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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울산의 위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때 수출 1위, 소득 1위를 내달리던 울산은 이제 전통적 산업이나 인구 유출 등에서는 회복 불능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울산의 위기는 더욱 고착화되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가면 울산은 말 그대로 산업화의 희생양으로 잊혀진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위기 상황이 점차 가속화 되는 추세입니다.

통계를 보면 울산의 현주소는 잘 드러납니다. 지난해 지역 평균 가구소득이 6,445만원으로 전국에서 네번째로 높았습니다. 울산의 가구소득은 전국 평균(5,924만원)보다 높았지만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7,425만원), 서울(6,575만원), 경기(6,503만원)에 이어 네 번째였습니다. 개인소득은 늘 전국 1위를 달려왔지만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조선·자동차산업이 부진이 이어진 지난해부터 서울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개인·가구소득 모두 이제는 전국 1위 도시라는 타이틀을 내준 셈입니다. 수출은 이미 오래전 1위 자리를 내주고 이제는 3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인구 유출입니다. 울산의 인구감소 추세를 보면, 지난 2015년 12월 120만명이 무너졌고, 2년 뒤인 2017년 6월 119만명이 깨졌습니다. 2018년 6월 118만명도 무너진 뒤 기약없는 추락이 이저지는 중입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탈울산 핵심원인은 조선업 등 3대 주력 산업이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울산을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출 사유를 보면 직업이 45%로 가장 높았고, 교육 34%, 주택 24%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광역시라는 도시 위상이 흔들리며 인구 반등이 시급하지만 대책은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울산형 일자리' 등 그동안 수많은 인구 증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입니다.

울산을 두고 부자도시, 산업수도라는 이야기는 이제 옛 이야기가 됐습니다. 울산은 지금 정체성의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인구 3만의 작은 어촌이던 울산이 반세기전, 공업센터 지정 이후 급격한 산업화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근대화를 주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울산은 대한민국 경제 심장으로 우뚝 솟았고 그 영광의 훈장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파생된 수많은 사회·환경문제는 아픔으로 자리했지만 지난 20년간 전 시민과 울산시, 기업체의 하나된 힘이 환경을 되살려 이제 울산은 생태 복원의 모범사례로 세계의 자랑거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울산은 지난 50년의 근대화 과정이 전부는 아닙니다. 울산은 한반도에 인류가 정착하기 시작한 첫 정착지이자, 선사문화를 일궈낸 특별한 땅입니다. 특히 신라 천년의 장대하고 화려한 문화를 만든 힘의 원천으로 이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울산문화권을 보유한 땅입니다. 그 장구한 세월이 빚어낸 독특한 문화의 유전인자가 이 땅 곳곳에 스며들어 있기에 울산은 1,000년의 도시이자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땅입니다.

올해는 반구대 암각화가 세상에 모습을 다시 드러낸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울산의 철도 역사가 시작된지 100년이 된 해이자 동해선의 복선전철화가 가시화돼 새로운 철도 동맥이 열리는 해이기도 합니다. 특히 신라 1,000년을 견인한 국제무역항이었던 울산이 자유무역지대로 거듭나 세계 교역을 주도하는 원년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울산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다시 뛰는 울산, 새 시대를 여는 울산의 길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나면 전국 모든 지자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바탕으로 내일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할 것입니다. 이 때는 준비된 자 만이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바로 올해 2021년은 울산의 미래를 위한 제대로된 준비를 해야하는 해입니다.

울산신문은 올해의 아젠다를 '2021 울산을 다시 위대하게'로 정했습니다. 올 한해 동안 울산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분야별 기획과 다양한 콘텐츠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갈 것입니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주도해온 과거의 울산이 이제 침체일로인 대한민국을 튼튼한 미래의 기둥으로 이끄는 성장엔진이 돼 앞장서야 할 시간입니다. 과거와 미래세대, 그리고 현재의 울산인이 하나가 된 울산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수도 위상을 되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바로 그 길, 울산의 미래를 위해 나이가는 길에, 울산신문이 앞장 설 것입니다.     김진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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