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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울산 북구
김대웅 울산 북구

울산에는 산과 바다의 천혜의 자연이 있고 1,000고지 넘는 9개의 영남산무리가 인근 양산, 경주, 밀양, 청도에 걸쳐 있으며, 그 중 최고봉 가지산이 있다 자랑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태극기가 30년 동안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연유로 그곳에 태극기 게양이 시작 됐는지 모르지만, 지난 30년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영남알프스도 하나의 상징이 됐습니다. 30년간 수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것 입니다. 이번 낙뢰 만이 아니라 자연재해로 인해 무너져도 가지산을 사랑하는 분들의 노력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그자리에 서서 세찬 비와 칼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7년부터 가지산의 세찬 칼바람에 태극기가 헤어지면 가지산 지킴이 강명원님의 개인의 노력으로 태극기는 계속 교체돼 왔고, 가지산을 찾는 모든 이 들에게 낡고 헤어진 태극기가 아닌 깨끗한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산에 오르는 것이 좋아서 누구에게 칭찬받으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가지산의 태극기는 계속 휘날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않고, 사계절 추위와 더위에 포기 할 수도 있었겠지만, 안해도 누구도 그를 비난하지 않을 일이지만 꿋꿋이 가지산을 사랑하는 몇몇 분들의 도움과 함께 태극기를 지켜왔습니다.
 
사실 태극기 교체 만이 아니라 등로의 안전을 위한 588계단 중간부분 시멘트 공사, 넘어진 정상 이정표 보수, 쓰레기 청소 등 천혜의 자원이라 자랑질만 하는 관(울주군)에서 해야 할 일들을 대신해 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안전이라는 이유만으로 태극기를 지켜왔던 많은 분들의 철거 반대에도 불구하고 태극기 게양대가 철거됐습니다.
 
안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맞습니다만, 험준한 산에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시설물들 보수에 관이 외면할 때, 가지산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분들의 땀으로 보수해 왔는데, 가지산에 애정어린 자발적인 재능 봉사를 했던 많은 분들의 발걸음과 의견을 한순간에 무시해버리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땀흘리고 숨 헐떡이며 정상에 올라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서 애국심도 북돋아주는 긍정의 역할도 했던 태극기인데 이번 낙뢰사건으로 계기로 안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철거해버린 울주군의 처사는 정말 전형적인 무사안일 행정입니다.
 
자신들이 해야 할 안전과 관련된 시설물 보수 조차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가지산 태극기 휘날리는 모습 영남알프스 소개 영상 증에도 자랑으로 사용하고, 혹시 모를 책임 시비를 아예 없애고자 이렇게 철거부터 해버리는 처사는 정말 화나게 합니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울주군수님의 처사라 생각지 않습니다만 이번 일과 관련해 전후 관계를 확인해주시고, 의견을 수렴해 주셔서 안전이 보장되는 방법으로 30년간 가지산의 정상을 지키고 있었던 태극기가 다시 휘날릴 수 있길 바랍니다.
 
관악산에 11국기봉이 있습니다. 11국기봉 종주 산행이 유명하기도 합니다. 이곳의 태극기 관리는 누가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일방적인 관리는 하지 않는 듯 합니다. 지금도 11개의 태극기봉은 등산객들을 기다리며 휘날리고 있습니다. 
 
1년 단위로 영남알프스 9봉 인증 산행은 이제 전국 등산객들에게 하나의 산행 목표가 돼버린 지금 가지산 태극기는 영남알프스을 알리는 여러개의 상징적인 존재 중에 가장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영남알프스 9봉 인증사업이 산에 사람을 더 많이 모았을지는 모르지만 그 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로 산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순수한 땀이 있었음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내일이라도 정상에 내 발로 걸어, 땀 흘리며 올라 가슴 벅차게 칼바람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휘날리는 태극기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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