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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일 울산시의원 부의장
안수일 울산시의회 부의장

흩날리는 꽃잎들 사이로 치러진 4·7 재보선은 필자가 소속된 국민의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4월은 결코 잔인한 달이 아니었다. 국민의 분노가 선택한 결과였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무능, 오만, 위선이 낳은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현 정권의 부동산 실정에 대한 국민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 LH투기 사태와 조국, 김상조, 박주민 등 도덕의 화신을 자처하던 권력인사들의 위선적 속내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등 악재가 빚은 결과이다. 한마디로 자업자득이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서울·부산 시장, 울산 남구청장 등 21곳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다는 의미 외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의 전초전을 띠고 있어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재보선에서 나타나는 민심은 11개월 후 치르는 20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이후 4번의 전국단위 선거에서의 연패를 딛고 마침내 반전의 기회를 얻었다. 의석수에서 밀려 기울어진 정국 주도권을 어느 정도 찾아오는 한편 향후 대선 국면에서도 정권교체의 초석을 다지게 됐다.
 
우리 울산에서는 남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졌다. 민주당은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헌과 당규를 고치는 우격다짐 끝에 결국 후보를 냈지만 냉혹한 심판을 받았다. 겸손하지 않은 권력은 반드시 응징당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남구청장을 탈환하면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의 늪에서 헤쳐 나와 굳건히 일어섰다. 지난 1년여 동안 울산 5개 구·군 기초단체장 가운데 가장 핵심인 남구청장의 공백으로 파행행정이 불가피했다. 그 결과는 오롯이 남구 주민들의 피해로 돌아왔다. 
 
중단된 남구 행정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울산시민과 남구민의 건강한 삶과 수렁에 빠진 울산 경제를 빨리 일으켜야 한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슬로건처럼 국민의힘은 울산시민의 신뢰와 애정, 그리고 힘을 다시 얻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울산 6개 선거구 중 5곳을 사수한데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 남구청장 선거를 승리하면서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를 대비,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그러나 승리를 만끽할 단 하루의 여유조차 없다. 선거 이후 정국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상황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 결과물은 보약과 독약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선거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서울·부산시장과 울산 남구청장을 꿰찼다고 축배를 들며 승리에 도취해 국민은 안중에 없이 기고만장하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국민을 무시하며 오만방자하다가 선거 때 혼쭐이 난 정당이 한둘이 아니다. 
 
이번 선거 다음 날인 8일부터 '서울·부산시장과 울산 남구청장 선거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전열을 재정비해 국민과 함께 '동행'하는 정당으로 뚜벅뚜벅 힘차게 걸어야 한다. 그 길만이 향후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를 꾸준히 받을 수 있다. 
 
이번 재보선 선거를 통해 '민심의 응징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뼈저리게 절감했다. 더욱 당의 쇄신과 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동반한다. 
 
필자도 이번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과 민의를 엄중하게 새겨 울산시의회가 울산과 시민을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출렁이는 민심의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민심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이번 재보선은 '벚꽃 엔딩'이 아닌 국민 앞으로, 시민 곁으로 더 다가서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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