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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이미영 의원(오른쪽)이 13일 울산도서관을 방문해 건물 외벽 지반 침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시의회 제공
울산시의회 이미영 의원(오른쪽)이 13일 울산도서관을 방문해 건물 외벽 지반 침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시의회 제공

지은 지 채 3년도 안 되는 울산도서관이 지반침하 등 중대하자가 끊이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시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석유화학단지 인근의 여천천변에 650억원을 들여 건립한 울산도서관은 지난 2018년 4월 개관한 이후 지금까지 벌인 하자보수만 무려 500여 건에 달한다.

특히 도서관 건물의 지반침하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위치상 여천천의 유속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연약지반에 건물을 올린 탓인데, 도서관의 지반침하는 건물이 완공된 2018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도심하천의 특성상 여천천은 상류에도 유입되는 토사가 거의 없는데도 하류에는 유속에 영향을 줄 정도로 토사가 쌓여 매년 준설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토사가 없는데도 하류에 퇴적토가 쌓인다는 것은 하천 주변에서 토사가 유입되기 때문이라며 울산도서관의 지반침하 현상은 건물을 떠받치는 땅속 흙이 지하수를 따라 하천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울산도서관 측은 지반침하가 몇 년째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서관 구조물의 안전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울산의 대표 도서관이 짓기 전 입지 논란에 이어 개관 이후 중대하자인 지반침하 문제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의 자존심과 울산의 위상까지 깎아내리고 상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비판론이 비등하다. 

도서관 관계자는 "지난 2019년 11월 시공사가 전문업체가 의뢰해 지반침하에 따른 건물안전검사를 실시했으며, 이 결과 구조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반침하를 막기 위한 처방이나 대책은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서관의 지반이 내려앉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반 구조와 지하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지층조사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땅속 흙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지반방사보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이미영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2일 울산도서관을 방문해 건물 외부의 지반침하 현상과 주차장 추가 설치 등을 점검했다.

이 의원은 이날 도서관 지반침하 현장을 둘러본 뒤 "울산도서관은 많은 시민들이 찾는 복합 문화·교육 공간이자 울산을 대표하는 도서관인 만큼 도서관 지반침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건물 구조의 안전 보수·보강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서정남 관장은 "울산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건물 외부의 지반침하에 대해 시공사와 협의하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보수·보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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