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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정 퍼커셔니스트
기현정 퍼커셔니스트

작년 한 해 학교조차 맘껏 가지 못하고 같은 반 친구들과도 이야기 한번 제대로 나눠보지 못한 경험이 부지기수일 만큼 많았는데요.

그만큼 싱그러움 봄 새싹 움트듯 새 학기를 기다리고 바랬던 사람들이 비단 학생들만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예전 학창 시절 많이 듣고 공부했던 교과서에 많이 나오는 클래식을 소개해 드리며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며 지금 학생들에게도 단순한 과목에 한 단락이 아닌 재밌고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곡은 헨델(George Frideric Handel, 1685∼1759)이 작곡한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Rinaldo/Act 2'-'Lascia ch'io pianga')입니다. 

헨델의 작품은 교과서에 많은 작품들이 수록돼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곡을 떠올려본다면 가장 먼저 '메시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밖에 오라토리오(17∼18세기에 가장 성행했던 대규모의 종교적 극음악) 분야에서 독보적 명성을 가진 헨델이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은 바로크 오페라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대중매체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곡은 아마도 영화 '파리넬리'의 삽입곡 '울게 하소서' 일 것입니다. 영화 '파리넬리'에서 '울게 하소서'는 'Lascia ch'io pianga(라샤 꾜 삐양가)'로 잘 알려진 카스트라토 성악가의 일생을 담은 1994년 작품입니다. 카스트라토는 변성기 전의 음역대를 유지하면서 성인 남성의 목소리를 겸비한 거세 가수를 일컫습니다. 교과서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곡이자, 음악사에서 카스트라토를 설명할 때 항상 등장하는 곡입니다.

두 번째 곡은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 1792 ~1868)의 '윌리엄 텔 서곡 (Guillaume Tell 중 Overture)'입니다.

원제는 '기욤 텔' '빌헬름 텔' 이라고도 알려진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의 4막 오페라이자 그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입니다. 오페라의 길이가 6시간까지 가는 작품이라, 어떠한 언어로도 거의 상연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서곡으로 제일 유명한 작품인데요. 한국에서는 독일어 '빌헬름'도 프랑스어 '기욤'도 아닌 영어식 발음인 '윌리엄 텔'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 곡은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수록 돼 있습니다. 첼로의 시작으로 서정적인 느낌을 주다가, 플루트의 따스함과 나른함을 표현하며, 갑자기 밝은 기상의 힘찬 분위기로 전개가 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기상송으로 추천해 드리는 곡입니다. 이른 아침, 이 노래를 감상하며 하루를 힘차게 시작해 보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 1653~ 1706)의 '캐논(Canon in D Major)'입니다. 

바로크 시대의 독일 작곡자이자 오르가니스트인 파헬벨은 중기 바로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TV나 광고, 영화에서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거나 샘플링될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곡인 캐논은 파헬벨의 곡 중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친숙한 곡으로 꼽힙니다. 

원래 정확한 이름은 '세 대의 바이올린과 지속저음을 위한 카논과 지그 라 장조' (독일어: Kanon und Gigue in D-Dur fur drei Violinen und Basso Continuo)이지만, 이 곡 도입부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카논입니다. 

이 곡은 클래식의 주류에서는 잊혀져있다가 만들어진 지 225년 뒤인 1919년 학자 구스타프 베크만에 의해 악보가 출판되고, 1940년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음반을 냈으며, 40년 뒤인 1980년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 '보통 사람들'에 삽입되면서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교과서에 실린 곡들은 그만큼 대중성과 음악성을 인정받은 훌륭한 곡들입니다. 그만큼 TV나 영화 인터넷 등에도 흔하게 쓰이며 접근성이 높기도 해 자칫 지겨운 노래, 아는 노래,  뻔한 노래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번쯤 우리가 들었던 부분의 앞이나 뒤를 연결해 듣거나 노래의 배경을 공부해보며 그 의미를 알아가는 것도 색다르고 재미난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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