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깊숙이 포개진 이불 속 숨겨놓은 엄마의 마음
장롱 깊숙이 포개진 이불 속 숨겨놓은 엄마의 마음
  • 강현주 기자
  • 2021.04.1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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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내달 3일 양영남 작가 첫 개인전
손때묻은 옷장·일상사물 등 3년간 촬영
온 가족 중심 지켜주는 어머니 일생 조명
오는 21일부터 울주군 삼남읍 똘레도카페갤러리에서 열리는 양영남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 '엄마의 꽃그림'에서 선보이는 작품.
오는 21일부터 울주군 삼남읍 똘레도카페갤러리에서 열리는 양영남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 '엄마의 꽃그림'에서 선보이는 작품.

사람들은 한때 가장 소중한 물건을 장롱 속에 깊이 숨기곤 했다. 장롱은 가족 누구나 자유롭게 열 수 있지만, 타인은 열어 볼 수 없는 엄밀한 공간이다. 가족의 비밀스러운 것을 총체적으로 보관하는 장소로 여겨졌던 장롱. 양영남 사진작가는 이 같은 장롱의 모습에 주목했다. 
 

양영남 작가
양영남 작가

# 韓 고유 생활 양식 다채로운 색채 미 등 담아
오는 21일부터 울주군 삼남읍 똘레도카페갤러리에서 열리는 양영남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 '엄마의 꽃그림'에선 장롱과 관련된 이불, 의류 등을 담아낸 색다른 사진들을 선보인다.  

양영남 작가는 가끔 시골 친정집에 다녀올 때마다 홀로 계신 어머니가 점점 쇠약해지는 것을 느꼈고, 추억이 서린 물건 하나하나가 가볍지 않게 보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엄마의 손때 뭍은 사물들을 찍게 된 동기가 됐다. 

양 작가는 "처음 얼핏 보기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사진 작업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 촬영을 위한 섭외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평소 친분이 있어 충분히 도움을 주겠다던 지인도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거절할 때가 허다했다"며 "장롱이 비밀공간인 것만은 확실하다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비밀의 주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 장롱 속에 귀중한 물건이 들어있어서가 아니다.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족사의 민낯을 보여주기 때문이며, 온 가족들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1일부터 울주군 삼남읍 똘레도카페갤러리에서 열리는 양영남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 '엄마의 꽃그림'에서 선보이는 작품.
오는 21일부터 울주군 삼남읍 똘레도카페갤러리에서 열리는 양영남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 '엄마의 꽃그림'에서 선보이는 작품.

# 울주 삼남읍 똘레도카페갤러리서 15점 전시
하지만 양영남 작가는 특유의 친화력과 끈질긴 작가 정신으로 3년에 걸쳐 이집 저집을 다니며 작업을 이어갔고, 그 결과물 15점을 이번 전시에서 펼쳐 보인다. 

전시 사진의 주요 피사체인 이불, 의상, 양말은 일상생활의 필수품인 동시에 한국인의 고유한 생활양식과 전통의 미를 담고 있다. 특히 다양한 빛깔의 천과 실로 빚어낸 이불에 나타난 색채와 문양 조형성은 현대 미술에 뒤떨어지지 않는 감각을 지녔다. 

양 작가는 "사진에 담긴 이야기는 현재에 살아 있는 과거이며, 현재와 과거가 연결된 일기장 같은 상징들이다. 이것은 '낡고 하찮은 것들'로 스스로 평가되지만 한 여인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을 대변하며 그들의 물건 모두와 삶의 관계를 맺는다"며 "엄마 마음은 포개진 이불 속에도 숨겨져 있고, 옷걸이에 걸린 와이셔츠의 하얀 깃에도 묻어난다. 땀 냄새 털어내고 곱게 접은 양말 바구니에도 담겨있다. 이번 전시는 가정사의 중심에 있는 한 여인. 즉, 우리 엄마들의 인생 경관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영남 씨는 전주국제사진제, 경남국제사진페스티벌을 비롯해 '도시의 절연' '하얀 버스킹' 등 다수의 단체전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전시는 5월 3일까지. 문의 010-6588-9541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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