹을 틔웁니다.

그저 평범한 아이가 친구들의 말 한마디에 이상한 아이로 둔갑해서 학교라는 공동체 밖으로 튕겨 나가 외톨이가 된다는 내용의 책이지요.


친구들의 괴롭힘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생활이 힘들다고 말하면 어른들은 그저 참으라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시하고 공부에 전념하다 보면 괴롭히던 아이도 제풀에 지쳐서 그만둔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이들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님만큼이나 절실한 것이 바로 친구들이거든요.

아이들에게 있어서 친구란 우주만큼이나 소중합니다. 그러니 친한 친구의 말투나 행동을 의식하지 않고 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인공 다현이도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좀 불편하지만 소속감 때문에 뭉쳐야 하는 친구 그룹과 학교 숙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모인 그룹 간에 딜레마에 빠지게 되지요. 다현이의 마음은 새로운 친구 모둠으로 마음이 움직이는데 그 속에서 갈등이 생깁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향해 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현이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받는 일들이 일어나지요.
그러나 다현이는 상처를 감내하면서 올바른 친구 관계를 엮어갑니다. 그것이 곧 다현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이지요. 몸이 자라는 만큼 마음도 함께 자라니까요.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다현이도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최미정 아동문학가
최미정 아동문학가

이 책에는 나를 똑 닮은 다현이와 학교에서 봤음 직한 친구들이 나와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공부도 힘든데 친구 관계까지, 삶이 참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기에 다시 힘을 내서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시절이 있었다. 그때 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도봉 도서관 문학 서가에 꽂혀 있던 책을 거의 다 읽었던 거 같다. 소설을 읽기 시작하자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처를 견디는 법, 정체를 알 수 없는 욕망의 근원, 삶과 죽음을 대면하는 지혜 같은 게 소설 속에 다 있었다.'
작가의 말을 천천히 읽으며 미움 받더라도 당당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최미정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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