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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게재됐던 논술 교육을 바탕으로 대학별 기출 문제를 통해 수험생들이 실제로 논술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 경희대는 인문·체육계와 사회계로 나눠서 두번에 걸쳐 연재한다.
그 동안 게재됐던 논술 교육을 바탕으로 대학별 기출 문제를 통해 수험생들이 실제로 논술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 경희대는 인문·체육계와 사회계로 나눠서 두번에 걸쳐 연재한다.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능력이나 출발시점에서 보유한 자원이 같은 사람들을 놓고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여가를 더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재물을 더 좋아한다. 그렇다면 시장을 통한 수익의 불평등은 총 수익의 평등이나 대우의 평등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급료를 많이 주는 고된 직장보다는 여가시간이 더 많은, 틀에 박힌 직장을 선호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만약 이 두 사람이 평등하게 같은 금액의 보수를 받는다면 그들의 소득은 더욱 근본적인 의미에서 불평등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균등한 대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저분하고 흥미 없는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쾌적하고 보람 있는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불평등의 많은 사례가 이 경우에 속한다. 화폐 소득의 격차는 직업이나 사업의 여타 특성에 따른 격차를 상쇄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의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이 격차는 금전적·비금전적 '순이익'의 총량을 똑같게 해주기 위해 필요한 '균등화 격차(equalizing differences)'다.

제시문 [나]
"자연을 노예적으로 모방하던 영역에서 인간적 발명성이라는 보다 흥미로운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포스터 군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양손을 비볐다. "우리는 또한 계급을 미리 정하고 조건반사적 습성을 훈련시킵니다. 우리는 사회화된 아기를 내놓습니다. 알파 계급 또는 엡실론 계급을 내놓아 장차 하수구 청소부로서 아니면 미래의…," 그는 미래의 "세계총통"이라고 말할 예정이었지만 정정해서 미래의 "인공부화소장"이라고 말을 맺었다. 소장은 그 찬사를 미소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제11호 선반의 320미터 지점을 통과하고 있었다. 젊은 베타 마이너스의 기계공이 나사를 조이는 드라이버와 스패너를 가지고 그곳을 통과하는 병에 연결된 대용혈액 펌프를 분주하게 틀고 있었다. "1분 동안 도는 회전수를 줄이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포스터 군이 설명했다. "대용혈액의 순환 속도가 느려집니다. 따라서 폐를 통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태아에게 주는 산소의 양이 감소되는 것입니다. 태아를 표준 이하로 만들자면 산소 결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다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비볐다. "엡실론 계급에게는 인간적인 지성이 필요치 않습니다." 포스터 군이 매우 정의롭게 말했다. "만일 이 엡실론 계급 아이의 육체적 성장을, 이를테면 암소의 성장처럼 가속시킬 수 있다면 사회 전체에 얼마나 엄청난 이익이 될 것인가!"

제시문 [다]
모든 시공간을 막론하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약 100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저명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은 전통적으로 지휘자들이 선정하였다. 대개는 채용 과정에서 연주 시험을 보았는데, 구성원으로 뽑힌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이었다.
1980년경 가장 유명한 다섯 연주단 중 여성 단원이 12%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 이렇게 여성 단원의 비율이 낮은 것은 단원 선발 시험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여성의 연주 실력이 남성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주장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발자국 소리로 성별을 구별할 수 없도록 카펫을 깔고 커튼으로 얼굴도 가리는 연주 시험을 통해 단원을 뽑을 때와 직접 얼굴을 보며 연주 시험을 치른 뒤 단원을 뽑을 때 여성의 채용 확률을 비교해 보았다.
전자의 경우 여성이 채용될 확률이 7.5%p 높아졌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채용될 확률이 30%라는 것을 고려할 때, 7.5%p 상승은 여성의 채용 확률을 25%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통적인 채용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시문 [라]
지금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자유민과 노예, 귀족과 평민, 영주와 농노, 요컨대 억압자와 피억압자는 끊임없는 대립 속에서 서로 마주섰으며, 때로는 은밀하고 때로는 공공연한 투쟁을 끊임없이 수행하였다. 봉건 사회의 몰락으로 생겨난 현대 부르주아 사회는 계급 대립을 폐기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대, 부르주아지의 시대는 계급 대립을 단순화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사회 전체가 두 개의 커다란 적대적 진영으로, 서로 직접 대립하는 두 개의 커다란 계급들로 더욱 더 분열되고 있다.
생산 수단의 소유자 부르주아지와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못하고 노동력을 팔아야만 하는 프롤레타리아트로 봉건적 소유 관계를 대신하여 자유 경쟁이 그에 적합한 사회적·정치적 제도와 함께, 즉 부르주아 계급의 경제적·정치적 지배와 함께 등장하였다.
부르주아지가 발전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현대 노동자 계급은 발전하는데, 그들은 일자리를 찾아 놓고 있는 동안만 살 수 있고, 자신들의 노동이 자본을 증식시키는 동안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자신을 토막 내어 팔지 않으면 안 되는 이 노동자들은 다른 모든 판매품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상품이며, 시장의 모든 변동들에 내맡겨져 있다.
 

제시문 [마]
사회 불평등은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으로도 생겨날 수 있다. 사회 불평등은 크게 세 가지 차원, 즉 경제적·사회적·정치적(권력적) 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 중 경제적 불평등은 '계급(class)' 개념으로, 사회적 불평등은 '신분 집단(status group)' 개념으로, 정치적 불평등은 '파당(party)' 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계급'은 마르크스가 주장한 것보다 더 다양한 경제적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르크스가 말한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가 계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지만, 이외에도 기술, 자격, 신용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계급이 나뉠 수 있다.
또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존경이나 개인이 누리는 명예와 위신도 사회적 불평등의 한 차원이며, 비슷한 명예와 위신을 누리는 사람들은 하나의 신분 집단을 형성한다. 이러한 신분 집단은 공통의 생활양식을 누리면서 물질적인 재화나 기회의 독점을 추구하며 다른 집단과 투쟁한다. 그리고 권력 획득을 지향하는 '파당' 또는 '당파' 또한 사회 불평등의 중요한 차원이다.
'권력'은 다른 사람 혹은 집단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며, '파당'이란 출신 배경, 목적 또는 이해관계를 공유하면서 권력의 추구를 위해 함께 뭉치는 집단을 말한다. 특정 파당이 권력을 획득하였느냐, 얼마나 강한 권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계층이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제시문 [바]
순수 민주주의(직접민주주의)는 언제나 소란과 분쟁의 연속이었고 개인의 안전이나 재산권과 잘 부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그 생명도 짧았다. 이런 종류의 정부를 옹호하는 정치인들은 시민에게 정치적 권리상의 완전한 평등만 보장해 주면 곧 그들의 재산, 의견, 열정에 있어서도 평등해지고 서로 잘 동화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해 왔다. 공화정, 즉 대의제도를 행하는 정부는 이와는 다른 가능성을 열어 주고 우리에게 보다 나은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민주정과 공화정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화정의 경우 시민이 선출한 소수의 대표에게 정부를 위임한다는 사실이다. 공화정에서는 대중의 의견을 소수의 선출된 대표자 집단이라는 매개체에 통과시킴으로써 이를 정제하고 확대시킬 수 있다. 선출된 대표자 집단은 국가의 진정한 이익을 잘 판별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국가를 일시적 혹은 부분적 고려 사항 때문에 희생시키지 않는 애국심과 정의감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체제에서 대중의 목소리는 대표자들이 대신 천명해 줌으로써, 대중이 모여 직접 천명한 것에 비해 오히려 더 공익에 조화롭게 부합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사]
취향은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체화된 감각이다. 입맛, 좋아하는 그림, 좋아하는 노래, 헤어스타일, 의상, 화장법 등 취향은 일상적인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전개하는 데 필요한 성향 체계를 이루고 있다. 이런 면에서 취향은 어떤 대상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의 선호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취향의 차이는 인간이 타고난 자연적인 차이일 뿐 경제적 불평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취향은 인간의 사회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고, 특히 가정환경과 교육 수준에 의해 형성된다.
따라서 취향은 경제적 차이에 따라 차별화된 문화적 경험들이 체화된 결과이다. 취향은 경제적 불평등의 산물이지만, 그것이 오랜 기간 동안 체화되었기 때문에 마치 자연스러운 개인적 성향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이에 더해, 취향은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 사이에 존재하는 사회적 경계를 구분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지배 계급의 자녀들은 어렸을 때부터 서양 고전 음악을 들으면서 자라고, 학교와 사회에서 서양 고전 음악을 이해하고 구별 짓는 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지배 계급의 자녀들이 지배 계급으로 나아갈 기회를 더 많이 누린다. 이런 점에서 취향은 계급의 재생산자로 기능한다.

<논제 Ⅰ> 제시문 [가]∼[바]를 비슷한 주장을 담은 것끼리 분류하고, 각 제시문을 요약하시오. (401자 이상~500자 이하 : 배점 30점)

<논제 Ⅱ> 제시문 [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술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라], [마]를 평가하시오. (601자 이상~700자 이하 : 배점 40점)

 

[출제 의도] 사회 불평등에 관한 기능론-갈등론적 관점의 구별이 핵심

# 답안예시-<논제 Ⅰ> 
제시문 [가]∼[바]는 사회 불평등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을 다루고 있다. [가], [나], [바]는 불평등은 사회 전체를 위해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당연하다는 기능론 관점이다. 반면, [다], [라], [마]는 불평등은 지배 집단의 권력과 강제에 의한 것이라는 갈등론 관점이다.
[가]는 소득 불평등이 총 수익이나 대우의 평등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인간의 계급 불평등은 사회의 효율적 운영에 필요하니 태생적으로 구조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는 완전한 정치적 평등이 보장된 직접민주주의보다 소수의 대표가 대중을 대신해주는 대의제 공화정이 공익에 더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다]는 성별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의 예를 통해 지적한다. [라]는 현대 사회에서 부르주아지가 프롤레타리아트를 지배하는 계급 불평등에 대해 비판한다. [마]는 불평등을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제(諸)차원으로 이해하고 설명한 비판적 입장을 보여준다. (495자)

# 답안예시-<논제 Ⅱ> 
제시문 [사]는 어떤 대상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의 선호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취향이 어떻게 사회적 불평등과 연관되어 있는지 설명한다. 취향, 예컨대 입맛, 좋아하는 노래, 화장법 등은 가정환경과 교육 수준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그 형성 과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반영한다. 또한 특정 취향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달라 계급 사이의 사회적 경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이런 면에서 사회 불평등을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인 생산 관계에 기인하는 경제적 불평등에서만 찾는 [라]의 논의는 불평등의 차원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였다고 비판할 수 있다. 한편 [마]는 사회 불평등을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불평등, 정치적 불평등의 다차원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가 기술하고 있는 취향의 불평등은 사회적 불평등의 한 측면이므로 [사]는 [마]의 다차원적 불평등 논의를 구체적 수준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사]는 취향의 형성이 가정환경과 교육 수준에 녹아있는 경제적 불평등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을 통해 재생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다차원적 불평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계급 재생산을 포착하지 못하고 불평등의 차원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마]를 비판할 수 있다. (656자)

# 문항 해설
2020학년도 경희대학교 사회계 논술고사의 주제는 '사회 불평등에 관한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의 구별이다. 이는 사회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사회 불평등 현상을 보는 관점에 대해 학생들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서술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또한 이 문제는 학생들이 사회 불평등의 원인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극복하고 이 둘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지와 갈등론적 관점의 다양한 시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지를 평가한다.

이 주제는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광범위하게 언급되고 있다. 본 논술고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용과 성취 기준을 바탕으로 지문과 논제를 구성하였다.
또한 논술고사가 학생들의 통합 논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일부 서적과 수리 계산 등 다양한 성격의 지문을 활용해 출제했다. 특히 사회 불평등의 기능론적 관점과 갈등론적 관점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고등학교 사회·문화>에 나타난 내용을 발췌했으며, 이 주제는 여러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등학교 사회·문화>(지학사)의 137쪽 등의 내용을 지문으로 사용하거나 재구성*했다.

제시문 [가]는 소득 불평등이 총 수익이나 대우의 평등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인간의 계급 불평등은 사회의 효율적 운영에 필요하니 태생적으로 구조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는 성별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의 예를 통해 지적한다.
[라]는 현대 사회에서 부르주아지가 프롤레타리아트를 지배하는 계급 불평등에 대해 비판한다. [마]는 불평등을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제(諸)차원으로 이해하고 설명한 비판적 입장을 보여준다.
[바]는 완전한 정치적 평등이 보장된 직접민주주의보다 소수의 대표가 대중을 대신해주는 대의제 공화정이 공익에 더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사]는 형성 과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반영하는 취향이 사회 불평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므로 계급 재생산에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논술고사의 논제는 일반논술 2문제, 수리논술 1문제 총 3문제를 출제하였다. 일반논술 문제는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력, 논리적 추론 능력, 비판 능력, 통합적 사고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논술 작성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논제 Ⅰ>은 사회 불평등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의 글을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첫 번째 관점은 불평등이 사회 전체를 위해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당연하다는 기능론이고, 두 번째 관점은 불평등이 지배 집단의 권력과 강제에 의한 것이라는 갈등론이다. 수험생들은 주어진 제시문들을 기능론 관점과 갈등론 관점으로 분류하고, 각 제시문의 핵심 내용을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논제 Ⅱ>는 사회 불평등의 갈등론 관점을 대표하는 두 시각을 이해하고, 각 시각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문제이다. 제시문 [라]는 사회 불평등을 경제 불평등의 단일 차원으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고, [마]는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 불평등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의 논의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자연적인 성향으로 보이는 취향이 어떻게 사회 불평등과 연관되어 있는지 분석한다는 점에서 [사]는 [마]의 다차원적 불평등론과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더해 [사]에서는 취향의 형성에 반영되어 있는 경제적 불평등을 드러내고, 취향이 가지고 있는 계급 재생산 효과를 보여줌으로써, 다차원적 불평등의 유기적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는 다차원적 불평등을 단순 열거하고 있는 [마]를 넘어서고 있다.
*재구성은 지문의 논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교과 과정에 충실했던 수험생들의 이해를 돕는 취지로 이루어졌음.

 

비판·평가 등 기준 제시문 논지 파악 중요

논술에서 논지는 말하고자 하는 글의 취지이다. 제시문이 말하는 취지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때 논술 문제가 원하는 답을 쓸 수 있다. 제시문 중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의 한 줄이 논지일 때도 있다. 그런 경우 학생들이 혼란에 빠지거나 글의 취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낭패를 보기도 한다. 이때 논지는 논술 문제의 요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논술 문제는 무엇 하나 소홀하게 처리해도 되는 것은 없다. 특히 비판이나 평가하기를 바라는 문제를 접하면 그 기준이 되는 제시문의 논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문제가 비판이나 평가하기를 요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대부분 기준이 되는 제시문이 있고 그 기준을 가지고 나머지 제시문을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이 때 기준이 되는 제시문은 하나이지만 평가를 해야 하는 제시문은 하나 일 수도 있으나 두 개가 될 수도 있고 세 개가 될 수도 있다. 이 말은 기준이 되는 제시문 속에 나머지 제시문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기준이 되는 제시문의 어떤 부분은 평가를 요구하는 제시문 중 하나에 속하고 또 어떤 부분은 다른 제시문을 평가할 때 기준이 되기도 한다. 또 하나의 기준이 평가를 해야 하는 제시문의 내용에 따라 다르게 평가해야 할 때도 있다. 이처럼 평가는 획일화 시켜서 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시문들의 의미 관계에서 평가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판이나 평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살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첫째, 기준이 되는 제시문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둘째, 평가해야 하는 제시문의 내용과 평가 기준을 맞대응시켜보는 작업이 그 다음 선행 과제이다. 맞대응 시켜보면 무엇을 비판하거나 평가해야할 지가 눈에 들어오면 메모를 한다. 이때 평가 내용을 브레인스토밍할 필요가 있다.

비판하거나 평가 가능한 이야기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과 함께 가능한 많이 찾고, 그 중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비판을 하거나 평가를 하면 된다. 그것이 다른 사람과 자신의 글을 변별하게 해 줄 것이다.

이 때 나오는 비판이나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각자의 스키마(개인의 경험이나 지금까지의 지식의 총합)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으로 비판이나 평가를 한다고 해도 그 내용은 다양하게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에서 참신함·창의적이라는 것은 명확한 기준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생각을 말한다. 그것이 논리적 근거를 가진 자신의 생각이다.    최유신/조이싱크 교육(독서·논술 클리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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