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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1년이 지난 지금 국내외의 인플레이션 조짐이 염려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될 수 있는데다 곳곳에서 공급 애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역 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벌써 이러한 조짐이 엿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지만, 올 들어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억눌려 있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이른바 '펜트업'(pent up, 억눌린) 수요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사상 최고 소매판매 확대를 이끌면서, 소비경기 최고 부양책이 되고 있는 셈이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울산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가 일년 전 보다 24.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백화점에서 60.4%, 대형마트에서 1.4% 각각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율이라고 한다. 기저효과에 더해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상품군 별로 오락·취미, 경기용품, 의복, 신발·가방, 가전제품, 화장품, 음식료품 순으로 모두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음이 틀림없다. 
 
울산지역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도 올해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공개한 4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3월 97.1보다 1.4p 상승한 98.5를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 모든 부분에서 상승을 견인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준다는 측면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그동안 울산에서 소매판매는 급격한 감소세였다. 지역 주력산업 위축 및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 형태 변화로 5~6년 전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문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성급한 경기진단은 자칫 경제 주체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 접종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신중론'이 여전히 대세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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