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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사회부기자
조홍래 사회부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1년 9개월 만에 마련한 2년치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결국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설 연휴를 보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지난 2019년 5월 초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한 지 1년 9개월 만에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합의안은 이틀 뒤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58.07%의 반대로 부결 처리됐다.
 
그동안 빠른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는 현장 목소리가 컸던데다, 해를 두 번이나 넘기며 극적으로 마련된 잠정합의안이어서 가결이 우세할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갔다.
 
노조는 부결 이유를 임금 인상분과 2019년 5월 회사 법인 분할(물적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징계자 문제 해결 방안 등이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본다.
 
이에 추후 교섭에서는 분할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측은 잠정합의안 마련을 위해 이미 큰 폭으로 양보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라서 노사가 다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 전 임단협 타결에 실패하면서 구성원들은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의 휴가를 맞게 됐음에도 마냥 즐겁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면 임금 인상분과 격려금 등 1인당 평균 1,500만원이 더 지급돼 더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교섭 타결 시도 시점이 명절과 여름휴가, 연말 등 특정 시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마땅한 타결 시점이 없다는 점도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든다.
 
노사가 재교섭에 나서더라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다시 표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부디 노사가 하루빨리 새로운 접점을 찾아 하루빨리 타결에 성공해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지역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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