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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차선과 고급도료 적용 후 차선의 모습. 한국도로공사 제공
일반 차선과 고급도료 적용 후 차선의 모습. 한국도로공사 제공

울산 도로 곳곳에 야간이나 비 오는 날이면 차선 식별이 어려워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우천 시에도 잘 보이는 차선 도료가 있는데도 두 배 비싼 값에 울산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손 놓다시피 하고 있어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울산지역 전역의 도로는 마모된 차선이 종종 발견됐다. 울산시 대다수의 도로는 밤이나 비가 올 경우 차선이 보이지 않아 차들이 곡예 운전을 한다. 차선 사이로 차량의 아찔한 주행이 이어지기도 한다. 

택시기사 최 모(58) 씨는 "비가 오거나 야간에는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곳이 많아서 앞서가는 차를 따라가거나 감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아는 길을 갈 때는 괜찮지만 초행길은 중앙선 구분이 어려워 사고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당장 6월부터 장마, 태풍 등으로 우천이 장기화될 전망이지만 흐릿해진 도로 위 차선 도색이 이뤄지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차선에 유릿가루를 섞어 빛을 발산하는 기준인 휘도(밝기)가 낮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차량 통행이 많은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차선이 마모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차선 식별도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야간이나 비가 올 경우에는 휘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차선 마모나 우천 시 반사성능 값이 백색 100mcd/(㎡·Lux), 황색 70mcd/(㎡·Lux), 청색 40mcd/(㎡·Lux) 이하일 때 재도색을 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사 기능이 강화된 차선 도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휘도 유리알 차선 도색 도료 대비 밝기가 밝은 우천 유리알을 사용하면 2배가량 비싼 값을 줘야 한다. 

울산시는 차선 도색 주기가 3년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고휘도 유리알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비용 부담이 큰 도료를 이용하는 것보다 자주 도색을 해서 식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울산시는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13곳에 대해 차선 재도색을 진행한다. 노후된 차선을 중심으로 울산지방경찰청과 함께 도로를 선정한 뒤 차선 재도색을 할 계획이다. 도료는 고휘도 유리알을 사용한다. 예산 2억 8,000만원이 투입된다.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해마다 비슷한 예산으로 찔끔 도선을 시행하기보다는 넉넉한 예산 확보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곳을 중심으로 새로 도색을 하고 있다"라며 "예산의 한계가 있어 가장 좋은 도료 사용은 여러 측면에서 도입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울산시는 또 "올해는 예산 15억원으로 차선 재도색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해서 주요 간선도로와 훼손이 심한 곳을 우선적으로 도색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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