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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카페. 울산신문 포토DB

울산에서 최근 인터콥발 코로나19 n차 감염이 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2주 더 연장되자 카페, 유흥주점 종사자들이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휴게음식점, 유흥주점 등 관련 협회에서도 울산시로 단체 항의 방문을 하는 등 살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

6일 만난 남구 신정동에서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도근우(49)씨는 "5주째 개점휴업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통 찻집은 일반적으로 손님이 테이블에 착석하면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 마시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손님 자체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이에 카페 내부 음용 금지가 적용된 지난달 8일부터 손님이 뚝 끊겼다.
수입이 거의 없자 그는 생계를 위해 배달 기사 자리라도 알아보려고 생각 중이다.

도씨는 "다방이나 전통 찻집은 손님들이 앉아서 마시지 테이크아웃은 거의 하지 않는다. 또 분위기를 즐기러 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문을 열어놔도 손님이 없다. 실제 카드 매출도 5주 동안 아예 전무한 상태"라면서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지인들도 전부 문을 닫았다. 테이크아웃 준비를 하더라도 홍보 자체가 안 돼 있다. 배달 앱에 올리려고 해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시에서 오후 9시까지라도 영업을 하게 해줘야 한다. 혹은 칸막이를 설치하고 거리두기를 하라는 등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울산에서는 카페에서 코로나에 걸렸다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확인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업주들은 가게 문을 닫는 일은 예사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등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북구에 거주하는 한 이용자는 "저희 어머니가 자영업이라 가게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를 하신다. 매달 세는 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나마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으면 다행이다. 교회발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들 정말 죽어난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울산시에도 뿔난 자영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하루 수십 통의 민원 전화에 더해 집단 항의 방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선화 한국휴게음식점 울산지회 국장은 "식당이나 카페나 영업 형태가 비슷한데 카페만 내부 취식을 제한하는 지침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또 카페도 인원수 제한, 거리두기 등 지침을 지키면서 운영할 수 있고 이용객의 시간을 제한하거나 오후 9시까지만 내부 손님을 받는 등 여러 대책이 있을 수 있는데 무턱대고 내부 음용을 막는 것은 받아 들이기 힘들다"면서 "지금까지 울산시에 3차례 정도 찾아가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유흥음식점 울산지회 관계자도 "유흥은 너무 장기화되다 보니 버틸 힘도 없다. 9주 동안 아예 문을 못 열고 다른 곳처럼 오후 9시까지 영업 이런 지침도 없다. 협회로 대책 등 문의를 많이 하지만 방법이 없다"면서 "삼산 등 유흥가는 임대료가 한 달에 3~500만원인데 유흥업종은 대출도 안 되고, 지원도 거의 없어 버려진 사람들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식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지 않을 수 없으니 허용되나, 대화를 나누기 위해 카페에 앉아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의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원이 하루에 50여 건 정도 들어온다. 실질적으로 포장 판매가 불가능한 다방 형태의 영업, 전통 찻집 등은 집합 금지와 같은 모양새라 타격이 더 크다. 일반 카페와 다르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민원이 많다. 정부에서도 집합 금지 업소에 대해 대출이 가능하도록 검토하고 있으나 시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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