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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사회부 기자
조홍래 사회부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이 실패한 원인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앞서 현대중 노사는 지난달 3일 2년치 기본급 6만 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약정임금의 349%, 격려금 약정임금의 100%+380만원 지급 등이 담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교섭을 시작한 지 1년 9개월 만에 도출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이 이틀 뒤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58.07%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다시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한 달여간 추가 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하면서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 사내 소식지를 통해 “노조가 회사 생존에 대해 고민은 하지 않고 오직 임단협 총회 부결의 책임을 회사에 떠넘기는 데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 재해가 발생해 주요 공정에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손해가 막심한 가운데, 노조가 임단협 타결 실패의 책임을 사측에 일방적으로 물으며 압박하면서 회사의 경쟁력 강화 정책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노조도 사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노조도 같은날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수차례 교섭 재개 요청에도 회사는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충분히 인내하며 사측의 결단을 촉구했으나 회사는 의도적으로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아가며 노조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중대재해를 핑계 삼아 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교섭을 재개하지 않을 시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처럼 합의안 부결 이후 노사가 합심해 발 빠르게 새 합의안을 도출하긴커녕, 오히려 서로 감정싸움만 벌이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이 탓에 이제는 교섭이 2년치를 넘어 3년치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노사 모두 전향적 자세전환이 필요하지만,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긴 어려워 보인다.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이 코앞에 다가왔던 기회가 다시 사라진 분위기에 아쉬움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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