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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사회부 기자
조홍래 사회부 기자

최근 국내 기업에서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2월 LG전자에서 생산직과 별도로 사무직 노조가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 현대차, 금호타이어 등 자동차 업계에서도 사무직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직원들이 주축이 된 'HMG사무연구노조'(가칭) 임시집행부는 노무법인과 회의한 결과 회사별로 노조를 설립한 뒤 연대하는 형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사무직 노조 설립을 위해 개설된 네이버 밴드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트론,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계열사 직원까지 4,000여명이 가입해 있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재직 기간이 8년 미만인 젊은 직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집행부가 사무직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 1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대가 76%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20대가 12%, 40대가 10%, 50대가 2%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한 성과 측정과 보상을 요구하는 1980∼2000년대생 'MZ세대'를 중심으로 그간 생산직이 주축이 된 임단협에 젊은 직원들의 요구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에 합의했다. 업무가 각기 다른데도 생산직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보상이 결정됐던 것이다.
 
금호타이어도 지난해 임단협에서 격려금 100만원이 생산직에게만 지급되기도 하면서 사무직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을 주도하자 타 업계의 사무직들도 단체행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19일 '현대중공업그룹 사무직 공동행동'이라는 모임은 이날 1호 선전물을 발행해 배포했다. 사무직 공동행동은 이번 선전물을 시작으로 사무직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위해 활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MZ세대는 조직보다는 개인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합리적 보상체계를 강조하며, 원칙과 공정에 주요 가치를 두는 성향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설립되는 사무직 노조로 인해 노동운동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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